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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싶은 데님, 3X1의 스콧 모리슨

2016.06.10오충환

뉴욕에서 3×1을 시작한 스콧 모리슨. 2016년 여름의 데님을 해석하려면 꼭 알아야 할 제작자.

스콧 모리슨 (3×1 CEO)

3×1은 뉴욕 데님이 어느 지점에 있는지 혹은 내년 여름에 가장 입고 싶은 데님 팬츠는 무엇인지 알려주는 명확한 기준이다. 이 데님 브랜드는 정결한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확고한 의지로 마음을 다졌다. 3×1을 만든 스콧 모리슨은 데님 비즈니스계의 노련한 전략가다. 그는 3×1을 만들기 전 데님 브랜드를 이미 두 개나 만들었는데, 프리미엄 데님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든 페이퍼 데님 & 코(1999년)와 어니스트 소운(2004년)이다. 브랜드 성격을 다른 방향으로 구성해 범우주적 환영을 받은 에비수(2009년)를 위해서도 일했다. 에비수는 그에겐 일종의 도전이었지만, 3×1을 만드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스콧 모리슨은 전혀 다른 방향에서 데님을 바라보게 됐고, 그건 데님을 위한 세계적인 기준과 방법으로 응축됐다. 그는 무엇이 훌륭한 진을 만드는지, 진 하나가 어떤 방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보여준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셀비지 데님 셀렉션을 갖추고 싶어 했고, 현재 7백 개쯤 되는 다양한 셀비지 데님 소재로 건물을 채웠다. 고객을 데님을 만드는 과정에 직접 초대하기로 결심하곤, 커스텀 & 비스포크 테일러링 서비스도 서둘러 시작했다. 매장 중앙에 공장을 세우고 유리로 벽을 만든 것도 고객이든 누구든 모든 과정을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말 그대로 모든 걸.

2016 SS HAVANA

오늘 아침은 어땠나? 매일 아침이 거의 비슷하다. 아들 맥스가 새벽 5시쯤 날 깨운다. 아들을 침대 밖으로 끌어낸 뒤 먹이고, 나갈 준비를 한다. 그러곤 어떤 기차를 타야 할지 따져본다. 오늘 아침엔 8시 33분 기차를 탔는데 사무실에 9시 30분에 도착했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침 메뉴는 달걀과 아보카도 그리고 신선한 베리다. 아침을 준비하며 뉴스를 듣는다. 커피 몇 잔을 연달아 마시곤 기차 의자로 달려든다. 1월에 이사했는데, 뉴욕과 좀 떨어진 뉴욕 웨스트체스터에 살고 있다. 맨해튼으로 가는 40분을 진짜 좋아한다. 고요한 시간을 누릴 수 있으니까.

3×1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드디어 3×1의 5주년이다. 2011년 5월 19일 소호 머서 스트리트에 첫 매장을 열었다. 2010년 가을 아파트 작은 방에서 재봉틀 다섯 대와 직원 몇 명으로 시작했다.

3×1은 무슨 뜻인가? 데님을 짜는 가장 유명한 방식, 3×1 라이트 핸드 트윌이라는 뜻이다. 데님 세계에게 내가 만든 세 번째 브랜드라는 의미도 있고.

2016 SS INDY

3×1을 설명할 수 있는 세 가지 단어는 무엇인가? 데님, 우수한 품질, 메이드 인 아메리카.

브랜드의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과거의 유산이라 할 만한 셀비지 데님과 진을 만들고 있지만 사람들이 오늘과 내일, 그러니까 당장 입고 싶은 제품을 만든다. 헤리티지 데님이 지켜야 할 자리는 따로 있다. 우리 매장이나 컬렉션이 아니라.

전 세계 수백 개의 데님 브랜드와 3×1을 구분할 수 있는 지점은 무엇인가? 모든 면면이 훌륭한 진을 만들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한다. 혁신적인 데님이나 뛰어난 워싱, 부속품, 피트처럼 세부적인 모든 것에 신경을 갈갈이 찢어 원단을 짜듯 만든다.

왜 뉴욕인가? 운 좋게도 뉴욕에서 18년을 살았다.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와 로어 이스트 사이드 지역의 전성기를 정서의 고향이라 부른다. 그 시절 뉴욕은 뭔가 새롭고, 뭐든 좋았고, 좀 더 창조적이었으며, 내일을 위한 아이디어가 도처에 있었다.

2016 SS WOODLANDS

진을 위한 커스텀 & 비스포크 서비스를 만들었다. 고객은 어떤 서비스를 받게 되나? 고객이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부터 완성된 제품을 받을 때까지 모든 과정을 매력적으로 설계했다. 자신만의 철학, 소재, 부속품, 주머니 모양을 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1의 패턴사가 완벽한 피트까지 제공한다. 세계 어디를 가도 찾을 수 없는 서비스일 거다.

당신이 만든 두 번째 데님 브랜드 어니스트 소운 얘기로 돌아가보자. 그 당시 당신은 일본 데님이라는 거대한 흐름과 대면하고 있었다. 그랬다. 일본은 어니스트 소운을 위한 거대한 원천을 자처했다. 지금도 그렇고. 복잡한 문화, 음식, 디테일과 품질에 대한 노력, 도쿄와 교토의 전혀 다른 정취.

최근 많은 브랜드가 자신의 진을 수식하며 일본 데님이라는 말을 쓴다. 몇 년 전 나도 바이어에게 이탈리아, 미국, 일본 데님의 차이에 대해 밀고했다. 당시에는 대부분의 바이어가 차이를 몰랐다. 진은 소재 때문에 팔리는 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로 팔렸으니까. 프리미엄 데님 시대인 지금은 뭐가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분명히 설명할 수 있다. 일본 데님은 데님 품질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일본 데님 중에도 질이 떨어지는 것과 최상의 데님이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처럼. 중요한 건 당신이 구입하는 게 뭔지 아는 거다. 품질은 값싸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2016 SS XX70

애착을 갖고 있는 데님 소재가 있나? 쿠라보 Kurabo의 그린 카스트 데님, 일명 ‘XX60’이라 부른다. 쑥색 씨실로 짠 13온스 데님. 15년 동안 본 데님 중 최고라 할 만하다.

지금 어떤 옷을 입고 있나? 우리 브랜드의 M3 파인 진과 검정 티셔츠를 입고 있다. 커먼 프로젝트 운동화와 롤렉스 GMT. 매일 유니폼처럼 비슷하다. 빨리 입을 수 있는 옷은 삶에 여유를 준다.

데님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지난 20년간 데님은 믿기 힘들 만큼 빠르게 움직였다. 프리미엄 데님의 급습, 거대한 데님 브랜드가 아닌 작고 성격이 명확한 브랜드의 성공 스토리, 판매 환경의 변화. 앞으로의 20년은 이보다 더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다.

같은 업계에서 존중받아 마땅한 사람의 리스트가 있다면? 오늘의 데님 문화를 만든 사람들. 디젤의 렌조 로소, AG 진의 아드리아노 골드슈미드, 에비수의 야마네 히데히코, 덴함의 제이슨 덴함.

당신에게 영향을 주는 두 가지? 건축과 디자인.

좋아하는 호텔이 있나? 안드레 발라즈의 열렬한 팬이다. 호텔 샤토 마몽을 이길 게 또 있겠나? 닉 존스의 소호 하우스도 좋다. 어디를 가든 내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호텔. 마이애미와 베를린, 이스탄불에서 런던까지. 항상 놀라웠다.

어떤 음악을 듣나? 라디오헤드의 ‘A Moon Shaped Pool’, 평소엔 밥 모지스, M83, 로니 세이컬리.

한 문장으로 자신을 설명해줄 수 있나? 복잡해 It’s complicated.

    에디터
    오충환
    일러스트레이터
    조성흠
    출처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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