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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월동준비? 발렌시아가 모터 재킷

2016.06.30강지영

남들이 다 뜨거운 도시를 꿈꿀 때 한바탕 겨울인 곳으로 떠난다면?

가격은 3백90만원대. 발렌시아가

작년 여름 해변의 모래가 뚝뚝 떨어지는 책을 보스턴백에 넣다 문득 생각날 수 있다. 서울의 폭염을 피해 굳이 더 뜨거운 곳으로 가려는 건 왜일까. 이럴 땐 생각을 바꾸면 된다. 포틀랜드 제도나 북극 제도 같은 덴? 살갗을 바짝 태우고 유치한 칵테일을 마시는 대신 정신이 번쩍 드는 찬 공기를 헤매다 알코올 도수가 엄청난 독주를 식도로 쏟아 붓는 건? 조금씩 끌리다 마침내 마음을 온통 뺏긴다. 이런 계획에 동조하는 건 발렌시아가의 모터 재킷이다. 발렌시아가 모터 재킷은 요즘 입 달린 사람이면 누구나 칭송하는 뎀나 바잘리아가 이 브랜드에 오기 전부터 유명했다. 단단하고 구조적이며 정직한 형태. 어깨에 적당한 통증을 주면서 몸을 따라 착 가라앉는 두꺼운 가죽. 별것 없지만 입으면 누구나 알아보는 특유의 핏. 오래 입을수록 하나둘 생기는 굵고 힘찬 주름. 발렌시아가 스튜디오 팀이 만든 올 가을겨울 버전 모터 재킷은 타고난 유전자를 그대로 간직한 채 짧고 곱슬곱슬 귀여운 셜링 칼라를 더했다. 칼라는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어 두 가지 스타일로 입을 수 있고, 안쪽엔 두툼한 퀼팅 라이닝이 있어 입는 순간 왠지 몸이 부쩍 좋아진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 그러니 겨울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에디터
    강지영
    포토그래퍼
    정우영
    어시스턴트
    김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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