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여름 채소 이야기

2016.07.09손기은

여름엔 색이 더욱 짙다. 더울 때 한 줄기 바람이 되어주고, 기운을 선명하게 북돋우기도 한다. 여름 채소 이야기다.


 

 

요리사가 완성하는 채소의 맛 자연주의 요리사 로이든 킴은 농부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농부가 키운 채소를 어떻게 요리하는지 맛도 보여주고, 어떤 채소가 필요한지 의견을 내기도 한다. 6월부턴 그대로 먹는 ‘샐러드 그린’과 최소한으로 조리하는 ‘쿠킹 그린’ 채소가 많아져, 요리사의 무기고가 그득해진다. 로이든 킴은 스스로를 ‘채소 덕후’라 말할 정도로 미세하게 달라지는 다양한 잎채소의 맛을 좋아하는데, 쓰면 쓴 대로 달면 단 대로 맛을 살려 조리한다. 여기에 무엇을 더한다면 과실 향이 좋은 언필터 베제카 올리브 오일이다. 이걸 머랭 치듯이 살짝 쳐서 굳기가 생기면 드레싱처럼 뿌려 먹는다. “잎채소는 한번 씻어 키친타월로 감싼 뒤 지퍼백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해요. 이때 채소가 숨 쉴 수 있도록 지퍼백을 살짝 열어둬야 해요.”

농부가 매만지는 여름의 채소 남양주 ‘준혁이네 농장’의 김정욱 농부의 여름은 이른 새벽부터 시작이다. 한낮에는 기온이 올라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크라, 레몬그라스 같은 열대성 작물은 푹푹 찌는 날도 잘 자라지만, 다른 채소들은 지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 방법을 물으니 품고 있는 비결인지 엷은 웃음만 띤다. 대신 김정욱 농부는 농장 곳곳의 작물을 소개해주었는데, 작은 비닐하우스 세 채에 테트리스 하듯 촘촘히 꽉 채워두었다.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농부의 머릿속은 씨앗, 파종, 수확의 사이클 150여 개가 제각각 굴러간다. 농부의 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이유다. 김정욱 농부가 이렇게 정성 들여 키운 남다른 맛의 채소는 한 달에 두 번, 장소를 바꿔가며 열리는 ‘마르쉐@’ 장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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