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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예견한 미래, 나이키 삭다트

2016.07.24유지성

키타노 아츠요는 나이키의 스페셜 프로젝트 디렉터다. 삭 다트에 대해서라면 특히 할 말이 많다.

스페셜 프로젝트 디렉터라는 직함에서 곧장 직무를 짐작하긴 쉽지 않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나? HTM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협업은 우리 팀을 통한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그동안 우리는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고, 그것을 재빨리 추진하거나 진행 중인 건에 반영한다. 특정 제품을 예정보다 먼저 시장에 출시할 수도 있고. 우리 팀이 개입하면서, 다양한 변수가 생긴다.

그렇다면 프로젝트의 방향을 잡는 항해사 같은 업무라고 말할 수 있나? 다른 팀이나 부서에서도 조사나 미팅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취향을 꾸준히 파악한다. 우리 팀이 좀 더 공격적일 뿐이다. 그리고 말 그대로 ‘스페셜 프로젝트’를 다루는 쪽인 거고.

오늘 발매되는 삭 다트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2004년에 처음 나온 삭 다트에 어떤 변화를 준 건가? 5~6년 전 여름쯤, 삭 다트 재출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디자인이 워낙 특별하고, 오히려 그 모양새가 요즘 유행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런데 그사이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신발을 만드는 기준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도. 소재와 핏과 쿠셔닝 등을 면밀히 검토해서 2014년,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어떻게 달라졌다고 보나? ‘올인원’이랄까. 한 번 집을 나서면 학교에 갔다가 친구들도 만나고 밤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다 돌아오는 일이 많다. 그래서 신발이 더 편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 출시되는 2016년형 삭 다트 말고, 2014년 프라그먼트와의 협업 제품에도 관여한 건가? 맞다. 당시 나이키에서 일하고 있진 않았지만. 친구인 후지와라 히로시를 통해 제품에 대해 알게 됐고, 그렇게 스페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당시 그는 삭 다트가 원형을 최대한 유지하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번 삭 다트에서는 갑피 부분의 커다란 통기 구멍이 있는 소재는 어떻게든 바꾸고 싶었다. 스트랩과 미드솔에 색을 첨가한 것도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이고.

삭 다트는 12년 전에 처음 나왔지만, 지금 보기에도 꽤 ‘미래지향적’인 모양새다. 최근 각광받는 양말 같은 신발의 모태라 말할 수도 있고. 과연 미래의 스니커즈는 어디까지 갈까? 배터리나 모터가 추가되는 형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마트폰처럼. 신발에 두뇌가 생기는 거다. 하이퍼어댑트가 이미 그런 방식을 취하고 있기도 하고. 이미 운동화는 패션의 최우선순위가 됐다. 플라이니트 같은 신발은 핏, 소재, 그 소재를 엮은 방식 등이 기존과 완전히 달라 스타일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

‘커스텀 슈즈’의 가능성이라면 어떨까? 니치 마켓으로서는 가능성이 있다. 사람의 발 모양에 따라 더 나은 핏을 선사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삭 다트 같은 신발이라면 굳이 커스텀 슈즈가 필요하진 않은 것 같다. 양말을 신은 거나 크게 다를 바가 없으니. 그보다는 오히려 색상, 소재, 신발 끈 등을 자기 맘대로 고르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더 많다.

    에디터
    유지성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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