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우리는 리우에 가지 않는다 – 양궁 이우석

2016.08.04GQ

현 남자 양궁 세계 랭킹 1위 김우진이 말한다. “기자 분들이 세계 랭킹 1위 아니냐고, 대단하다고 하시면 항상 이렇게 말해요. 무의미하다고요. 국제대회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한국에서 세 명 뿐이니까요. (KBS 리우 올림픽 특집 < 숫자의 게임 >)”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무려 8개월에 걸쳐 열린다. 4차례의 선발전을 통해 거른 8명과 기존 국가대표 선수 8명이 맞붙어 남녀 각각 8명을 뽑고, 그중에서도 메이저 대회에 참가할 남녀 각각 3명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세계 랭킹 1위에게 주어지는 특혜도, 나이나 소속으로 인해 배제되는 일도 없다. 한국 양궁의 저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엄중한 경쟁 체제를 엿볼 수 있다. 이우석은 최종 선발전에서 4위를 기록했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다.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기대주지만, 아시아 양궁선수권 2관왕에게, 사실 리우 올림픽은 그렇게 먼 목표만은 아니다. “한국 선수들의 실력 차가 너무 미미해서 정말 하나로 갈려요. 아마 배점 2점 차로 제가 4위가 됐을 거예요. 매번 한 끝이 부족해요.” 비록 최종 평가전에서 0점을 쏜 적도 있지만, 이우석은 그 나이처럼, 곱씹기보단 앞을 향했다.

“경기는 계속 이어지는데 걱정하며 긴장하고 있으면 항상 제자리걸음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편안하게 해야 발전해요.” 애초에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기계체조를 했으며, 긴 팔 때문에 복싱 선수 한번 해보지 않겠냐는 유혹도 받았지만, 이우석은 계속해서 활을 잡았다. “양궁부 모집 공고에 라면이랑 피자 준다고 쓰여있는 것 보고 시작했어요. 하하. 근데 저는 죽어라 땡기기만 하고 있는데 같이 시작한 친구는 활을 잡더라고요. 열등감을 느꼈던 거 같아요. 만날 양궁 안 하려고 도망 다녔어요. 그때 코치님이 1:1로 해보자고 잡아주지 않으셨으면 아마 안 했을 거예요.” 일반적으로 키도 크고 덩치도 큰 게 양궁에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구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조건 중 하나는 그의 긴 팔이었다. 이우석과 함께 시작한 그 친구는 지금 양궁선수로 활동하지 않는다. 적어도 이우석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 남자 양궁 세계 랭킹 1위 김우진은 2012 런던 올림픽 최종 선발전에선 4위를 기록했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여자 양궁 국가대표로 발탁된 장혜진도 2012년에는 4위였다.

    에디터
    장우철, 손기은, 정우영, 유지성
    포토그래퍼
    강민구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