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왔습니다 – SPORTS

산투스 FC 원정 유니폼 펠레와 네이마르가 프로 축구 선수 경력을 시작한 클럽이라면 설명이 될까? 1998년 1월 20일, 산투스는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1만 골을 돌파한 팀이다. 산투스에서 세계적인 축구선수 여럿이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검정색과 흰색이 어우러진 수직 줄무늬는 원정 유니폼이다. 이제 노란색과 초록색 없이도, 전형적으로 단정한 ‘투톤’의 조합으로도 브라질을 떠올리게 한다. 이 유니폼을 입고 축구선수의 꿈을 꿀 수도, 산투스 FC의 마스코트인 고래로 변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일톤 세나 “세나에겐 문제가 있죠. 자기가 스스로를 죽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신을 믿었거든요. 그게 다른 레이서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어요.” 라이벌 알랭 프로스트의 말. 그건 믿음보단 각오였을 것이다. 세나는 승리만 생각했고, 경기 운영보다 일단 엑셀레이터를 밟는 쪽이었다. 비 오는 날이면 우승해 ‘레인마스터’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렇게 순수한 레이서를 미워할 수 있나? 41번의 그랑프리 우승과 3번의 월드 챔피언. 그리고 1994년, 미하엘 슈마허와의 경합 중 생긴 사고. 그의 장례는 브라질 국장으로 치러졌다.

하바이아나스 플립플롭 신고 한 발씩 내딛을 때마다 뒤꿈치에 ‘찰싹’ 달라붙는다. 바닥에 끌리다 벗겨지는 게 아닌, 여름날 달아오른 도로를 튕기며 걷는 기분. 1962년 설립된 하바이아나스는 연간 1억 5천만 개의 플립플롭을 생산한다. 싼 가격으로 저소득층에서 큰 반향을 끌다가, 90년대에 총천연색으로 탈바꿈하며 플립플롭의 표준이 됐다. 그리고 이렇게 끈에 브라질 국기가 박힌 제품은 1998년, 월드컵을 앞두고 처음 출시했다.

 

아디다스 삼바 브라질 축구는 ‘삼바 축구’라는 말은 한국 축구선수를 ‘태극 전사’라고 부르는 것과 다르다. 삼바는 지금까지도 브라질 사람들이 말하고, 노래하고, 몸을 움직이는 모든 방식을 가리키니까. 그래서 아디다스 삼바가 실내 축구용 신발인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삼바는 1950년에 처음 생산된 이래 ‘검 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금까지 아디다스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모델이다. 검정색 모델이 고전이지만,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최근에 판매 중인 흰색 역시 축구와 아무 관계없는 사람도 신고 싶을 만큼 예쁘다.

 

악기 판데이로 보사노바에서 들리는 하이햇 같은 소리, 부채로 부치는 바람을 맞는 것 같은 소리가 판데이로다. 둔탁한 가죽(혹은 플라스틱)과 가녀린 징글의 조합으로 다양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악기지만, 실은 종처럼 감정으로 향하는, 종과 달리 여리고 미세한 파장을 전한다. 하지만 판데이로가 빨라지면 한국의 노래방에서 흔드는 탬버린에 댈 게 아니다. 혼이 쏙 빠질 것이다. 그러니까 판데이로는 느린 곡이든 빠른 곡이든 즉시 응답할 수 있는, 브라질 사람들의 박수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시계꽃 브라질이 원산지인 이 현란한 꽃이 경기도 한택식물원에 아프리카 온실 입구에 핀다. 누군가 지혜롭게 지어준 본명은 ‘Passiflora Caerulea’인데, 클로버를 토끼풀이라 부르는 유순함에 빗대어 이것을 우리는 시계꽃이라 자주 부른다. 꼭 시계처럼 생긴 꽃이라 그렇다. 지름은 약 8센티미터쯤, 꽃잎과 꽃받침은 각각 다섯 장. 올림픽 매스게임처럼 정확한 대형을 이루어 고개를 든 수술과 암술이 마치 시곗바늘 같아서, 그것이 만들어낸 좁고 진한 그림자들이 시간을 알리는 것도 같아서, 시계꽃이 되었다. 리우는 서울보다 12시간 느리다.

 

 


아이졸라 카누 패들 볼 세트 프레스코볼은 1940년대부터 브라질에서 시작된 스포츠다. 날씨 좋은 날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선 “똑딱똑딱” 소리가 한창이다. 바로 나무 패들로 고무공을 두드리는 경쾌한 소리. 패들 테니스 혹은 비치 테니스와 다른 점이라면, 프레스코볼은 상대를 꺾기 위한 놀이가 아니라는 점이다. “얼마나 랠리를 지속하느냐”에 중점을 둔다. 쌓이는 우정과 함께, 주고받는 경쾌한 소리 또한 파도소리와 더불어 해변의 리듬이 분명하다. 역시나 유행에 민감한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요즘 한창 인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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