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人間, 우사인 볼트

리우 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는 또다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그는 도대체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 걸까?

우사인 볼트는 지금 지구에서 가장 독보적인 달리기 선수다. 그리고 지금까지 따낸 여섯 개의 올림픽 금메달로 만족하지 못한 그는 다시 리우로 향했다. 과연 트랙 밖에서의 우사인 볼트는 어떤 사람일까? 자메이카에서의 그의 삶은? 타블로이드지가 그를 다루는 방식이 지긋지긋하지는 않을까? 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늘어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그를 만나야만 했다. 독보적인 스타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다행히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내기 아주 좋은 몇 가지 소재가 있었다. 첫째, 내 딸 그레이스가 나이트클럽에서 그를 만난 적이 있다. 둘째, 올림픽이 끝나고 개봉할, 우사인 볼트 밀착 취재 다큐멘터리의 감독인 게이브 터너가 이미 내게 많은 얘기를 해줬다. 또한 우사인 볼트가 최근 투자한 벤처 회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지난 인터뷰를 살펴본 결과, 그는 불쑥불쑥 자신을 아주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이었다. 그러니 그런 대답을 듣기 위해 인터뷰를 편안하게 이끌어가야만 했다. 우리는 자메이카 서인도 대학의 러닝 트랙에서 만났다. 볼트는 자신의 코치를 누구보다 아끼며, 메시보다 호날두를 지지하고, 메이웨더보다 알리를 좋아한다고 했다. 또한 당분간 결혼 계획은 없으며, 자신의 선수 경력에 대해서도 꽤 걱정이 많았다. 수많은 얘기를 나눈 뒤, 호탕한 그는 자기 복근을 만져보라면서 배를 탕탕 두드리며 벌떡 일어섰다.

어느 곳에 가든 주목받죠? 그렇긴 하죠. 처음에 케냐처럼 정말 먼 곳에서도 사람들이 절 알아봤을 땐, 정말 신기한 기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한 곳이 있나요? 놀랍게도 지금까지도 가장 편한 곳은 미국이에요. 미국에서는 육상이 큰 인기가 없으니까요. 몇몇은 절 알아보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요.

같이 찍는 ‘셀카’를 몇 장 정도 찍어준 것 같아요? 셀 수 없죠. 사람들이 와서 같이 셀카를 찍어달라고 하는 건 정말 최악이에요. 이젠 아무도 사인을 해달라고 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유명인을 자기 소유물처럼 생각한다고 느끼나요? 글쎄요. 제 경우라면, 자메이카에서는 확실히 그렇죠.

자서전에 “사람들이 내게 야유를 보냈을 때, 글렌 밀스(볼트의 코치)가 자메이카인들은 원래 그렇다고 말했다”라고 쓰여 있죠. 리우에서 메달을 못 딴다면 야유를 받을 수도 있는 건가요? 그 정도까진 아닐 거 같지만, 뭔가 맘에 들지 않거나 제가 열심히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어떤 행동을 취하긴 하겠죠.

너무 모호한데요?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제가 부상 당한 척 연기한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있어요. 누가 저를 세게 밀어서 햄스트링 부상이 생겼을 땐데, 사람들이 야유하더라고요. 질 것 같으니까 변명거리를 찾는 거라고 생각했대요.

지난 런던 올림픽 결승에서는 모든 관중이 우사인 볼트를 응원했죠. 그럴 땐 신이 나나요, 압박감이 드나요? 저는 그 모든 걸 무시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어렸을 때는 더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고, 조국에 기여하고 싶고, 사람들을 기쁘게 하고 싶었는데 간혹 그런 생각들이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더라고요. 결국은 자기에게 집중해야 돼요. 관중들이 제 승리를 바라는 만큼, 저 역시 이기길 원하거든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두려움 중 어느 쪽이 더 동기부여가 되나요? 저는 경쟁을 좋아해요. 경쟁심이 아주 강하죠. 지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제가 이긴다는 확신이 있어야 시작해요. 지는 게임은 하지 않죠. NJ(매니저이자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인 누겐트 워커 주니어)는 항상 저와 골프를 치고 싶어해요. NJ는 저보다 골프를 더 잘 치고요. 그런데 그걸 제가 왜 하겠어요?

그렇다면 이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기를 한 적도 있나요? 큰 경기를 위해 준비하는 작은 경기 기간 중에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란 생각이 든 적은 있어요. 하지만 큰 대회에선 항상 승리를 확신하죠.

런던 올림픽 전에는 볼트가 아닌 요한 블레이크가 우승할 거라는 예측도 있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그런 이야기에 신경을 덜 쓰게 되요. 코치님의 말만 들어요. 100퍼센트의 신뢰.

런던 올림픽 금메달 이후, 코치가 “우사인 볼트는 아마추어”라고 했죠? 믿을 수가 없어요. 코치님이 내가 달릴 때 뭔가 잘못한 걸 발견했거든요. 맞는 말이었어요. 인정해요.

무슨 잘못이요? 몸을 너무 일찍 기울였어요. 뛰다가 제가 1등이라는 건 알았는데, 세계 신기록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몸을 세우고 더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숙여버린 거예요. 코치님은 제가 못 보는 것을 짚어내요. 제 스타트가 정말 최악인 날이 있었는데, 아무도 문제가 뭔지 몰랐어요. 그런데 코치님이 가만히 지켜보더니 제가 팔을 짚는 위치가 평소와 좀 다르다는 거예요. 사소한 차이지만 코치님 눈에만 보인 거죠.

식단도 코치가 엄격히 관리하나요? 먹어야 할 것만 먹죠. 나이가 들수록 참는 것도 잘해요.

또 어떤 걸 참아야 하나요? 일단 술을 마시면 안 되고. 가장 어려운 부분이 수면 습관이에요. 전 늦게 자거든요. 그런데 대회 일정 때문이든 다른 이유 때문이든 일찍 자야 할 때가 있죠.

제 딸이 클럽에서 우사인 볼트를 만났다고 하던데요? 하하. 이건 대답하기 쉽죠. 전 매 시즌이 언제 끝나는지 알고 있어요. 그리고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고요.

지금 볼트는 운동선수인가요, 하나의 브랜드인가요, 혹은 그보다 큰 기업인가요? 음, 제가 트랙 위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수록 제 브랜드 가치도 커지는 거겠죠. 그러니 미래를 위해 뛰는 브랜드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얼마 전, 런던에서 무하마드 알리 전시회가 열렸죠. 그는 뛰어난 운동선수인 한편, 정치적으로도 훌륭한 유산을 남겼어요. 우사인 볼트는 정치적인가요? 아니요. 정치는 까다로운 문제예요. 특히 자메이카에서는 더욱 그렇죠. JLP(자메이카 노동당)과 PNP(인민국가당) 두 정당이 있는데, 만약 제가 한 정당을 지지하면 반대쪽 지지자들이 크게 화를 낼 거예요. 전 정치에선 최대한 멀리 떨어져 있으려고 해요.

종교적으로는 어떤가요? 교회에 자주 가진 않지만, 하나님을 믿어요. 코치님은 매주 저보고 매주 교회에 가라고 하지만. 저는 항상 하나님을 믿어야 하고,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부모님이 그렇게 가르쳐주셨죠. 특히 저희 아버지는 정말 엄격한 분이었어요.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은 뭔가요? 마이크 타이슨의 자서전이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엄청난 팬이죠? (우사인 볼트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 무슨 뜻인가요? 올 시즌은 최악이었어요.

레스터 시티가 깜짝 우승을 거둔 것이 축구계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요? 규모가 작은 팀 팬들에게도 희망을 심어준다는 점에서는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으로서 썩 반가운 일은 아니죠.

육상을 그만두면 축구로 전향할 거란 얘긴 그저 소문이죠? 글쎄요. 아닐 것 같아요.

마이클 조던이 야구장에서 보여준 모습을 생각해보면…. 재앙이었죠. 저는 그렇게 못하진 않을 거예요. 이번 시즌 초반만 해도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공을 찼어요. 전 꽤 괜찮은 골잡이에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꼽는다면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뛴 적이 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진심으로 호날두가 메시보다 낫다고 생각하나요? 호날두는 맨체스터를 떠나고 실력이 더 좋아졌어요. 메시가 다른 팀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지금의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중심으로 모든 시스템이 구축된 팀이잖아요. 감독들도 그를 경외하죠. 메시가 팀을 움직여요. 만약 메시가 다른 리그에서도 지금과 똑같이 팀을 지배한다면, 그때 그를 인정할래요.

육체적 단련 외에, 정신적 단련을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하나요? 맘을 편하게 가져야죠. 부상은 물론이고 모든 경기를 다 이길 수 없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해요.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도 생기고야 마는 일들이죠. 하지만 이겨내야 해요. 부상을 당한다고 미쳐버리면 안돼요. 전 지난 7년간 매 시즌 부상을 당했어요.

부상이 두렵지 않나요? 아니요. 다만 중요한 대회 준비에 차질이 없기만을 바라요. 이번 시즌엔 어이없이 계단을 내려가다 발목을 접질렀죠. 예전과 달리 이제는 그냥 올 것이 또 왔구나, 생각할 뿐이에요.

육상과 축구 말고 다른 스포츠도 좋아하나요? 수영이요. 전 다치면 수영을 해요. 마이클 펠프스는 정말 최고예요.

요즘 복싱엔 관심이 없나요? 무하마드 알리!

메이웨더가 아니고요? 못 보겠어요. 메이웨더 경기는 재미없거든요. 타이슨이 활동하던 시절의 권투는 정말 박진감이 넘쳤죠. 요즘은 계속 위빙이랑 더킹만 해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도 운동선수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나요? 당연하죠.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주고, 관중들과 놀고, 카메라와 놀아야 해요.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을 때는 경기도 경기지만 오늘은 우사인 볼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하는 기대도 있는 거니까요.

그런 것도 다 계획하나요? 가끔은요. 뭔가 특징이 확실하거나, 어떤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나라에 가면 그런 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죠.

우사인 볼트를 대체할 수 있는 운동선수가 있을까요? 제 훈련 파트너인 요한 블레이크는 최고의 선수가 될 거예요. 제 개성만큼은 따라 할 수 없겠지만.

리우 올림픽에서 요한 블레이크에게 지면 어떡해요? 글쎄요. 전 요한에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데요?

세 개의 금메달을 더 추가할 수 있을 거라 믿나요? 부상만 없다면요.

계주는 혼자 잘 뛴다고 되는 게 아닌데요? 그럼 일단 두 개만. 두 개는 확실해요.

폐막실 날이 서른 번째 생일이죠?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가요? 그럴 것 같아요. 하지만 곧장 은퇴한다는 얘긴 아니에요.

다음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사인 볼트를 볼 수 있는 건가요? 사실 코치님이 제가 이런 얘길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고 싶으신 것 같아요.

저스틴 게이틀린이 정말 당신 레인에 침을 뱉은 적이 있나요? 네. 2010년에요. 웃기다고 생각했죠. 남자애들이 누굴 위협할 때나 하는 짓이잖아요. 제가 더 빠른데 무슨 위협이 되나요?

지금 육상계는 어떻게 보나요?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에요. 내부적으로 여러 문제가 생기고 있죠. 그렇지만 전 경기에만 집중하려 해요.

국제육상경기연맹 회장 세바스찬 코와는 얼마나 친한 사이인가요? 몇 번 얘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제게 “만약 선수생활을 그만둔다 해도, 완전히 육상계에 등을 돌리진 못할 거예요”라고 말했죠. 동의해요. 여행을 다니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그 친구들을 자극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에요. “당신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에요.” 같은 말을 듣는 건 참 기분좋은 일이죠.

돈은 이제 충분한가요? 에이, 저는 아직 부자 축에도 못 드는 사람이에요.

글쎄요. 부자가 되고 있긴 하죠. 그게 싫은 사람이 누가 있나요?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자신감이 생기는데요. 하지만 요즘은 어릴 때만큼 돈을 많이 쓰진 않아요.

차가 몇 대인가요? 다섯 대요. 원래는 열 대였는데 아홉 대로 줄였다가, 이제는 다섯 대예요. 요즘은 그냥 친구들하고 휴가를 보내는 게 제일 즐거워요. 시즌 끝나면 곧장 친구들이랑 어디론가 떠나요.

어떤 친구들인가요? 오래된 친구들이죠.

자메이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살 생각도 해봤나요? 아니요. 만약 이민을 간다면 호주로 가고 싶어요. 갈 때마다 재미있었어요.

거기서 인종 차별을 당한 적은 없나요? 없어요. 그리고 호주에서 제가 꽤 인기가 많아요. 특히 여자들한테.

결혼 생각은 없나요? 물론 저도 주변으로부터 가족을 꾸려야 한다는 압박을 받죠. 하지만 저한텐 제 인생이 있어요. 그걸 즐기고 있고. 결혼은 나중에 하고 싶어지면 할 거예요.

언제쯤일 것 같아요? 곧 다가오는 서른보다는 마흔에 가까울 것 같은데요?

우사인 볼트가 나타나면 여자들이 정말 말 그대로 몸을 던지나요? 하하. 그렇다고 언제나 “예스”를 할 순 없어요. 거절 의사를 분명히 표현해야 할 상황이 훨씬 많죠. 영국에 있을 때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하고요.

영국 언론이 좀 극성인가요? 진짜 심해요. 여자를 보내면서 “가서 우사인 볼트를 데려와”라고 한다니까요? 긴장해야 돼요.

올해 몇 번의 약물 검사를 받았나요? 아홉 번이요.

가끔 소변이 안 나올 때도 있다던데. 예전엔 가끔 그랬는데, 지금은 괜찮아요. 경기 전에 소변을 보고 경기 후에 약물 검사를 받으면 힘들어요.

경기장에 서면 무슨 생각을 반복하나요? 코치님이 뭘 요구하느냐에 따라 달라요. 특정한 미션을 줄 때도 있거든요. 보폭을 언제부터 좁혀라, 팔을 언제 떨어뜨려라 같은. 그런 걸 계속 마음에 새기죠.

그래도 레인 위에선 결국 혼자죠. 코치님은 매 경기 제게 원하는 게 달라요. 저는 그 얘기를 잘 듣고요.

경기 걱정 같은 것도 하나요? 트랙 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라면 전혀.

마지막으로 잠을 설친 건 언제예요? 언제든 일찍 일어나야 할 때는 잘 못 자요.

보통 때의 심박수가 얼마나 되나요? 몰라요. 한 번도 안 재봤어요.

운동선수들은 항상 심박수를 체크하지 않나요? 원거리 육상선수라면 그럴 수도 있는데, 전 단거리를 뛰잖아요. 경기에 단순하게 접근하고 싶어요. 사람들이 가끔 물어봐요. 1백 미터를 몇 걸음 만에 뛰느냐고. 그런 건 몰라요.

런던 올림픽에서는 41걸음이었죠. 그러니까요. 정작 저는 신경을 안 써요. 기술적인 것만 생각할 뿐이죠.

가장 위대한 자메이카인은 밥 말리인가요, 우사인 볼트인가요? 당연히 밥 말리죠.

만약 이번에 금메달을 세 개 더 추가한다면요? 음…. 그래도 아니에요. 사람들이 저를 밥 말리와 동급으로 얘기해준다면 영광이겠죠. 언제나 밥 말리가 가장 위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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