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사뮈엘 베케트

사뮈엘 베케트의 처음 만나는 소설, 시집, 평론.

작가가 작품 뒤에 가려지는 건 때로는 올바르고 때로는 불행하다. 한국에서 사뮈엘 베케트는 후자다. 사람들은 사뮈엘 베케트는 몰라도 < 고도를 기다리며 >는 알고 있으며, < 고도를 기다리며 > 이외의 작품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하지만 사뮈엘 베케트는 ‘극작가’라고 일축하기 어렵다. 그의 글을 문학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 이번에 한국어로 처음 번역 출간되는 사뮈엘 베케트의 단편집 < 죽은-머리들 / 소멸자 / 다시 끝내기 위하여 그리고 다른 실패작들 >을 통해 탐색이라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의 실험적인 짧은 글이 실린 세 권을 하나로 묶었다. 이 시기부터 베케트의 문학은 “의미에서 소리로, 탐색에서 관찰로, 이야기에서 서술 행위로 방향을 잡아간다.(임수현)” 이 책과 함께 발간된 장편소설 < 이름 붙일 수 없는 자 >를 비롯한 그의 소설, 시집, 평론이 ‘사뮈엘 베케트 선집’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김경태 작가가 찍은 돌 사진이 표지와 내지에 시리즈 내내 이어질 듯한데, 그 돌처럼 한동안 자리를 묵직하게 차지하고 앉아 있을 일이 많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