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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 RUSH

2016.09.27윤웅희

1. ROLEX OYSTER PERPETUAL DAY-DATE 36 Ref. 118238 이 시계는 얼핏 한 덩어리의 황금처럼 보인다.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물론 다이얼, 시곗바늘, 로마숫자 인덱스, 날짜와 요일 디스크까지 모두 번쩍이는 금색으로 조율했기 때문에. 게다가 롤렉스가 직접 주조한 옐로 골드를 써서 다른 금시계보다 훨씬 맑고 따뜻한 빛을 낸다. 또한 촘촘하게 결을 낸 플루티드 베젤은 각도와 위치에 따라 다채로운 빛을 발한다. 그러니 이 시계의 엄숙한 광채와 영롱한 빛깔, 압도적인 존재감 앞에선 누구라도 넋을 잃을 수밖에. 물방울을 톡 떨어뜨린 듯한 3시 방향의 사이클롭스 렌즈는 날짜 창을 더 또렷하고 시원하게 보여준다. 이음새 없이 한 개의 블록으로 찍어낸 오이스터 케이스와 물 흐르듯 유연하게 움직이는 프레지던트 브레이슬릿, 12시 방향의 아치형 요일 창 역시 이 시계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가격 미정.

 

2. BREITLING CHRONOMAT 41 Ref. HB014012/BA53/378H 파일럿 워치답게 단방향 회전 베젤과 타키미터 스케일, 시원시원한 시곗바늘과 야광 인덱스를 갖췄다. 다만 케이스는 41밀리미터로 좀 더 아담하게 만들었다. 기존의 큰 사이즈가 부담스러웠던 사람도 맘 편히 찰 수 있도록. 칼리버 01은 70시간의 넉넉한 파워 리저브를 자랑한다. 금시계지만 300미터까지 방수가 된다는 점도 참 믿음직스럽다. 5천9백만원대.

3. GIRARD PERREGAUX VINTAGE 1945 Ref. 25850-52-611-52A 칼로 자른 듯 단정하고 명쾌한 가로 32.4밀리미터, 세로 33.3밀리미터의 로즈 골드 케이스. 케이스 측면은 살짝 둥글게 처리해 손목에 빈틈 없이 찰싹 달라붙는다. 새까만 다이얼에는 철길 모양 미니트 트랙을 새겨 넣고, 파워 리저브 표시와 날짜 창, 스몰 세컨드를 장식적으로 더했다. 아르데코 양식을 가장 현대적으로 재현하기 위해서. 5천만원대.

 

4. OMEGA SEAMASTER AQUA TERRA CO-AXIAL Ref. 231.50.43.22.06.003 회색 다이얼과 두툼한 레드 골드 케이스. 이처럼 견고해 보이는 금시계는 참 드물다. 가격 미정.

5. BLANCPAIN VILLERET ULTRA SLIM Ref. 6606A-3642AMMB 날짜 창과 파워 리저브, 스몰 세컨드를 조화롭게 배치했다. 니트처럼 섬세하게 엮은 골드 브레이슬릿은 이 시계를 당장 손목 위에 얹고 싶게 만든다. 4천5백만원대.

6. PIAGET ALTIPLANO Ref. G0A40113 군더더기 없는 다이얼과 7.9밀리미터의 얇은 두께. 드레스 워치로도 손색없다. 4천만원대.

7. CARTIER TANK ANGLAISE Ref. W5310003 케이스 안으로 쏙 집어넣은 용두는 브레이슬릿 탱크를 위해 탄생한 투철한 구조다. 4천만원대.

8. BREGUET CLASSIQUE 5177 Ref. 5177BR/15/RVO 로마숫자 인덱스와 정교한 길로셰 다이얼. 우아한 고전미의 표상이라 할만한 시계다. 5천3백만원대.

 

9. PATEK PHILIPPE NAUTILUS Ref. 5980/1R-001 노틸러스는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기준을 세운 상징적인 시계다. 그래서인지 로즈 골드 모델조차 박력이 넘친다. 일단 귀퉁이를 둥글게 다듬은 팔각형 베젤, 러그와 한 몸으로 이어진 케이스, 좌우로 우뚝 솟은 날개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검정색 다이얼과 6시 방향의 크로노그래프 카운터는 또 어떻고. 각각의 세부가 시계의 얼굴을 단단하고 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 리 없다. 이 시계를 진짜 특별하게 만드는 건 오히려 곳곳에 은닉된 세심함이다. 새틴처럼 다듬은 브레이슬릿 링크와 거울처럼 광을 낸 링크 마디는 질감의 대비를 우아하게 표현한다. 다이얼의 은은한 그러데이션이나 정교하게 테를 두른 3시 방향의 날짜 창도 마찬가지. 어디 하나 허투루 만든 구석이 없다. 늠름하고도 섬세하다는 말은 모순 같지만, 이 시계 앞에서만큼은 진짜다. 1억 1천만원대.

 

10. CARTIER CLE DE CARTIER Ref. WGCL0020 열쇠를 돌리듯 조작하는 용두에서 이름을 따온 끌레 드 까르띠에. 케이스와 러그를 통합한 핑크 골드 케이스는 유려한 곡선으로 다듬었다. 인하우스 무브먼트 1847MC 칼리버는 42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지원한다. 4천만원대.

11. AUDEMARS PIGUET ROYAL OAK SELFWINDING Ref. 15400OR.OO.1220OR.02 특별한 로열 오크를 찾는 이를 위해 이런 핑크 골드 모델을 준비했다. 와플 모양 다이얼과 절지 동물의 척추 같은 브레이슬릿은 골드와 모략이라도 한 듯 꽤 잘 어울리니까. 6천6백만원대.

12. ROGER DUBUIS EXCALIBER AUTOMATIC Ref. DBEX0450 육중한 로마숫자 인덱스와 묵직한 검 모양 시곗바늘, 홈을 판 로즈 골드 베젤까지. 엑스칼리버라는 이름에 걸맞은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드를, 6시 방향엔 날짜 창을 얹었다. 6천5백만원.

    에디터
    윤웅희
    포토그래퍼
    이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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