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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음식 – 젤라토

2016.10.05손기은

젤라토는 여름보다 가을이다. 아그작 씹히는 돌얼음 같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서, 날 좋은 야외에서 물고 빨고 싶다. 동교동 ‘g.l.t 젤라또’에선 그 로망과 욕망이 모두 채워진다. “이탈리아의 젤라테리아는 우리의 떡집 같아요. 프랜차이즈보다는 개개인이 하고, 제각각 스타일이 있고요.” 최창민 대표의 젤라토는 쫀쫀하고 차진 질감을 제대로 낸다. 맛과 향의 진한 정도도 넘치지 않고 적절하다. 최 대표가 순간 떠오르는 대로 붙인 젤라토 이름 옆에 직접 써서 붙인 설명을 지면에 그대로 싣는다.

1. 블루 레모네이드 생레몬을 쭉쭉 짜고 블루 큐라소 시럽을 첨가해 만든 소르베토. 상큼함이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색도 너무 곱다.

2. 피오르 디 라테 중국집의 짜장면과 같은 우유 젤라토.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깔끔한 맛이기도 하다. 절제와 여백의 맛을 느낄 수 있다.

3. 블러드 자두 흑자두로 만든 소르베토다. 먹다가 입 주면에라도 흐르면 꼭 피가 나는 듯한 효과! 새콤해서 입맛도 돋운다.

4. 얼그레이 크림 영국 ‘아마드’ 사의 홍차잎을 저온에서 세심하게 우려 쓴맛이 적고 부드럽다. 애프터눈 티의 고급스러운 맛이 떠오른다.

5. 나리주카 말차 부드럽고 쓴맛이 적어 녹차 ‘덕후’들이 중독되는 맛. 일본 말차가 왜 국산 녹차보다 비싼지 알게 된다.

6. 패션 여신의 과일이라 부르는 패션프루트로 만든 상큼한 소르베토.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상큼 덩어리다.

7. 베이비 기네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흑맥주인 기네스로 만든 소르베토다. 야금야금 먹다 보면 취기가 올라올 수도 있다. 알코올 도수 3도. 애들은 못 먹는다.

8. 라임바질 소르베토 향이 좋은 라임과 바질이 만난 비타민 덩어리. 입 안이 개운해지는 소르베토다. 신맛이나 허브 향을 싫어하는 이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g.l.t젤라또 (02-322-5628)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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