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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독립하다

2016.10.17GQ

난생 처음 독립을 앞둔 에디터가 각종 가전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11번가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를 이용했다. 만족의 기쁨이 커서 생생한 후기도 자청했다.

서울 근교에 산다. 정확히 네이버 길찾기에 따르면, 회사가 위치한 강남에서 자동차로 딱 한 시간 거리인 경기도 파주에 거주하고 있다. 말이 좋아 한 시간이지, 출퇴근길은 그야말로 여행 아니, 고행이다. 운전하면 평균 한 시간 반, 막히면 두 시간도 훌쩍 넘게 걸린다. 대중교통은 엄두도 못 낸다. 그런데도 지금껏 십 년 넘게 꼬박 출퇴근한걸 보면 정말이지 스스로가 대견스럽다. 물론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다. 독립하기엔 거리도, 모아둔 자금도 애매했을 뿐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이 대에 걸려있는 결혼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계획도 수년째 지지부진한 요즘, 때맞춰 친구 하나가 솔깃한 제안을 던졌다. “예전 집 전세 놓을건데, 관심있니?” 바야흐로 지금, 더 늦기 전에 독립을 할 때가 된 것 같다.

입주를 앞둔 집은 아담하지만 공간이 꽤 효율적이다. 다만 가구부터 가전까지 모든걸 새로 채워야 하는게 단점이랄까?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스케줄이었다. 이사날짜는 정했는데, 급작스런 출장에 마감까지 겹쳐 좀처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인테리어 가구나 소품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준비한다 치더라도, 우선적으로 필요한 게 뭐지? 침대? 냉장고? 세탁기? 쓸쓸할지 모르니 최소한 TV는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하루는 점심을 건너뛰고 회사 근처의 전자제품 전문매장을 찾았다. 베스트샵과 디지털플라자가 각각 맞은편에 서있는데, 둘 중 어디부터 방문해야 할지조차 망설여졌다. 그러다 한 곳에 들어섰더니, 이번엔 나란히 진열된 수 십 개의 제품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담당직원이 다가왔다. “신혼살림 보시나요?” 아무래도 요즘 세상엔 번거롭지 않고 부담 없는 인터넷 쇼핑이 제일인 것 같다.

 

옆자리 후배가 11번가를 추천했다. 나 역시도 평소 생필품 구입 시에 자주 이용하는 고마운 사이트다. 팀에서 IT 기사를 주로 다루는 후배 말로는, 최근 11번가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한다. 비록 인공지능에 관해선 잘 모르지만, 기계든 사람이든 누군가가 제품 서칭을 도와준다는 점이 반갑다. “요즘 가전제품이 대략 얼마 정도 하는지는 아세요? 마트에 간다 해도 최소한 가격대 정도는 미리 조사해놓아야 비교해서 구매할 수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전문가가 알아서 추천해주고 최저가까지 완벽 보장해주니 우리같이 바쁜 사람들에겐 딱이죠.” 후배 말을 들으니 지금 내 상황에서 가장 획기적인 도움이란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모바일로도 지원되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어디서나 쇼핑할 수 있다는 점이 감격스럽다.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이동하는 택시 안, 떨리는 마음으로 11번가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 마치 동화 속 마법램프의 지니를 소환하는 기분이다.

 

‘my’라고 적힌 원형 버튼 클릭하니 동시에 여러 가지 메뉴가 떠올랐다. 그 중에서도 ‘11톡’에 들어가면 품목 선택과 함께 맞춤 쇼핑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먼저, 그림으로 표현된 6개 품목 중 ‘냉장고’를 선택했다. 곧바로 메신저 창이 열렸다. “반갑습니다. 냉장고의 용량과 가격대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깔끔한 출발이다. “안녕하세요. 일인용 냉장고를 찾고 있어요.”

 

다행히 기계적인 응답대신 친근한 답변이 돌아왔다. “보통 혼자 거주하시는 고객들은 160~250리터 사이에서 구매하십니다. 브랜드는 크게 상관이 없으신가요?” 질문에 답변을 보내자 이번엔 추천 제품 리스트가 각각의 이미지 링크와 함께 도착했다. 후보는 총 3개. 링크 아래엔 장문의 추천 이유도 덧붙여졌다. “보통은 160리터를 찾으시지만 결국엔 다시 큰 것을 구매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선 제품과 성능은 비슷하지만 에너지 효율등급이 높고 고객님들의 평이 좋은 제품입니다.” “얼음을 많이 드실 경우엔 아이스 메이커의 칸이 넓어 유용합니다.” 그야말로 생생하고 친절한 설명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핸드폰 창에서 메신저로 대화하다보니 친한 친구와 수다떠는 듯 편안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렇게 짧은 시간 친해진 새로운 컨시어지 친구는 심지어 기대하지 않았던 쏠쏠한 할인쿠폰까지 챙겨주었다. “살펴보시고 더 궁금한 점은 말씀해주세요^^”라는 미소 어린 멘트와 함께.

 

세탁기를 고민할 땐, 컨시어지 서비스뿐 아니라 경험 있는 친구의 조언도 참고했다. 연락처에 저장된 친구를 아예 11톡 대화창으로 초청해, 제품에 대한 반응과 의견을 구한 것이다. 나아가 배송 및 설치 관련해서는 판매자와의 일대일 대화도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 덕분에 배송 날짜와 시간대를 업무와 겹치지 않도록 적절하게 조정했고, 운반이나 설치의 불안함도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과연 스마트 시대에 어울리는 진화된 시스템이 아닌가!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11번가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가 아직 노트북과 TV, 냉장고, 세탁기, 전기밥솥, 청소기의 6개 제품군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지금과 같이 고객들의 호응이 높다면, 앞으로 더 많은 제품 확장을 기대해봐도 될까?

어느덧 이사 날짜가 5일 앞으로 다가왔다. 혼자였으면 아직도 무수한 정보 속에서 헤매고 있었을지 모를 가장 중요한 쇼핑들을 컨시어지 서비스 덕분에 간편하고 깔끔하게 해결한 셈이다. 심지어 온라인 최저가에 쿠폰 할인까지 받았더니 지갑 사정도 한결 나아졌다. 오늘 오후엔 흡입력 좋은 청소기도 주문할 예정. 11번가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와의 수다스러운 쇼핑이 또 한 번 기다려진다.

    에디터
    GQ PROMOTION
    일러스트레이터
    배성태(@grim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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