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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 ‘끝판왕’ 볼보 플래그십 S90

2016.11.01장우철

11월을 대표하는 붉은 심장. < GQ >가 선택한 이달의 차는 볼보 S90이다.

볼보가 절치부심하고 플래그십 세단을 만들었다. 18년 만이다. S90은 참신하고 강력하다. 헤드램프에는 토르의 망치가 빛나고 세단 고유의 정직한 비율은 다만 아름답다.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디자인은 완성도가 높다. 우직한 그릴과 우람한 펜더, 곳곳에 배치된 크롬 라인이 절묘하게 빛나고, 20인치 휠은 듬직하다. 전작인 S80보다 우월한 차체는 BMW 5시리즈나 아우디 A6보다도 크다. 5미터에 가까운 길이와 3미터나 되는 휠 베이스가 운동장 같은 실내를 보장한다.

S90의 실내는 간결한 자신감이 넘친다. 질 좋은 가죽과 스웨덴산 목재를 아낌없이 쓴 실내는 촉감까지 고급스럽다. 특히 시트는 볼보의 특별한 장기 중 하나. 허리에 맞게 낭창하게 휜 시트는 옆구리의 조임과 요추를 지지하는 각도까지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대시보드 한가운데에는 통합형 인터페이스의 주인공인 센서스 커텍트가 놓여 있다. 터치에 대한 반응은 예민하고 구성은 직관적이다. 쓰기 쉽고 보기 좋다. 19개 스피커의 바우어스&윌킨스 오디오 시스템에서 구스타보 두다멜의 음악을 평소와 다르게 연주했다.

2.0리터 트윈터보 디젤을 품은 S90 D5 AWD는 힘이 넘친다. (참고로 엔진 라인업은 190마력 2.0리터 트윈 터보 디젤 D4와 254마력 2.0리터 가솔린터보 T5 두 가지가 더 있다.) 특히 다이내믹 모드에서 뜨겁게 반응한다. 보채지 않아도 속도계 바늘이 경쾌하게 움직인다. 바닥까지 누른 가속페달에 레드존 부근(4천800rpm)을 순식간에 타고 올라간다. 8단 자동변속기는 능숙하게 톱니를 바꿔 문다. 변덕스러운 주문에도 거침이 없다.

S90은 맹렬히 달릴 때조차 기품을 지킨다. 하체 감각은 언제나 우월한 신사인데, 더블위시본(앞)과 멀티링크(뒤) 구조는 안락함에 좀 더 치중했다. 부드럽게 요철을 타고 넘으며 충격과 진동을 감쪽같이 숨긴다. 안락함과 고급이라는 세단의 본질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S90이 두부처럼 말랑한 건 아니다. 스티어링을 감아 과감히 코너로 들어서면 한쪽으로 치우친 무게를 우직하게 버텨내는 뚝심을 발휘한다. 한번은 뒷바퀴가 미끄러지자 할덱스 클러치가 뒷바퀴로 힘을 보태며 명민하게 코너를 벗어났다. 운전이 격해질수록 능청스럽게 반응하며 운전자를 안심시킨다. 도로 상태를 파악하고, 그립을 확보하며 하중 이동을 고민해야 할 코너 위의 머리 아픈 상황을 알아서 대처한다.

18년 만에 부활한 호사스런 기함이 예사롭지 않다. 안락한 승차감에서 우월한 힘이 넘쳐나고, 실내는 첨단 기능으로 흐드러진다. S90이라는 새 이름을 달 자격이 충분하다. 볼보의 미래를 책임질 기함의 적임자인 셈이다.

S90 D5 AWD INSCRIPTION

크기 4963×1879×1443mm

엔진 1,969cc I4 터보 디젤

변속기 8단 자동

구동방식 네바퀴굴림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kg.m

공인연비 리터당 NA킬로미터

가격 7천4백90만원

KEYNOTE S90의 엔진 기술을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리터 트윈 터보 디젤 엔진에는 세계 최초인 파워 펄스 Power Pulse 기술이 들어갔다. 파워 펄스는 즉각적인 터보 반응으로 기존 디젤 엔진이 발휘할 수 없는 성능을 이끌어낸 핵심 기술. 필터로 거른 2리터 압축 공기를 모아뒀다 시동 직후 또는 저속에서 빠르게 속도를 올려야 할 때 터보차저를 돌려 순간적으로 강력한 펄스를 만든다. 자동차 회사 최초인 이 기술 덕분에 2.0리터 디젤은 235마력의 최고출력과 48.9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정우영
    이병진('car' 매거진 수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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