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 안웅철의 ‘침묵’

안웅철의 사진 앞에서 귀를 기울이는 일.

사진가 안웅철이 20년 가까이 찍어 온 풍경 사진을 한 가지 테마로 엮어 전시한다. 제목은 ‘The Other Side of Silence’. 멋을 좀 내어 번역하기로, ‘침묵의 이면’쯤 될까. 그는 하필 소리를 전할 수 없는 사진을 놓고서는 거기서 어떤 소리를 꺼내려 한다. 억지 노력으로 애를 쓰는 것은 아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사진의 모티브를 음악에서 찾곤 했다. 코를 한껏 찡그린 가수 이소라의 흑백 포트레이트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ECM에서 발매한 몇몇 앨범의 커버에 쓰인 멀고도 가까운 풍경 사진까지, 그는 마치 소리의 볼륨을 조절하듯이 사진과 사진의 바깥을 자연스레 넘나든다. ECM의 설립자이자 대표인 만프레드 아이허는 “안웅철의 사진은 정적인 순간을 누구보다 섬세하게 담아내며, 동시에 그 역동적인 움직임을 날카롭게 포착한다”고 전시 추천사에 썼는데, 과연 꾸미지 않은 채로 합당한 말이다. 이번 전시에는 풍경 사진 외에도 여러 유명인의 포트레이트를 함께 전시한다. 풍경과 음악 사이에 부드런 다리를 놓는 셈이다. 11월 30일까지, 성수동 대림창고 갤러리 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