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우리 동네 바 – 경기도 부천

2016.11.11손기은

복잡하고 정신없고 시끄러운 역곡역 근처, 이 커다란 상가 건물에 몇 번 간 적이 있다. 하지만 싱글 몰트위스키와 창작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바가 이 건물 구석에 어딘가에 있으리라곤 한 방울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2014년에 문을 연 이곳은 신민 대표가 집에서 걸으면 곧장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집 앞에서 작게 바를 여는 게 꿈이었어요. 동네 단골손님들이 저랑 같이 나이 드는 걸 보고 싶기도 하고요.” 물론 초창기엔 이 바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바에 앉아 여종업원이 언제 나오나 주방 쪽 커튼 뒤를 힐끔거리는 손님도 꽤 있었다. 문 앞에 ‘여자 바텐더 없음’을 써 붙이고, 바 매너를 메뉴판에 단호하게 쓰고 나서야 이 공간을 즐기는 손님들이 하나 둘씩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존감이 흔들린 적도 있었죠. 서울에서 아무리 바 문화가 뜨겁다 해도 외곽까지 퍼져나오는 덴 시간이 참 많이 걸려요. 그래도 이젠 여유가 생겼어요. 이곳을 거점으로 좋은 동네 바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 말과 함께 눈앞에 내놓은 칵테일은 핌스컵을 트위스트한 ‘핌스 어클락’(사진)이다. 오크통에 에이징한 진도 한잔 마셨다. 문 밖은 여전히 시끄러웠지만, 바 안에선 좋은 향이 퍼졌다.

씩스 어클락 (032-345-8772) 경기도 부천시 경인로 505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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