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오렌지

블러드 오렌지와 프랭크 오션. 지난여름 누구의 신보를 선호하는지에 따라 우리는 각자를 구분할 수 있었다. 둘의 멋 내기로 치자면 자웅을 겨룰 수 없겠으나, 그 멋을 어떻게 내느냐의 차이. 수많은 ‘떡밥’으로 애타게 만들던 프랭크 오션과 예정일보다 일찍 3년 만의 복귀작 < Freetown Sound >를 불쑥 낸 블러드 오렌지. 각기 다른 채널로 잡지와 비주얼 음반과 또 다른 음반을 낸 프랭크 오션과 영국의 독립 레이블 도미노를 통해 레코드를 찍은 블러드 오렌지, 공통적으로 사회적 목소리를 내지만 작가적 은유와 상징을 즐기는 프랭크 오션과 샘플링하듯 여러 ‘소스’를 직접 가사와 뮤직비디오에 인용하는 블러드 오렌지. 각자의 방식으로 은둔하고 그 시간을 통해 최대치를 뽑아내는 두 뮤지션의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지만, 누군가를 골라 지지하는 일이야 근래 드문 즐거운 고민일 것이다. 블러드 오렌지가 서울을 먼저 찾는다. 노래하지 않는 목소리는 어떨까, 과연 완벽한 라이브가 가능할까 싶은 공간감은 어떻게 재현할까, 그의 보깅 댄스를 볼 수도 있을까, 피아노를 칠까 기타를 칠까. 모르겠는 것들 투성이로, 무대에 선 올해의 남자를 기다린다. 11월 24일, 무브홀. facebook.com /2020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