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EN OF THE YEAR #IAB스튜디오

IAB 스튜디오는 빈지노, 신동민, 김한준, 세 명의 친구가 뭉쳐서 만든 아트 컬렉티브다. 뭐라고 읽든 관계는 없다. 이미 기합은 들어가 있다.

빈지노가 입은 코듀로이 재킷은 아페세, 밀리터리 셔츠는 더 풀 아오야마, 티셔츠는 프룻 오브 더 룸. 신동민이 입은 풀오버, 울 와이드 팬츠는 모두 포터 클래식 by 오쿠스. 김한준이 입은 코치 재킷은 이벳 필드 플란넬스, 데님은 본인의 것.

뭐라고 읽어야 하나요. 사람마다 다르더라고요. 아이에이비, 아이앱, 심지어 이압·…. 신동민 아이엠 스튜디오라고만 안 부르면 될 것 같아요. 의외로 그렇게 부르는 분들이 많아요. 빈지노 근데 이압은 좀 그렇고. 하하. 보이는 대로 편한 대로 부르면 돼요.

IAB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좀 더 많은 사람이 호명한 한 해였죠. D 라운지에서 첫 번째 전시 < IAB Inside >도 열렸고요. 빈지노 저희 작업의 한 챕터가 막을 내린 기분이랄까요?

싱글만 내다가 앨범을 발표하고 나면 정리가 되듯이요? 빈지노 계속 작업을 해왔지만, 전시는 좀 부담스러워서 방어적이었거든요. 공격적으로 말하자면, 과감하게 시도했고, 결국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낸 것 같아요. 신동민 전시를 하고 나니까 우리 팀이 이 신 안에서, 이 팀에서 내가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확신이 생겼어요.

빈지노가 입은 스모킹 재킷, 드레스 셔츠, 보타이는 모두 생로랑, 실크 도트 스카프는 톰 포드.

작년까지만 해도 IAB 스튜디오는 좁게는 친구들의 작업, 넓게는 음악 관련 작업이 주였어요. 올해는 기업에서 제안 받은 다양한 일을 경험했죠. 왜 IAB 스튜디오를 선택했는지 그분들이 얘기하던가요? 김한준 저희 작업물에서 드러나는 색감이 컸던 것 같아요. 빼빼로도 원래 그걸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저희가 제시한 안을 채택한 거예요.

IAB 스튜디오의 작업은 대략 세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첫째 팝적인 감각, 둘째 말한 것처럼 색감, 마지막으로 수작업을 한다는 거요. 빈지노 수작업이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이죠. 그래서 전시도 좀 더 재미있었고요. 저희는 뭘 디자인한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하지 않거든요.

그럼 뭘까요? 개념인가요? 신동민 개념이라고 하면 너무 대단한 것 같고요, 재미가 첫 번째인 것 같아요. 우리한테 재미없으면 보는 사람들한테는 물어볼 필요도 없죠. 빈지노 특히 동민이가 천재적인 엉뚱함을 발휘하죠. 김한준 모여서 회의하면 90퍼센트가 농담이에요. 빈지노 뭐 있지, 말도 안 되게 완성한 것? 김한준 ‘Break’ 재킷? 빈지노 나는 에디킴 ‘팔당댐’도 그런 경우 같아.

빈지노가 입은 스모킹 재킷, 드레스 셔츠, 보타이는 모두 생로랑, 실크 도트 스카프는 톰 포드.

친구라서 유리한 측면이 있네요. 함께 일하는 관계였다면, 이상한 걸 얘기했다가 ‘병신’처럼 보일까 봐 주저하는 게 있잖아요. 빈지노 저희는 더 병신처럼 보이려고 애를 써요. ‘병신미’에서 나오는 게 주옥같다고 생각해요.

수작업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사진이 중요하잖아요. 김한준 처음부터 지금까지 호흡해온 두 분이 있어요. 김상곤 실장님, 명용인 실장님. 빈지노 명용인 실장님은 미술 작품을 많이 찍는 분이에요. 김한준 작업 때문에 급하게 네이버 검색해서 찾았는데, 의사소통이 잘되는 분들이에요.

올해 진행한 것 말고 각자 해보고 싶은 다른 분야가 있나요? 어쨌든 빈지노 씨는 소원 풀었겠지만요. 담배를 워낙 좋아하죠? 빈지노 그쵸, 던힐 스페셜 보루 패키지 작업하고 정말 뿌듯했죠. 다른 분야라면 디저트? 얼마 전 빼빼로데이에 마카롱을 만들었는데, 디저트에 우리 색깔을 담으면 어떨까 싶더라고요. 마카롱이 우리 도트 로고랑도 잘 맞고요. 신동민 저는 양봉업이요. 우리 시대에 사라져가는 것들을 재조명해보고 싶어요. IAB 스튜디오에도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양봉업의 규모가 점점 줄어들고 있대요. 저희가 패키지 디자인, 유통 등을 맡아서 젊은이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김한준 저는 장난감이요. 작업실에 장난감이랑 피규어가 되게 많은데, 저희가 거기에서 영감받은 게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장난감을 만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거칠게 나누자면, 창작자 중에는 외부에서 동기가 시작되는 디자이너 유형, 자기 자신에게서 동기를 찾는 아티스트 유형이 있겠죠. IAB 스튜디오는 어느 쪽이에요? 빈지노 예컨대 앨범 커버 작업을 한다면, 분명히 디자인 요소를 넣긴 하는데, 처음부터 그걸 고려하진 않아요. 분명히 아티스트 유형.

김한준이 입은 티셔츠는 WTAPS, 헤링본 재킷은 브라운오씨, 머플러는 레이버데이, 데님은 본인의 것. 빈지노가 입은 웨스턴 재킷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터틀넥, 블랙 진은 모두 본인의 것. 신동민이 입은 퍼 코트, 체크 팬츠, 티셔츠는 모두 본인의 것.

아티스트의 태도는 클라이언트와 맞추기 어려운 면이 있지 않나요? 빈지노 지금까지 작업한 분들 중 저희와 어울리지 않는 걸 요구하는 분은 없었어요. 신동민 대부분 각오를 하고 들어오죠. 빈지노 각오를 안 하고 들어왔다가 빠진 분이 더 콰이엇이에요. 하하. 하던 대로 막 요구하면 저희랑 작업 못 해요.

제품이 전면에 드러나는 창작자가 있는가 하면, 제품보다 창작자가 두드러지는 유형으로도 나눠보고 싶네요. 김한준 우리의 색깔을 넣겠다는 의도가 있긴 하지만, 당연히 제품이 더 중요하죠. 만약 앨범 커버를 만든다면, 그 음악을 정말 엄청나게 듣거든요.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으니까요. 한 번에 IAB 스튜디오라는 걸 알 수도 있겠지만, 이걸 누가 만들었냐는 나중인 것 같아요.

빈지노 개인으로 보자면, 사람들이 앨범 <12>를 듣고, 이제 빈지노를 ‘힙합 아티스트’라고만 부르는 건 편협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상당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준 앨범이었죠. 세 분의 중심에 힙합과 미술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 변화가 IAB 스튜디오와도 관련이 있을까요? 빈지노 아무래도요. IAB 스튜디오를 시작하면서 미술 이야기가 들어갔고, 우리끼리 여행한 이야기도 들어갔어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그렇고, 오히려 제가 힙합을 벗어나는 것에 대해 이제 걔네랑 그만 놀아야 한다, 지가 무슨 예술가냐, 자의식 과잉이다, 하는 분들도 있어요. 신동민 각자의 색깔이 더 깊어지고 진해지는 게 결국 팀의 색깔이 더 깊어지고 진해지는 길인 것 같아요. 그렇게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하나의 생태계가 형성되는 거고요. 김한준 사람들이 바깥에서 볼 때나 IAB 스튜디오지 친구 사이잖아요. 계속 같이 놀다 보니 재밌는 일도 하는 거고요. 그러니까 서로에게 주고받는 영향은 IAB 스튜디오가 아니라 우리가 친구가 된 게 시작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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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책, 음반, IT를 담당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