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oming

닥터 지큐의 냄새 상담소

2016.11.29GQ

냄새 때문에 골치 아픈 당신을 위한 고민 상담소.

Q 흡연해서 슬픈 남자 직장인입니다. 비흡연자가 월등히 많은 회사 분위기 때문에 매일 눈치를 보며 몰래 담배를 피우고 오는데요. 근처에 앉은 남자 팀장님이 자꾸만 담배 냄새 난다고 잔소리를 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무리 직장 상사라 해도 제 기호를 존중해줄 순 없는 걸까요? 대체 우리 엄마도 아닌데 왜 그러는 걸까요?

A 그건 바로 엄마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최근 직장인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84%는 냄새가 직장 내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담배 냄새가 갖가지 냄새를 제치고 평소 가장 참기 힘든 냄새로 꼽혔다고요. 즉 대놓고 참견하는 팀장님 외에도 어디선가 조용히 욕하고 있는 직장 동료들이 있다는 뜻이죠. 엄마랑 일할 게 아니라면 옷에 밴 담배 냄새에 좀 더 신경 쓰는 건 어떨까요?

Q 짝사랑에 빠진 남자 직장인입니다. 평소 관심이 있던 옆 팀 여자 대리님께 데이트 신청을 했고 지난주에 드디어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요즘 SNS 성지인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대화도 잘 통했어요. 그런데 다음날부터 저를 피하는 게 아니겠어요? 한 가지 짚이는 게 있는데 집에 데려다 줄 때 그녀가 조금 추워하길래 멋있는 척 제 재킷을 벗어 덮어 줬는데, 집에 와서 보니까 퀴퀴한 제 방 냄새가 그 재킷에 잔뜩 배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여자들은 냄새 때문에 호감이 사라지기도 하나요?

A 사실 냄새만 없애도 훈남이 될 수 있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91%는 냄새가 직장 내 이성동료에 대한 호감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습니다. 같은 질문에서 여성은 98%, 남성은 89%가 그렇다고 대답해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더 냄새를 민감하게 여기는 것으로 밝혀졌죠. 슬프게도 비염이나 코감기에 걸린 여직원 외엔 대부분 냄새 나는 사람을 남자로 보지 않는단 얘기입니다. 느낌이 오네요. 하지만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당신 뒤엔 든든한 솔로 부대가 있으니까요.

Q 사무실에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여자 직장인입니다. 최근 같은 프로젝트를 맡은 남자 후배 때문에 고민이에요. 후배에겐 천 년 묵은 신발냄새가 나는데요. 대놓고 말하면 사이만 나빠질까 봐 참고 있어요. 문제는 신발냄새 때문에 후배가 일 처리 하는 것까지 탐탁지 않아 보인다는 겁니다. 신발 냄새 때문에 같이 일하기 싫은 나, 비정상인가요?

A 지극히 정상입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냄새 관리가 직장 내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문서 작성이나 전화 받는 법에서도 프로페셔널한 냄새가 나야 하는 직장에서는 너무 진한 향수를 뿌리고 회사에 나타나는 사람만큼이나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 사람이 어설퍼 보이긴 하죠. 만일 그가 회사를 대표하는 업무를 맡기라도 하면 불안감마저 들 테니까요. 후배의 커리어를 위해서라도 관련 제품을 선물해주는 식으로 살짝 귀띔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후배의 발이 썩지 않길 바란다면요.

Q 회사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여자 직장인입니다. 옆자리에 앉은 회사 동기 A군 때문에 고민입니다. A군은 크리스마스 때까지 초콜릿 복근을 만든다며 한창 헬스에 빠져 있는데요. 문제는 점심 시간에 운동을 하는 그가 업무 시간에 늦을 까봐 가끔 안 씻고 올 때도 있다는 겁니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이런 참사가 벌어지는데 안 씻은 날은 땀 냄새가 솔솔 나서 제 인중이 마비되는 느낌입니다. 씻은 날은 좋은 향이 나는데 말이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마음 고생 좀 했겠어요. 설문 조사에 따르면 무려 89% 이상의 직장인이 직장 동료에게서 불쾌한 냄새를 맡은 적이 있다고 했어요. 그 말은, 그 설문에 답한 그 직장인들에게서도 어떤 형태로든 냄새가 날 수 있다는 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냄새를 과소평가하고 있어요. A군은 초콜릿 복근에만 신경 쓴 나머지 자신이 회사에 어떤 지옥을 펼쳐 놓았는지 상상도 못 하는 것 같군요. ‘땀도 닦고 옷도 갈아입고 왔는데 설마 냄새가 나겠어?’라고 생각할걸요. 샤워하고 온 날 “향이 무척 좋다”고 칭찬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각오는 해두셔야 합니다. 당신이 그를 좋아한다고 A군이 착각할 수도 있어요.

    에디터
    GQ PROMOTION
    일러스트레이터
    조성흠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