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타이, 어렵지 않아요

얇은 사 까만 타이는 고이 접어 나빌레라.

클래식 이브닝 보타이 32만원, 톰 포드.

기쁘고 좋은 날, 여자는 머리에 리본을 달고 남자는 목에 리본을 묶는다. 남자든 여자든 선물 포장지도 아니고, 스스로 리본을 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한 날이니까 쑥스러움은 슬그머니 밀어둔다. 보타이는 축하와 즐거움을 상징하는 점이 샴페인과 닮았지만, 잠깐의 버블로 그치지 않고 평생 지닐 수 있다는 게 다르다. 잘 만든 보타이 한 개만 있어도 온갖 기념일을 폼나게 즐길 수 있다. 어른이 되는 날, 남편이 되는 날, 성가대 멤버로 목청을 뽐내는 날, 그리고 12월의 크리스마스. 단정한 수트 한 벌과 깨끗한 셔츠만 있으면 되니 어려울 것도 없다. 물론 묶는 방법이 꽤나 까다롭긴 하다. 타이를 묶는 수많은 방법 중에서 난이도로 치면 이게 일등이다. 이미 <지큐>에서도 수차례 그림과 사진과 글로 설명했지만, 운동화 끈 묶듯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몇 가지 얕은 수를 부려본다. 가장 쉬운 건 이미 묶거나 붙여서 고정시킨 보타이. 목 뒤에서 고정만 하면 되니 이보다 더 쉬울 수 없다. 문제는 초라하고 엉성한 모양이다. 백과사전으로 꾹 누른 것처럼 납작하니 흡사 쥐치포인가 싶다. 정말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건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이보다 나은 방법은 쇼케이스에 진열된 행성에서 가장 완벽하게 묶어 놓은 보타이를 그대로 들고 가는 거다. 바람을 불어넣은 것처럼 풍성하고 그녀의 입술만큼 도톰하다. 목 뒤에서 버클을 고정해줄 만한 괜찮은 여자가 있다면 더 수월해진다. 단점은 잘못 건드렸다간 여자 옷고름처럼 스르륵 풀린다는 거다. 사진 속 톰 포드의 검정 보타이는 보타이계의 기본기 튼튼한 우등생이라 할 만하다. 약간 과장된 크기(사진과 실물 크기가 같으니, 궁금하면 잘라서 목에 대보면 된다)지만, 그래서 더 끌린다. 게다가 이걸 매면 전날 흥청망청 술을 마셨어도 얼굴이 좀 홀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