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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가뿐하게 나는 아주 자랑스럽고 개인적인 방법 4.

 

물론 코트가 폼이야 난다. 깃발처럼 나부끼는 자락은 겨울의 낭만이자 정서의 사치이기도 하고. 그러나 아름다운 새처럼 우아한 코트에는 치명적 결함이 있다. 거추장스럽고 걸리적거리는 데다 기대만큼 따뜻하지 않다. 지저분한 거리에서 코트 자락을 스스로 밟고 미끄러지거나 설상가상으로 발목을 삐고 겨우 도착한 저녁 테이블에 서둘러 앉다 남의 샴페인 잔을 와장창 깨고 나면, 결국 짜증이 나고 뾰로통해질 수밖에. 단출하고 간단한 겨울옷에 대한 욕구가 점점 커져 마침내 당장 다른 걸 사겠다는 확신에 이른다. 패딩 베스트는 양팔은 물론 온몸이 자유롭고, 없는 쾌활함도 타고난 성격인 듯 보이게 하는 데다, 굉장히 따뜻하다. 이걸 입으면 스스로를 젊고 귀엽고 건장한 청년으로 착각하게 된다. 그러니 자칫 지나친 명랑함을 발산해 무리의 야유를 받는 것만 조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