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프로그램 ‘숫자의 게임’

한국 양궁이 남녀 전 종목을 석권하면서 그 원동력에 새삼 관심이 쏠렸다. 승부 조작, 원정 도박, 협회 비리 등으로 바람 잘날 없었던 근년의 한국 스포츠계였는데, 양궁만큼은 지극히 상식적으로 보였고 그래서 어색했다. 일찍이 <숫자의 게임>이 주목한 바였다. 나이, 소속, 출신, 집안, 학벌을 괄호 속에 넣고, 장장 8개월간의 치열한 경쟁을 거쳐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종목. <숫자의 게임>은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을 “총 4055발의 화살”을 쏘고, “사선에서 과녁까지 182킬로미터를 왕복”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스포츠가 공정한 게임이라는 것은 청소년들도 납득시키기 어려운 정의가 된 지금에 와서 보니 <숫자의 게임>의 문제의식이 더욱 귀해 보인다. <공간과 압박>에 이어 호흡을 맞춘 이태웅 PD, 민혜경 작가, 디제이 소울스케이프, 김기조 디자이너의 협업은 이번에도 명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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