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무대 – 국립무용단 <향연>

무대의 필연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조명이 꺼지면 남아 있지도, 남길 수도 없다. 남산에 벚꽃이 지던 봄밤에 <향연>이 열렸으니, 남산의 낙엽이 진 지금으로서는 다만 알 수 없는 일. 그럼에도 돌이켜 기념할 수 있다면 무엇을 마땅히 떠올려야 할까. 색과 선? 의상과 표정들? 그것을 이끈 생각? “모더니즘은 비우고 지우고 정리하고 재정립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향연>을 연출한 정구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생각으로부터 한국의 전통 무용이 비로소 현대적인 균형을 갖추게 되었음은 어떻게도 부정할 수가 없는 바, 색과 선이 어우러지고 여운과 여백이 포개어지던 <향연>은 지금은 사라진 올해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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