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은 꼭 얇고 긴 잔에 마셔야하나?

지난 연말에 마신 그 샴페인을 또 마실 셈인가요? 올해는 좀 다른 것, 더 좋은 것, 내 마음에 꼭 드는 것을 마십시다. 11명 와인 애호가에게 좀 새로운 샴페인을 향한 길잡이를 부탁했어요. 늘 돌부리처럼 걸리던 샴페인에 대한 의문도 하나씩 풀어봤지요.

제품 협찬 / 3단으로 쌓은 촛대는 이딸라 기비 보티브, 타원형 은쟁반은 크리스토플(02-3479-1828), 세 가지 다른 모양의 와인잔은 리델(02-786-3136).

1 CHARLOT TANNEUX VINCENT CHARLOT ‘LE FRUIT DE MA PASSION’ 샹파뉴는 프랑스 다른 지역과 달리 새로운 생산자가 계속 눈에 띄는 재미있는 지역이다. 이곳 역시 고집불통이라 느껴질 정도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샴페인을 생산하는 신생 와이너리다. 바이오다이내믹 공법으로 샴페인을 만든다. 양세열(‘아베크뱅’ 대표)

2 CHAMPAGNE FLEURY NOTES BLANCHES BRUT NATURE 딱 마셨을 때 잘 익은 과일 향이 깊이 있게 느껴진다. 화이트 품종으로만 만든 ‘블랑 드 블랑’치고는 아주 가볍지만은 않다. 맵지 않은 우리나라 집밥에도 잘 맞아서 가족끼리 두루 모여 마시기도 좋다. 설원국(‘떼루아 와인 아울렛’ 대표)

3 RENE GEOFFROY BLANC DE ROSE NV 드라이하면서 입 안 가득 퍼지는 기포의 느낌과 피노 계열의 품종이 주는 풍부한 아로마가 아주 인상적인 샴페인이다. 여러 자리에 이 샴페인을 가지고 갔는데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는 히든카드 같은 샴페인이기도 하다. 유영진(‘워커힐’ 호텔 치프 소믈리에)

4 CHAMPAGNE VOIRIN-JUMEL CUVEE 555 BRUT 지난 휴가 때 이 양조장을 방문했다. 작은 규모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의 결실, 발전 가능성을 모두 확인했다. 유명한 RM 생산자인 자크 셀로스와 가까이 위치해 있으며 현지의 스타 레스토랑에 모두 수록되어 있는 것까지도 마음에 든다. 양진원(‘와인21닷컴’ 기자)

 

Q 샴페인 플루트에 마셔야 한다?

A ‘샴페인 잔’이라고 하면 길고 좁은 모양의 잔을 자동반사적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리델에서 출시한 새로운 형태의 샴페인 잔(사진 속 가운데)과 비교해서 마셔보면 플루트가 기능이 빠진 디자인에 불과했다는 냉혹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플루트 모양의 잔은 돔페리뇽에서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금 따라도 양이 많아 보이고, 폭이 좁아 은쟁반에 담아 옮기기 편하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기포가 길게 솟아오르는 걸 볼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샴페인을 플루트에 마실 땐 과실 향이 턱 막히고 이스트 향이 부각된다.

 

Q 식전주로 마시기 좋다?

A 플루트 잔을 들고 파티의 시작을 알리는 장면을 떠올리려고 치면 머릿속의 기억이 앞다투듯 튀어나온다. 플루트 잔과 파티, 그리고 축하는 샴페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미지다. 하지만 유영진 소믈리에의 말은 이렇다. “물론 즐겁고 기쁜 일이 있을 때 편안하게 마시는 것도 좋다. 샴페인을 싫어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샴페인의 맛과 향에 조금 더 빠져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식전주로만 소비되는 걸 안타까워하는 신동혁 소믈리에도 이렇게 말한다. “샴페인은 어떤 음식과도 곁들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