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순간 ‘이세돌의 78수에 알파고가 당황했을 때’

뭔지 모르지만 굉장한 일이 일어난 게 분명했다. 김영삼 9단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저는 이거 당하면 기절할 것 같은데요.” 구리 9단은 “신의 한수. 여태껏 대국 중 가장 아름다운 수네요.” 홍민표 9단은 “급소였어요. 흑의 약점을 유일하게 찾을 수 있는.” 78수는 명백히 흑(알파고)이 유리한 형세에서 백(이세돌)이 거는 중앙 승부수였다. 그러니까 위험에 빠진 순간에 오히려 공격 태세를 갖추는 수였다. 사람들은 4국 만에 인간이 승리했다며 기쁨에 취했지만, 그것은 인간의 승리가 아니라 이세돌의 승리였다. 이세돌은 말했다. “제가 거기 둔 것은 거기밖에 둘 데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단 하나의 가능성에 승부를 거는 한 인간에게 감탄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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