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뉴페이스 – ‘꿈의 제인’ 조현훈

2017.01.15정우영

<꿈의 제인>은 아직 개봉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 조현훈 감독은 조급해 보이지 않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갈채와는 관계없었다. 그는 영화를 말하고 소명을 말했다.

조현훈 감독은 영화 <꿈의 제인>에서 처음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했다. “창작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자기표현이겠죠. 하지만 <서울집>을 만들고, 작품 속의 자기 연민을 견딜 수 없었어요. 더 이상 나를 갉아먹는 방식으로는 창작의 동력을 얻을 수 없겠단 확신이 들었죠.” 하지만 나로부터 세계로 시선을 돌린 모든 예술가가 가출 청소년과 트랜스젠더가 가족을 이루는 이야기까지 나아가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독립영화다. 그것의 실천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다. “소속사도 제작사도 배급사도 없잖아요. 누구도 제게 이 영화를 완성하라고 하지 않아요.” 조현훈은 막연한 타인이 아니라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오고 애정을 지켜나갈 수 있는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들에 관한 이야기라면 “이것이 가치 있는 영화”라는 믿음을 놓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애정을 가지고 있고 많이 알고 있을수록 그것에 관한 지식을 피해서 이야기할 수 있어요.” <꿈의 제인>에 고발의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는 건 우연이 아니다. 적어도 조현훈에게 영화는 지식의 영역 너머를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현훈의 배우들은 가출 청소년 역할, 트랜스젠더 역할이 아닌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과 끝을 책임지다 보니, 영화가 감독에게 달렸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 역시 그랬고요. 하지만 점점 더 크게 와 닿는 것이, 배우가 영화의 절반 이상이라는 거예요.” 그 당연한 결과로서 그의 작품에서는 늘 배우가 주목받았다. <서울집>의 박주희는 2013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배우상을, <꿈의 제인>의 구교환, 이민지는 2016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그는 배우뿐만 아니라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을 치밀하게 준비할수록 관객들이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낀다고 믿어요”라고 했다. <꿈의 제인>은 2016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으로서 CGV 아트하우스상을, 무엇보다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을 거머쥐었다.

조현훈은 관객이 이 영화에서 ‘희망’을 찾아내길 바랐다. “어떤 분들에게는 어두운 영화일 수 있는데, 제게는 거기에서 빛을 드러내는 게 중요했어요. 제 이야기로 만들었다면 아무래도 의미가 퇴색했을 거예요.” 그에게 타인은 소재가 아니라 책임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희망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기보다 상처에 후 하고 입바람을 불어주는 것이다. <꿈의 제인>은 그 정도만으로도 누군가에겐 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영화가 모두에게 희망이 되지는 않을 수도 있어요. 반대하셔도 좋고, 욕해도 좋아요. 관심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무관심이야말로 최악이죠. 이건 긴 싸움이 될 테니까요.” 그는 정말 타인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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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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