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는 발렌시아가를 입는다?

2017 FW 파리 남성복 컬렉션에서 발렌시아가가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를 오마주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고 사회주의자는 발렌시아가를 입으면 되나? 

베트멍 디자이너이자 발렌시아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뎀나 바잘리아는 확실히 이슈 만들기에 일가견이 있다. 이번엔 그가 거대 기업 로고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는 게 밝혀졌다. 지난해 베트멍 티셔츠에 DHL 로고를 넣어 택배 회사를 세상에서 제일 패셔너블한 이미지로 만든 그가 지난 18일 파리에서 열린 2017 FW 발렌시아가 남성복 쇼에서는 미 사회주의자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를 오마주한 것. 그는 티셔츠와 커다란 스카프, 봄버 재킷에 지난해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의 캠페인 로고 ‘흰색과 빨간색 물결’를 ‘발렌시아가’ 타이포그래피에 차용했다. 다들 알다시피 버니 샌더스는 빈곤층과 노동자를 대변하는 사회주의자이고 자본주의 시스템을 비판해온 인물이다. 버니 샌더스는 웬만한 사람들 월급을 웃도는 발렌시아가 남성복에 들어간 자신의 선거 캠페인 로고를 보면서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패션의 계급성에 대한 위트 있는 전복? 혹은 부끄러운 위선? 어쨌든 확실한 것 하나는 트럼프 가의 사람들이 이 옷을 사 입을 리는 없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