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뉴페이스 – ‘화랑’ 도지한

2017.01.20손기은

빨리 달릴 생각이 없다. 안 보이는 지름길을 찾지도 않는다. 데뷔 후 8년 동안, 배우 도지한은 성공에 매달리지 않았다. 후회와 실패를 곱씹을지언정.

검은색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화랑> 제작발표회 하루 전날입니다. 홍보 마케팅이 강력해서 그런지, 덩달아 기대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에요. 2009년에 데뷔해 작품을 적지 않게 해왔지만, 어떻게 보면 <화랑>이라는 작품이 대중들에게 절 알릴 수 있는 기점이 아닐까 싶어요. 잘되면요. 근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하면 안 돼요. 크게 실망할 수도 있으니까…. 일단 진중히 지켜보려고요.

실망 많이 해봤군요. 네. 성적이 안 좋아서 엄청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 2013년에 tvN에서 방송된 <빠스켓볼>은 제가 타이틀 롤을 맡았고, 주변의 기대도 엄청 컸고, 저 또한 기대치가 올라가 있었는데, 그게 잘 안됐어요. 자책도 많이 했고, 곱씹기도 되게 많이…. 그때는 술도 많이 먹었고,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자연스럽게 일도 쉬게 되고요. 한번 뚝 떨어지고 나니까 다행인 건 이젠 악플이나 실패도 다 괜찮게 느껴져요. 제가 무슨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이것보다 더 아래로 떨어지는 일은 없지 않을까요? (웃음)

그럼 지금 배우로서 도지한의 가장 큰 고민 역시…. <화랑> 잘될까?

작품을 고를 때마다 돌다리 두드리듯 신중해지겠는데요. 내가 과연 얼마나 소화할 수 있을까를 중요하게 보는 편이에요. 좋은 역할이지만 나한테 이 옷이 너무 크거나 못 입을 것 같으면 아예 안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내가 표현할 수 없는 역할인데, 나한테 어울리지 않는데, 억지로 하다 보면 그 연기는 그냥 노력으로밖에 안 보일 것 같아요.

자신에게 어울리는 역할을 고려할 때 자신의 외모도 많이 고려하나요? 네. 그럼요. 얼굴이 강하고 인상이 세서요. 외모에 맞는 역할을 생각해야 하는데, 이건 장점일 수도 있고 단점일 수도 있는 거죠. 단점으로 작용할 때는 제 역량으로 어떻게 커버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고요. <화랑>에서 ‘반류’라는 역할은, 제가 생각했을 때도 외적으로 좀 맞아떨어질 것 같아요.

터틀넥은 보스.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도지한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나요? 인상이 강한데, 처음 보면 제가 워낙 낯을 가리니까, 흔한 말로 “얘 되게 싸가지가 없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다른 생각 없이 저에게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오디션장에 들어가서 인사 드린 뒤 아무 표정 없이 서 있으면 오해하시는 분도 꽤 많아요.

사실 SNS도 하지 않고,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보이지 않아서, 도지한이 어떤 사람인지 짐작이 힘들긴 해요. 그래서 더 진중해 보이기도 하지만요. 일 말고 다른 부분에서 저의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뭐 하는지는, 뭐 하고 사는지 궁금하실 수는 있죠. 하지만 제가 SNS를 한다고 해도, 그걸 통해 제가 어떤 사람인지 여전히 모르실 것 같아요. 그래서 아직 필요성을 못 느끼겠어요.

지금 <화랑> 속엔 아이돌로 데뷔해 연기를 하고 있는 동년배들이 함께 출연하고 있어요. 아이돌로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본 적 있나요? 어렸을 때 혼자 회사를 알아보고 프로필을 넣었는데, 기획사들로부터 오히려 아이돌이 어떻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데뷔 후에도 길 가다가 갑자기 어디 회사 누구라면서 명함 주신 분이 있는데, 전 원래 아이돌 쪽엔 관심이 없었어요. 전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나 끼 같은 게 없는 것 같아요.

끼요? 사람한테 ‘끼 부린다’ 그런 게 아니라, 에너지 같은 거요. 억지로 꾸민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서 발산되는 에너지요. 제가 일부러 끼를 발산하면 비호감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일부러 튀어보려는 것 같고, 보는 사람도 불편할 것 같아요.

끼가 있었다면 좀 다른 배우가 되었을까요? 어떤 한 인물을 표현하고자 할 때 서포트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끼와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에너지만으로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조금 더 쉬운 길로 갈 수 있게 도와줄 수는 있지만, 끼로 다 완성되진 않는다는 거죠.

여유가 생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섣부른 조바심은 없는 것 같네요. 많이 내려놨어요.

미래로 가볼 수 있다면 몇 살이고 싶어요? 전 서른세 살쯤요. 7년 뒤? 남자 배우가 제일 멋있고 좋을 시절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아우라도 생기고, 눈도 깊어지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맞는 옷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미래의 한 장면을 골라본다면? 음…, 저희 집에 가는 길에 옥외 광고판이 되게 많아요. 그 광고판 속에 제 얼굴이 있는 모습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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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손기은
    포토그래퍼
    황운하
    스타일리스트
    선유진
    헤어 스타일링
    황순영, 백설(정샘물)
    메이크업
    정미영(정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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