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 시계

자신의 역사를 시계 케이스에 남기다.

청동은 인류가 가장 오래 사용해 온 합금으로 가공이 쉬우며 내식성, 내마멸성이 높아 다양한 용도로 쓰여왔다. 시계 케이스 소재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푸르게 산화하며 얼룩을 만드는 성질 때문에 시계 소재로 큰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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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 시계 트렌드의 원조로 평가받는 파네라이 루미노르 섭머저블 1950 3 데이즈 오토매틱 브론조-47mm.

 

 

파네라이는 2011년 루미노르 섭머저블 1950 3 데이즈 오토매틱 브론조-47mm라는 이름의 청동 케이스 시계를 선보였다. 1000점 한정 스페셜 에디션으로 출시한 이 시계는 ‘파네리스티’라 불리는 파네라이 애호가 집단을 주축으로 엄청난 관심을 불러 모았으며, 발매와 동시에 매진되었다. 현재까지도 파네라이의 컬렉터스 모델 중 최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을 정도다.

파네라이가 시계에 청동을 적용한 이유는 다이버 워치 브랜드라는 정체성 때문이다. 청동은 앞서 말한 것처럼 내식성이 내마멸성이 강해 선박의 재료로 널리 쓰였다. 이탈리아 해군에 오랜 기간 시계를 공급해 온 파네라이는 그러한 상징적 이유로 브론조를 탄생시켰다. 최근 시계 업계의 소소한 트렌드 중 하나인 브론즈 케이스 시계는 이 모델을 계기로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시계 역사에서 청동 시계는 계속 존재해왔지만, 표면이 변색되는 것 때문에 크게 사랑받지 못했는데, 이 시계를 통해 변색이 빈티지한 매력과 터프함을 발산하는 것으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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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낙하산 부대의 영웅담을 기리는 벨앤로스 BR 01 스컬 브론즈. (우) 2015년 <온리 워치> 행사에 출품한 BR 01 스컬 브론즈 투르비용.

 

 

밀리터리 워치 브랜드인 벨앤로스 역시 BR 01 스컬 브론즈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낙하산 부대의 영웅담을 기리는 이 시계는 입체적인 해골 모양 다이얼이 매우 인상적이다. 시계 케이스는 구리 92%와 주석 8%를 섞어 만든 청동 소재이며, 다른 모든 청동 시계와 마찬가지로 산화되며 청색으로 변하지만 시계 자체의 내구성이나 수명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벨앤로스는 2015년 <온리 워치> 행사에 BR 01 스컬 브론즈 투르비용을 선보이기도 했다. <온리워치>는 모나코 국왕 알베르 2세의 주관하에 이루어지는 자선 경매로 여러 시계 브랜드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시계를 선보이고, 경매를 통해 판매한 수익금을 기부한다. 이 시계는 유니크 피스인 만큼 처음부터 케이스를 파티나 처리해 선보였으며, 악어가죽 스트랩까지 파티나 처리해 케이스와 조화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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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바젤월드를 통해 발표한 오리스 칼 브레이셔 한정판.

 

 

오리스는 2016년 바젤월드를 통해 칼 브레이셔 한정판이라는 브론즈 케이스 시계를 발표했다. 칼 브레이셔는 미 해군에서 흑인 최초로 수석 전문 잠수부에 임명된 영웅이다. 다이빙 워치 분야에 매우 심화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오리스는 그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에서 다이버즈 식스티 파이브 모델을 베이스로 새로운 시계를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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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크로노그래프 워치 메이커이자 몽블랑 빌르레 매뉴팩처의 전신인 미네르바의 수동 칼리버를 탑재한 몽블랑 1858 크로노그래프 타키미터 샴페인 LE 100.

 

몽블랑은 지난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17 SIHH에서 몽블랑 1858 크로노그래프 타키미터 샴페인 LE 100 모델을 발표했다. 다른 청동 케이스 시계들과 달리 드레스 워치로 제작된 이 모델은 2016년 제네바 워치 어워드 크로노그래프 부문을 수상한 몽블랑 1858 크로노그래프 타키미터 리미티드 에디션 100을 베이스로 제작했다. 최고의 크로노그래프 워치 메이커이자 몽블랑 빌르레 매뉴팩처의 전신인 미네르바의 수동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모노푸셔로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