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인간보다 더 나은, 인공지능 캐릭터

다음 드라마 캐릭터 중 가장 인간다운 인공지능은 누구일까? 1. <웨스트월드>의 호스트, 돌로레스 2. <휴먼스>의 가정부, 애니타 3. <블랙 미러>의 약혼자 닮은 꼴, 애쉬.

지난달 유럽연합에서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을 세계 최초로 ‘전자인간’으로 규정하고 그에 따른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나 대신 빨래를 하고 전구를 갈아 낄 로봇을 사기 위해 적금을 깰 날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들을 다시 한번 시청해보자. 거기에 우리가 직면할 가까운 미래가 있다. 다음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중 인간과 가장 비슷한 인공지능은 누구일까? 아니, 누가 인간보다 더 낫나?

후보 1. HBO <웨스트월드: 인공지능의 역습>의 돌로레스

극 중 캐릭터 서부개척시대처럼 꾸며 놓은 미래의 대형 테마파크 ‘웨스트월드’에서 손님(인간)을 맞는 호스트(인공지능)로, 주입된 시나리오를 진짜 삶이라 믿으며 농장 주인의 순진한 외동딸로 살고 있다. 매번 다른 손님이 찾아와 사랑하는 아버지를 죽이고 성적 착취를 당하는데 매일 밤 기억이 포맷되기 때문에 자신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웨스트월드를 방문한 손님도 식별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과 똑같이 생겼다. 인간보다 못한 점 평생 웨스트월드를 벗어나지 못한다. 경로 이탈 시 웨스트월드를 관리하는 직원이 출동해 시스템을 정지하고 본부로 수거해간다. 물론 웨스트월드를 벗어나야겠다는 자유 의지도 없고 세상의 모순을 느껴본 적도 없으므로 자발적인 제자리걸음이다. 인간보다 나은 점 늙지 않는다. 주름도 늘지 않고 항상 생기 넘친다.

 

후보 2. 채널 4 <휴먼스>의 애니타 

극 중 캐릭터 인공지능이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한 가까운 미래의 런던, 애니타는 호킨스 가족의 입주 가정부로 일하고 있다. 눈치가 백 단으로 호킨스 가족의 평화를 위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빠르게 판단하고 실행한다. 가출한 장녀 매티 호킨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달을 감상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건 다른 인공지능이 갖지 못한 미적 유희 기능이다. 귀찮게 끼니를 챙길 필요 없이, 전기를 충전해 에너지를 얻는다. 인간보다 못한 점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없다. 안타깝게도 주인이 명령해야 웃을 수 있다. 용기, 분노, 욕망, 자존심, 행복 등을 느끼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며 그에 관련된 질문엔 “죄송합니다. 질문을 이해할 수 없군요.”라는 대답만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인간보다 나은 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후보 3. 넷플릭스 <블랙미러>의 애쉬

극 중 캐릭터 <블랙 미러> 시즌2 1화 ‘Be Right Back’의 주인공. 사고로 약혼자 애쉬를 잃은 마사의 주문으로 만들어진 맞춤형 인공지능이다. 지문, 솜털, 점의 위치까지 죽은 애쉬의 판박이인건 물론이고 목소리, 말투, 자주 쓰는 단어도 같다. 생전 SNS 중독자였던 애쉬의 SNS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지 결정한다. 애쉬가 살아있을 때처럼 짓궂은 농담을 즐겨 하고 부끄러워하거나 민망해하기도 한다. 다만 SNS에 언급된 상황에 한해서다. 인간보다 못한 점 선의의 거짓말이란 걸 모른다. 인간처럼 굴라며 온갖 잔소리를 해대는 마사에게 “인공지능이라 어쩔 수 없다”며 곤란해 한다. 지나치게 솔직하다. 인간보다 나은 점 원하면 언제든지 발기할 수 있다. 그리고 상대가 만족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애쉬의 SNS 셀카를 기준으로 만든 얼굴이기 때문에 원래 모습보다 더 잘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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