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트럼프 때문에 인생 피곤해진 유명인들

2017.02.08GQ

45대 미국 대통령 때문에 폴 오스터는 마이크를 잡았고, 카니예 웨스트는 친구들을 잃었다.

 

폴 오스터 1947년생, 뉴저지 출생, 소설가

폴 오스터는 피곤하다. 지난 5년간 써왔던 866페이지짜리 방대한 분량의 소설 <4321>를 탈고하고 좀 쉬나 했더니 팔자에 없는 기관장을 맡게 됐다. 2018년부터 펜 아메리카 센터(작가의 권리와 창작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미국 작가 연대)의 대표로 활동하게 된 것. 수년간 부담스러워서 거절했던 자리지만 이번엔 어쩔 수 없었다. 트럼프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공식 석상에서 마이크를 잡지 않으면 제 명에 못 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벌써 신간 인터뷰를 가장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코난 오브라이언 1963년생, 매사추세츠 출생, 코미디언

트럼프가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 설치를 서두르자, 보다 못한 코난 오브라이언은 스스로 미국, 멕시코 간 민간 외교관이 되기로 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멕시코시티에 가서 스튜디오를 빌리고 멕시코 현지 스태프와 함께 멕시코 게스트를 초대해 <국경 없는 코난> 쇼를 제작하는 것. 멕시코에서 제작한 첫 번째 쇼는 3월 1일 밤 미국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트럼프의 유색인종 혐오가 심해질수록 코난이 국경을 넘는 횟수도 많아질 것 같다.

 

카니예 웨스트 1977년생, 조지아 출생,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는 트럼프 때문에 대선 출마를 4년 뒤로 미뤘다. 원래 2020년에 미국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트럼프를 만난 뒤 2024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이 같은 행보와 더불어 최근 콘서트에서 트럼프 지지 발언을 하는 등 혼자만의 대선 준비에 열을 올리느라 오히려 오랜 친구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안 그래도 트럼프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에 화가 잔뜩 난 비욘세, 제이지, 존 레전드는 트럼프 주니어 같은 카니예의 행보에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는 어제 트럼프과 관련된 모든 트윗을 지우고 안티 트럼프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늦은 느낌.

 

샤이아 라보프 1986년생, 캘리포니아 출생, 배우

샤이아 라보프는 요즘 배우보다 사회운동가로 더 유명하다. 그는 뉴욕 영상 박물관 앞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정치적 발언을 24시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4년짜리 아트 프로젝트 ‘그는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HE WILL NOT DIVIDE US)’를 진행하다가 히틀러 숭배자와 다툼 끝에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라이브 카메라에 찍힌 경찰에 체포되는 동영상, 백인우월주의자에게 맞서 싸우는 동영상은 SNS에서 화제를 일으키며 리트윗되는 중.

 

니코 시걸 1993년생, 일리노이 출생, 뮤지션

트럼펫 연주자 겸 프로듀서, 밴드 소셜 익스페리먼트 멤버인 니코 시걸은 이름을 뺏겼다. 2009년 키즈 디즈 데이즈로 활동할 때부터 사용했던 그의 무대 명은 도니 트럼펫(Donnie Trumpet)이었다. 이름이 도널드 트럼프와 비슷했기 때문에 트럼프의 막말이 쌓여갈수록 사람들의 놀림도 심해졌다고. 그는 트럼프가 당선되자마자 미련 없이 지난 8년간 사용했던 이름을 버리고 본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 동안 쌓아왔던 명성을 지키는 것보단 트럼프와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절실했던 거다. 덕분에 당분간은 ‘한 때 도니 트럼펫이었던 니코 시걸’이라고 자신을 소개해야 한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서 에디터)
    포토그래퍼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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