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논, 해리 포터의 안경, 섀빌로 아이웨어

안경을 끼는 사람에게는 저마다 꿈의 안경이 있다. 가볍고 편하고 멋있고, 얼굴에 연인의 손가락처럼 부드럽게 닿는 그런 안경. 잘 때도 벗고 싶지 않고 쓰고 있다는 걸 종종 잊게 되는 안경. 섀빌로 아이웨어라면 가능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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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좀 오래된 얘기다. 영국 태생의 맥스 와이즈먼은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드는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알파와 오메가를 붙여 알가 웍스 Algha Works라는 이름을 짓고, 이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걸 만들기로 했다. 알가 웍스에서 만든 안경은 2차 세계 대전 동안 영국군의 필수품이었다. 특히 가스 마스크에 쓰는 안경과 조종사를 위한 안경은 출전한 군인은 물론, 장안의 멋쟁이들에게까지 소문이 나서 그 시대 남자들이라면 갖고 싶어 어쩔 줄 모르는 목록 중 하나였다. 곧 알가 웍스의 빌딩에선 2백 명이 넘는 직원이 한 해 50만 개의 안경을 분주히 만들게 됐다. 그러던 어느 해, 독일의 엄청난 물가를 견디다 못한 맥스는 아들과 함께 제조업체를 영국으로 옮겼고 이때부터 알가 웍스의 새로운 시대가 런던에서 시작됐다. 이제부터는 또 다른 얘기다.

섀빌로 아이웨어는 그 유명한 맞춤 수트와는 상관없지만 비슷한 맥락의 안경점이다. 모든 공정이 수작업이다 보니 개인의 특징과 취향에 맞는 비스포크 아이웨어를 만들 수 있다. 렌즈 크기, 브리지 치수, 템플의 높이, 색깔까지 전부 고르고 차분히 기다리면, 마치 꿈처럼 얼굴에 착 붙는 안경을 쓰는 굉장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알가 웍스의 창립연도는 1898년, 섀빌로 안경은 1988년에 설립되었고, 마침내 2012년 알가 웍스와 섀빌로 안경이 하나로 통합되었다.

알가 웍스에서 만드는 섀빌로 안경테의 도금 함량은 다른 브랜드 평균인 1퍼센트보다 훨씬 많은 5퍼센트. 골드 함유량이 많으니 가볍고 부드러워서 얼굴 윤곽에 맞는 피팅이 한결 쉽다. 벗겨지거나 까질 위험도 적고. 유명인들도 섀빌로 안경을 많이 썼다. 간략하게 추린 이름만 존 레논, 해리슨 포드, 에릭 클랩튼, 다니엘 레드클리프. 이제 서울에서도 섀빌로 안경을 살 수 있게 됐다. 정직과 관용, 힘을 갖춘 남자. 아름다운 여자와 고상한 문화, 충분한 돈을 사랑하되 그것을 자랑하지 않는 남자. 무엇보다도 침묵의 힘을 아는 남자, 나이가 들어도 청년다운 기백을 지닌 남자에게 권하고 싶다. 어떤 걸 골라도 괜찮지만, 특히 안경테를 둘러싼 부분과 다리 팁을 이탈리아 가죽으로 만든 판투 레더 제품을 제일 먼저. 검정과 갈색, 탠 컬러 세 가지가 있고 가격은 6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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