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 고미술상가의 봄

봄이다. 올 봄에는 정신 없는 답십리 고미술상가에 가서 조용한 옛 미술품을 구경해보는 건 어떨까.

어쩐지 R2D2가 생각나는 조선 백자 향로 20만원, 삼보당.
어쩐지 R2D2가 생각나는 조선 백자 향로 20만원, 삼보당.
간결한 기법의 고려 청자 주병 2백50만원, 대영. 둥근 조선 백자 화병 2백만원, 예명당.
간결한 기법의 고려 청자 주병 2백50만원, 대영. 둥근 조선 백자 화병 2백만원, 예명당.
고려 흑유 편호 80만원, 삼보당. 청동 불상은 정진화 작가 소장품.
고려 흑유 편호 80만원, 삼보당. 청동 불상은 정진화 작가 소장품.
푸른 글씨가 있는 백자 합(뚜껑), 35만원, 대영.
푸른 글씨가 있는 백자 합(뚜껑), 35만원, 대영.
조선 백자 장군 1백20만원, 삼보당. 조선 백자 연봉 2백만원, 대영. 노기쁨 작가의 현대 도예 작품 25만원, 신사동 에리어 플러스.
조선 백자 장군 1백20만원, 삼보당. 조선 백자 연봉 2백만원, 대영. 노기쁨 작가의 현대 도예 작품 25만원, 신사동 에리어 플러스.

박물관에서나 보던 조선 백자는 가격이 얼마쯤 하려나. <TV쇼 진품명품>에 나오는 이런저런 옛 물건들을 하나쯤 구해볼 수 있을까. 천년 된 신라 토기 한 점을 9만원에 샀다는 친구의 얘기는 사실일까. 계절처럼 가벼운 흥분을 안고 답십리 고미술상가에 간다. 답십리역 근처, 상가는 건물 하나에 모여있지 않고 드문드문 길을 따라 이어진다. 그리고 복도마다 수많은 가게가 빽빽하다. 처음엔 좀 어지러울 지도 모른다. 가게는 좁고, 물건은 많고, 취향은 나란하지 않고, 생각은 경사가 가파르다. 그러니 한 번에 ‘대단한 걸’ 건지겠다는 생각은 숫제 맞지 않는다. 몇 번이고 그것들을 천천히 들여다보려는 마음으로부터 과연 어울리는 한 점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금사리, 예명당, 삼보당, 희방, 대영, 정명당 같은 가게를 우선 추천한다. 한 지극한 콜렉터의 얘기를 담은 책 <조선예술에 미치다>도 함께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