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의 여행가들-1

칼을 들고 다니는 안젤리나 졸리, 알몸으로 잠드는 찰스 황태자, 어마어마한 마일리지가 쌓인 베컴 가족, 초월한 여행자 달라이 라마, 어디서든 하루에 스무 잔의 홍차를 마셔야만 하는 리처드 브랜슨…. 세계를 넘어 가히 세기를 여행하는 지구 최고의 여행자들.

르네 레드제피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레스토랑 ‘노마’의 창업자이자 총주방장을 맡고 있는 레드제피는 수렵과 채집으로부터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노마의 위층에는 북유럽 식품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그곳에서 식물학자나 생물학자와 함께 다양한 재료로 새로운 방식의 조리를 시도하곤 한다. 순록의 혀, 유럽 보리수나무의 껍질 그리고 생선 비늘까지. 그는 노마 팀원 전체를 데리고 식도락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 시드니로 가서는 악어 요리가 포함된 12가지 코스 메뉴를 즐겼다. 사실 그 전에는 도쿄에 잠시 들러 다양한 메뉴를 즐기기도 했다. 그의 연구에는 아넘 랜드와 티위 제도에서 2개월간 살면서 알게 된 토착민의 요리도 포함돼 있다. 그 다음엔, 멕시코로 향해 그곳의 방대한 소스를 조사할 예정이다. 고향인 덴마크와 그의 아버지의 고향인 유고슬라비아 사이에서 자라난 레드제피는 블랙베리를 줍고 밤을 굽고 호밀빵과 멜론을 곁들여 먹으며 자랐다. 한편 헤비메탈의 광팬인 그는, 아침 근무자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메탈리카의 노래를 큰 소리로 틀어놓곤 한다.

 

찰스 왕세자 그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누이에게 받은 하얀 가죽 변기 시트 없이 집을 떠난 적이 없다. 다른 여행 필수 품목으로는, 은으로 도금된 고슴도치 가시 이쑤시개, 허리 통증을 위한 붉은색과 금색 쿠션, 빳빳한 칼라를 위한 순금 보강재, 그리고 이 모든 건 루이 비통 모노그램이 새겨진 가방에 들어간다. 한 벌에 3천 파운드쯤 하는 앤더슨 앤 셰퍼드의 선별된 맞춤 정장 60여 벌과, 턴불 앤 아서의 셔츠 2백여 벌도 함께 실린다. 하지만 목록에 파자마는 없다. 그는 항상 벌거벗고 자기 때문이다. 전 세계 왕가 중 가장 많은 여행 경비를 지출하는 영국의 찰스 왕세자는 전세기를 타고 뉴질랜드를 방문해 키위새의 깃털로 만든 전통 복장을 걸치고 마오리족의 민속춤 하카를 보는가 하면, 아프리카 연안의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에 들러 시에라리온 국가 밴드 단원들과 드럼을 치기도 한다. 이제 68세인 그는 프랑스어, 독일어, 웨일스어를 조금씩 할 줄 알며 요즘은 아랍어를 공부한다. 식성은 무척 까다로운데, 채소 같은 경우 특정 미네랄 물에 찐 것만 좋아한다. 오후 4시에서 5시 사이에는 꼭 차를 마신다.

 

안젤리나 졸리 늘 여러 종류의 칼과 초판본 책을 휴대하는 그녀가 유엔 특별 대사로서 이제껏 맡은 임무는 카불과 다르푸르의 망명자를 만나고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지대를 방문하는 등 무려 40여 건에 달한다. 브래드 피트와의 사이에 둔 아이들도 국제적인 활동 반경을 갖고 있다. 캄보디아의 바탐방 주에서 입양한 첫째 매독스, 호치민에서 입양한 둘째 팍스, 에티오피아에서 입양한 셋째 자하라를 비롯해 – 그들의 생물학적 자식인 – 나미비아 월비스 만에서 출생한 실로(10세)와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난 쌍둥이 녹스와 비비안(8세)까지. 졸리는 자식들이 출생한 지역의 좌표를 어깨에 문신으로 새겼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경비만 해도 전세기 이용으로 연간 약 57억원을 쓰고, 아이들 개인교사 비용으로 약 11억원을 쓴다. 특히 아이들이 토착 문화에 자연스럽게 융화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는데, 루이 비통 화보 촬영차 시엠립을 방문했을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귀뚜라미 튀김을 먹었다.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에 별장이 있고, 졸리와 피트가 결혼식을 올린 프로방스의 성도 있다. 거기에는 약 2백87억원 상당의 예술 작품이 있다.

 

엘론 머스크 45세 사업가인 머스크는 온라인 이체 서비스 페이팔을 공동 창업했고, 약 13조원 가치의 계약을 체결한 회사 ‘스페이스 X’로 우주 항공 산업을 뒤흔들고 있으며, 전기 스포츠카의 선두주자 테슬라 모터스를 소유하고 있다. 머스크는 개인용 제트기를 조종해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과 로스 앤젤레스의 스페이스 X 본사를 드나든다. 그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하이퍼 루프’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진공관으로 연결해 캡슐로 승객을 이동시키는 이 초고속 열차는 시동을 걸고 시속 190킬로미터까지 단 2초에 돌파한다. 스피드광이기도 한 그는, 1977년 영화 에 나온 로터스 에스프리를 갖고 있는데 실제로 이 차가 잠수용 자동차가 될 수 있도록 개조하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나고 자란 머스크는 로스 앤젤레스 벨 에어에 위치한 맨션에 살고 있는데 그곳엔 영화 <아이언맨>에 바치는 박물관도 있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토니 스타크의 캐릭터를 엘론 머스크에 기반을 두고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100시간 일하는 그는 다이어트 콜라와 랍스터 튀김 그리고 오징어 먹물 요리를 즐긴다. 최근에 휴식을 취한 적은 두 번밖에 없다. 프랑스령의 작은 섬 생 바르텔미와 하와이에서. 하지만 그는 흥건한 파티의 주최자이기도 하다.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이했을 땐 영국의 성을 빌려서 스무 명의 손님과 밤새 술래잡기를 했다.

 

베컴들 패션 디자이너 빅토리아 그리고 축구 슈퍼스타 데이비드는 공항에서 자주 목격된다. 톰 포드 선글라스와 스마이슨 토트백을 휴대한 그녀와 루이 비통 더플 백을 멘 그. 축구에서 은퇴한 후, 자선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유니세프의 친선대사로서 파푸아 뉴기니의 마운트 헤겐을 방문했고, 아프가니스탄의 영국 부대 그리고 아마존의 야노마미 부족에게 축구를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네팔에서 남극 대륙에 이르도록 7번의 자선 축구경기를 진행하기도 했다. 가족 여행으로는 에르미오니, 아이슬란드에서의 연어 낚시 그리고 빅토리아의 서른네 번째 생일에 선물한 나파 벨리의 포도밭 방문, 크리스마스 휴가를 위한 몰디브 휴식도 있다. 아이들도 함께 여행하는데, 막내 하퍼는 세 살이 되었을 때 이미 마일리지가 10만 마일에 달했다고 한다. 로미오는 파트타임으로 모델일을 하고, 브루클린은 사진가로 활동하느라 오랜 시간을 이동하는 데 쓰지만 현재 이 가족은 런던 홀랜드 파크에 산다. 데이비드가 즐겨 찾는 바는 노팅힐에 있는 ‘더 카우’다. 기네스 맥주와 파이를 함께 곁들인다.

 

수잔 보이치키 구글의 창시자,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보이치키의 차고를 빌려 그들의 첫 사무실로 썼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의 16번째 직원이 되었고 지금까지 25년간 함께하고 있다. 이제 48세가 된 유튜브의 최고경영자는 도쿄와 시드니 그리고 두바이에 있는 사무실을 방문하다가, 최근 런던에 완벽한 방음시설과 편집 장비를 갖춘 비디오 메이커들의 허브, 유튜브 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세계에서 열리는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 언제나 1순위로 초대받는 그녀는 (아스펜에서 열리는 ‘포춘 테크’를 가장 좋아한다), 근래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와중에, 아직 두 살이 안 된 아기를 위해 짠 모유 병을 차갑게 유지하기 위해 발코니에 놓았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그녀는 유튜브 본사에 보육원과 임신한 어머니를 위한 특별한 주차장을 만들었으며 최근엔 육아휴직 기간 동안 직급을 보장하는 캠페인을 열어 미국에서 이 행정이 합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사무실이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 산 브루노에서 멀지 않은, 산이 내다 보이는 집으로 항상 저녁 시간 전에 퇴근한다. 그리고 여섯 시에서 아홉 시 사이에는 이메일 체크도 하지 않는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