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고의 여행가들-2

칼을 들고 다니는 안젤리나 졸리, 알몸으로 잠드는 찰스 황태자, 어마어마한 마일리지가 쌓인 베컴 가족, 초월한 여행자 달라이 라마, 어디서든 하루에 스무 잔의 홍차를 마셔야만 하는 리처드 브랜슨…. 세계를 넘어 가히 세기를 여행하는 지구 최고의 여행자들.

멜린다 게이츠 그녀는 진정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말한다. 댈러스에서 태어나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기 전에는 듀크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52세인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 빌 게이츠와 결혼했는데, 그들의 하이테크 대저택은 시애틀의 워싱턴 호수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그곳의 서재엔 무려 3백58억원을 내고 경매로 낙찰받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필서 모음집 가 있다. 그런데 이 부부는 20년 전 잔지바르에 있는 무넴바를 방문한 후,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어 천문학적인 수치의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그들은 여러 프로젝트를 손수 챙기는데, 그중엔 콜카타의 에이즈 진료소 운영, 나이로비의 가족계획 센터 돌보기 그리고 말라위의 여성 권익 향상 계획도 포함된다. 가족 휴양지로는 벨리즈의 섬도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곳은 세렝게티 벌판과 크루거 국립공원의 울루사바 오두막이다. 그녀가 항상 챙기는 것 중에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두 개의 퍼즐 맞추기가 있는데 (수공예로 만든 1천7백만 원짜리), 그녀와 남편 중 서로 누가 먼저 끝내는지 경쟁할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한다고 한다. 빌은 그녀의 50번째 생일을 위한 파티를 열었는데, 파티의 테마는 전통 오스트리안 복장이었다.

 

달라이 라마 티베트 북동쪽 촌락에서 16 남매 중 다섯 째로 태어난 달라이 라마는 수도사 공부를 여섯 살에 시작했고, 스물네 살이 되던 1959년에 중국을 탈출해 인도 다람살라에 은둔했다. 이제 여든한 살이 된 이 맑은 승려는 몹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다. 유럽 12개국을 75일 동안 방문한다든가 하면서 말이다. 이런 일정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그는 최선을 다한다. BBC의 < World News >를 시청하며, 매해 미네소타에서 정기검진을 받는다. 버락 오바마와는 네 번 만났고, 북아일랜드에서는 평화 걷기에 앞장섰고, 브리즈번에서는 행복에 관해 강연했으며, 티베트인 마을이 있는 미국 산타페에서는 스키를 탔다. 그의 명성 중엔 1백여 권의 책 집필과 프랑스 <보그>의 게스트 에디터, 노벨 평화상 그리고 리처드 기어의 아들의 대부가 된 것도 있다. 그는 시계를 모은다. 일상을 보건대 잘 어울리는 취미다. 새벽 3시에 일어나 기도를 올리고 5시에는 뜨거운 죽을 먹으며 온종일 공부와 명상을 거듭한다. 그러고는 저녁을 먹지 않고 7시에 잠을 청한다.

 

퍼렐 윌리엄스 그는 전용기로 여행한다. 보통과는 다른 크기의 보라색 에르메스 버킨 백과 고야드 수건을 휴대하며, 가장 좋아하는 책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도 빠뜨리지 않는다. ‘Happy’ 같은 히트곡과 제이지와의 TV 광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머라이어 캐리, 스눕 독, 그리고 어릴 적 교회 친구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와의 협업까지, 이 음악적 카멜레온은 쉼이 없다. 하드커버로 된 한정판 책 < Places and Spaces I’ve Been > 을 펴내기도 했는데, 그 안엔 안나 윈투어, 자하 하디드 그리고 카니예 웨스트와의 인터뷰가 포함되어 있다. 가장 최근 싱글인 ‘Freedom’은 난민들에게 바쳤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엔 노동 착취를 일삼는 파리와 베이징의 공장 안에서 춤추는 장면이 들어 있다. 윌리엄스는 자신의 최고 히트곡 중 몇 곡을 비행기에서 썼는데, 공중에 있으면 어떤 감각이 증가됨을 느끼고 소리를 들으면 색깔이 보이는 특별한 공감각까지 높아진다고 한다.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땐, 전용기로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카사 데 캄포 호텔로 날아가 노을을 보며 캐러비언 게를 먹는다. 로스앤젤레스의 집에선, 뒤뜰에 설치된 하프 파이프 경사로에서 스케이트 보딩을 연습하고, 자신의 패션 라인 더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에 대한 구상을 하기도 한다. 그가 디자인한 옷은 그보다 훨씬 더 멀리 여행했는데, 우주 비행사 릴랜드 멜빈은 국제 우주 정거장 미션에 그의 티셔츠를 입고 참여했다.

 

레비슨 우드 34세의 전임 낙하산병이자 TV 모험가인 그는 과연 진짜다. 잉글랜드 북쪽에서 자란 그의 첫 번째 여행은 바그다드를 경유해 카이로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는 히치하이킹이었다. 그로부터 10년 후, 그는 나일 강의 길이만큼 걸었는데, 르완다의 옹베 숲에서 이집트의 로제타 항구까지 총 9개월간의 여정이었다. 그 와중 절벽 위에 있던 하마를 구해주기도 했으며, 남수단에서는 유엔 화합물을 공격하는 민병대와 맞닥뜨리기도 했다. 여행 환경은 정말 처벌처럼 가혹했는데, 그의 여행을 기록하던 미국인 기자는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그는 히말라야를 선택했다. 6개월간 약 2,735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걸은 그는 팔이 부러지기도 했고, 탈레반이 통제하는 영토를 지나기도 했으며,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사이의 해발 약 4,876미터의 봉우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가 챙기는 것 중에는, 여행 장비와 벨스태프 재킷 그리고 알트버그 하이킹 부츠가 포함된다. 또한 15년 된 황동 나침반도 있는데, 네팔 여행 중 사고를 당했을 때 고장나 지금은 북쪽 대신 남쪽을 가리키고 있다. 평소엔 항상 빈티지 어드벤처 책을 찾아다니는데, 최근에 TE 로렌스가 쓴 <지혜의 일곱 기둥> 2쇄를 발견하기도 했다. 우드는 현재 중앙아메리카의 길이만큼 걷고 있다. 햄튼 코트에 위치한 그의 17세기 집에 돌아오면 무조건 편하게 휴식을 취한다. 홍차 그리고 토스트와 함께. 그는 아직도 영국군 예비군 소속으로 심리학과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영국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게 협력하는 엘리트 신병군 77연대에 참여하기도 한다.

 

한리 프린슬루 남아공 출신의 다이버 한리 프린슬루는 바다와 전혀 접하지 않은 농장에서 자랐다. 하지만 꿈을 꾸며 살았다. 그것은 바로 인어가 되는 것. 그녀는 스웨덴 친구를 통해 처음 다이빙에 눈뜨게 되었는데, 대학 졸업 후에는 프리다이빙에 전념하려 아예 홍해의 휴양지 다합으로 이주했다. 11번의 세계 기록과 5분 39초 동안 숨을 참는 기록을 세운 후 현역에서 은퇴한 그녀는 이제 사람들에게 프리다이빙을 가르치고 있다. 캐러비언 바다에서는 향고래와 함께, 파푸아뉴기니에서는 듀공과 함께, 그리고 코스타리카에서는 귀상어와 함께 헤엄친다. 프린슬루는 적어도 1년 중 3개월을 그녀의 고향 케이프 타운에 머무는데,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다이빙 장소가 거기서 가깝기 때문이다. 모잠비크 남부의 큰 돌고래, 쥐가오리 그리고 거북이들 사이에서 어느 때보다 편안하게 헤엄친다. 다이빙 후 그녀가 즐기는 술은 컴 앤 씨의 티포 틴토 럼이다. 어딘가로 떠날 땐, 챙이 넓은 모자와 요가 매트 그리고 코코넛 오일과 바닐라 오일을 섞은 보습제를 항상 챙긴다. 그리고 그녀의 일체형 사롱은 때로 자외선 차단제로, 홑이불로, 피크닉 담요로 또 한 번은 돛으로도 기능을 발휘했다. 그녀는 깊은 잠수를 위해 유제품과 밀가루 그리고 설탕과 카페인과 알코올을 기피하며, 가능한 한 익히지 않고 먹는 걸 선호한다. 그녀의 정신적 준비에는 명상과 시각화도 포함된다. 2010년에 그녀는 ‘아이 엠 워터’라는 자선단체를 출범시켰는데, 해안 공동체에서 불우한 환경의 어린아이들에게 수영과 스노클링 그리고 프리다이브를 가르쳐준다. 다음 세대에는 이들이 대양의 보호자가 될 거라는 희망을 굳게 믿기 때문이다.

 

브루스 디킨슨 헤비메탈 그룹 아이언 메이든의 리더이자 보잉 747 파일럿 자격증을 소유한 디킨슨은 최근 밴드의 월드 투어 콘서트에 전세기 ‘Ed Force One’(그들의 앨범 커버 마스코트, 좀비 에디를 본떠 명명한)을 대동했다. 6개월 동안 횡단한 국가는 36개국에 달했으며 총 주행거리는 5만5천 마일이었다. 다소 뜻밖에도, 작년 8월에 그는 카디프에서 지부티까지 항공기 비행을 맡았는데, 지부티 국영 항공사이자 홍해 항공사라고도 알려진 지부티 항공의 외주 운영을 영국 웨일스에 위치한 디킨슨의 부업 항공사에 위탁했다고 한다. 그의 능력은 정당한 사유에도 적용되었는데, 수많은 순례자를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로 태우고 가기도 하고,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중에는 레바논에서 영국인들을 공수하기도 했다. XL 항공사의 부도로 인해 이집트에 묶여 있던 여행객의 운송을 책임졌으며, 뉴저지 해변으로 맥없이 떠밀려온 붉은바다거북이를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거북이 보호 구역으로 보내주기도 했다. 그는 심지어 시간여행에도 관심이 많은데, 런던에 있는 그의 집 복도엔 유명 드라마 <닥터 후>의 ‘달렉’이 있다. 미 국방부를 위해 무인 스파이 비행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며 재치 넘치는 소설을 쓰기도 한다. 디킨슨은 또한 한정판 ‘기병 빨간색과 검은 맥주’를 생산하는 맥주회사의 주인이기도 하다.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