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깨는 나이키 브레이킹2 프로젝트

지금 인간은 그 어떤 시대보다 빠르다. 하지만 더 빨라지려 하고 있다. 2시간 마라톤의 한계를 깨기 위한 나이키의 브레이킹2 Breaking2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이렇게 춥고 바람도 많이 부는데 괜찮나요?”, “네, 괜찮습니다. 선수들은 바람보다 햇빛을 더 싫어하거든요.” 지난 3월 7일 화요일, 밀라노와 1시간 거리인 롬바르디아 주 몬차에 위치한 국립 몬차 자동차 경주장에서 나이키 스포츠 리서치 랩(NSRL, 이하 나이키랩)의 브래드 윌킨스 박사는 자신의 뺨을 세게 때리는 바람을 맞으며 이렇게 말했다. 구글링해보니 이날 온도는 9~12도, 풍속은 시간당 24~40킬로미터였다. 체감 온도와 풍속은 그보다 더했지만 맨다리를 드러낸 마라톤 선수들은 끄떡없다는 듯 열심히 몸을 풀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립 몬차 자동차 경주장이라는 장소와 이날의 날씨는 나이키랩이 세심하게 고른 결과였다.(물론 풍속이 생각보다 더 세긴 했다.) 2시간이라는 마라톤 기록의 한계를 깨기 위한 나이키의 브레이킹2 Breaking2 프로젝트 때문이다.

도대체 왜 이 몬차라는 장소에 모이게 했는지 어리둥절한 전 세계의 기자들을 상대로 브래드 윌킨스 박사는 차분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상적인 경기장을 선정하려면 고도, 기온, 증기압 등이 최적의 상태여야 하는데, 이 서킷이 그런 장소라는 것이다. 이곳의 기온은 평균 12도 정도며 증기압은 12수은주밀리미터 미만이라 더위에 지칠 염려가 없고, 나무가 많은 공원 지역이라 공기의 흐름이 특정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지도 않다. 게다가 발밑에 닿는 표면이 균일하며 좌우 경사가 없이 완만하다. “베를린에서 마라톤 세계 기록이 달성됐을 때의 온도 역시 13도였죠.”

이 모든 건 4년 전 어느 날 브래드 윌킨스 박사가 동료들과 잡담하던 중 “만약?”이라는 가정을 던지면서 시작됐다. “만약 2시간이라는 마라톤 기록을 깰 수 있다면?”이라는 말이 이 모든 고생의 시작이었다. 현재 마라톤 최단시간 기록은 케냐의 데니스 키메토 선수가 세운 2시간 2분 57초다. 데니스 키메토 선수가 서운하든 말든 나이키는 이 2시간이라는 한계를 깨기 위해 선수 선별, 트레이닝 방법, 식습관, 환경, 심리 상태, 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을 최적화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생리학자인 브래드 윌킨스 박사, 브렛 커비 박사 등은 선수들의 산소 소비량 및 필요 에너지, 지속 속도 등을 머리 아플 정도로 정밀히 분석했다.

1시간 59분 59초에 도전할 선수들은 바로, 2시간 3분 5초라는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엘리우드 킵초케, 2시간 4분 45초라는 기록을 보유한 젊은 마라톤 선수 렐리사 데시사, 하프 마라톤 분야에서 최고 기록을 가지고 있는 에리트레아 출신 제르세나이 타데세다. 브래드 윌킨스 박사는 이 3명의 선수들이야말로 나이키의 대담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만큼 신체 조건, 열정, 정신력이 강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발견한 가장 놀라운 점은, 이들의 정신력이 신체 조건과 같은 수준으로 강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날 몬차에서는 (상투적 표현을 용서한다면) 이 엄청난 프로젝트의 첫발을 내디딜 러닝화 ‘나이키 줌 베이퍼플라이 엘리트 Nike Zoom Vaporfly Elite’가 공개됐다. 디자이너인 스테판 게스트와 브렛 스쿨미스터는 자랑스러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알다시피 마라톤 선수들은 달릴 때 어떤 무게도 느끼지 않길 원하잖아요. 우린 지난 3년간 40개가 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봤어요. 작은 변경 사항까지 센다면 아마 100개쯤 될 걸요.” 나이키 줌 베이퍼플라이 엘리트는 혁신적인 나이키 줌X 쿠셔닝을 사용해 좀 더 가볍고 좀 더 부드럽고 반응성이 무척 뛰어나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쿠셔닝 효과가 좋아 땅에 발을 디뎠다가 뗐을 때 에너지 회복이 빠르며 오프셋을 9밀리미터로 설계해 아킬레스건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했다. 또한, 선수 개개인에게 맞춘 1:1 맞춤 플라이니트 갑피는 발을 안정적으로 감싸준다. 한마디로 가볍고 충격 흡수가 빠르며 에너지 전환을 80~90퍼센트까지 극대화한 러닝화란 얘기다. 브렛 스쿨미스터는 그 말이 허풍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기다렸다는 듯 재밌는 일화를 들려줬다. “여자 마라톤 선수 에이미 크랙은 이 신발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누가 자꾸 이 신발을 뺏어가는 악몽을 꾸어 새벽에 몇 번이나 깼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물론 엘리우드 킵초케는 지난해 4월 이 운동화를 받자마자 이렇게 말했다. “바로 이거예요. 제가 원하던 거라고요.”

드디어 오후 5시가 되어 선수들이 테스트 러닝을 시작했다. 오늘 선수들은 하프 마라톤을 뛴다. 렐리사 데시사는 훈련 중 다리를 다쳐 다소 절룩거리기도 했지만 끝까지 완주한 후 그 결과에 대해 무척 흡족해했다. “훈련하다 넘어져서 무릎과 엉덩이를 다쳤어요. 오늘 64분을 목표로 잡았는데 62분에 들어와서 무척 만족해요. 식습관, 훈련 습관을 모두 바꾼 덕분에 실제로 그간 큰 진전이 있었어요.” 엘리우드 킵초케는 59분 18초, 제르세나이 타데세는 59분 41초에 들어왔다.

제르세나이 타데세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무척 기뻐요. 제가 만약 2시간 마라톤의 한계를 깨는데 성공한다면, 이건 모두의 엄청난 노력의 결과예요”라며 이 프로젝트가 단순히 개인의 목표가 아님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들은 끔찍하게 어려워 보이는 이 프로젝트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만약 가능하다면 과연 언제? 바보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엘리우드 킵초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확신에 찬 듯 대답했다. “정말이지 곧 될 것 같아요. 제 자신감은 100퍼센트예요.” 브래드 윌킨스 박사도 덧붙인다. “언제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어디서 시작했는지는 알고 있죠.”

여기까지 읽었어도 아직 의문이 남아 있을 줄 안다. 그나저나 이 힘든 걸 왜 하는 거지? 브래드 윌킨스 박사는 오늘처럼 바람이 많이 불던 1954년 5월 6일, 로저 배니스터가 이룬 예를 인용했다. 그 전까지는 인간이 1마일(1.6킬로미터)을 4분 내에 주파하는 건 불가능해 보였지만, 그가 그날 마의 벽을 깬 후로 갑자기 몇 달 안에 많은 선수가 그 기록을 우르르 깨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달리기의 진짜 목적은 경기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나이키 창립자 빌 바워만의 말을 증명하려는 듯 그는 말했다. “저희 목표는 지구의 수많은 선수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혁신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혁신은 우리가 한계를 깼을 때 일어나죠.” 그러니까 우리는 느긋하게 몸을 뒤로 젖히고 그들의 역사적 순간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몸이 근질거리는 사람들은 나이키 줌 베이퍼플라이 엘리트의 혁신적인 구조를 반영한 나이키 줌 베이퍼플라이 4%, 나이키 줌 플라이, 그리고 나이키 에어 줌 페가수스 34가 출시되는 6월을 기다리면 되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