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가가 모은 사진집 10권

사진가 목정욱이 모은 10권의 사진집.

한 권 한 권 어쩔 수 없어서 고른 책인데, 모아놓고 보니 딱히 콘셉트가 생겨나진 않는다. 호불호의 타임라인은 그야말로 중구난방. 실은 그가 사진을 찍고, 보고, 좋아하는 방식이 그렇다. 얕고 넓은 것으로서 부단히 이해하며 계속 즐기는 것이 사진이다. ‘나’라는 사실과 입장 말고는 무엇으로도 분류할 수 없는 10권의 사진집이다.

1 필립 로르카 디코리아 < Hustler >. 파인 아트와 커머셜 사이의 긴장에 대해 보다 지혜로운 감각을 갖고 싶을 때 샀다. 2 닉 나이트 < Skinhead >. 거장의 초창기 작업을 보는 기쁨. 이태원 피자집 주인이 선뜻 줬다. 3 류이치 와타나베 < Stakeout Diary >. 츠타야에서 그냥 보고, 그냥 샀다. 작가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모르는 작가라는 점에서 더욱 강렬한 내러티브를 느낀다. 4 마크 보스윅 < Not in Fashion >. 꼭 갖고 싶었는데, 우연히 종로에 있는 카페 ‘식물’에 갔다가 선물 받았다. 5 타린 사이먼 < An American Index of the Hidden and Unfamiliar >. 사진에 대한 접근이 매우 아카데믹한 작가인데, 이미지와의 조화가 이 책에서 가장 좋다. 너무 텍스트를 앞세우려는 경향을 경계하는 이유도 있다. 6 폴 그래함 < The Whiteness of the Whale >. 한 사진가의 생각이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알게 된 힘찬 책. 7 아라키 < Tokyo Lucky Hole >. 2002년에 일민미술관 전시를 보고 정말 싫었다. 하지만 잊을 수도 없었다. 지금은 심지어 ‘귀엽다.’ 아라키의 여러 책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8 볼프강 틸만스 < Concorde >. 여전히 제일 좋아하는 사진가. 유토피아와 유형학. 이 책을 보면 늘 두 단어가 질문처럼 떠오른다. 9 다카시 혼마 < Tokyo >. 끊임없이 뭔가를 하고 있는데 좀처럼 뭔가를 안 한 것 같은 사진들. 10 게르하르트 리히터 < Atlas >. 회화와 사진 사이에 대한 생각과 감각은 학생 때부터 가장 많이 고민한 주제였다. 이 책은 마치 성경 같다. 이끌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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