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짜리 에메랄드의 저주?

그 가치가 1억 달러, 어쩌면 0의 에메랄드가 있다. 하지만 이걸 뒤쫓은 투자가, 사기꾼, 몽상가는 분명한 대가를 치렀다.

지금,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 창고에는 정당한 소유자가 없는 752파운드짜리 에메랄드가 있다. 크기는 작은 냉장고 정도, 무게는 스모 선수 두 명을 합친 것쯤 된다. 이 에메랄드의 추정 가치는 1백달러부터 9억 2천5백만 달러에 이른다.

8년 전 보안관 사무실의 중범죄국 소속 스콧 밀러와 마크 게이먼이 증거로 등록했다. 평생 경찰로 일해온 베테랑들로서, 밀러는 30년, 게이먼은 28년차다. 그들은 할리우드 영화의 경찰처럼 입고 있었다. 끝부분이 둥글게 휜 선글라스, 긴 사슬 끝에 매단 경찰 배지. 게이먼의 경력에서 가장 화려했던 순간은 조 페시의 전처가 새 애인을 때려 체포한 사건이다. 사실 그들 둘 다 이 에메랄드 사건을 싫어한다. 사기꾼이 끝없이 나타났다. 헛소리를 헤쳐 나가는 건 ‘지옥에서 온 퍼즐’이었다고 밀러는 말한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에메랄드에 대한 이야기를 좋아했다. 의심스러운 이야기가 많았다. 에메랄드가 콜레라, 배우자의 부정, 악령을 막아준다고 믿었으며, 혀 아래 에메랄드를 넣으면 진실만 말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이 7백52파운드짜리 에메랄드는 혀 아래 넣을 수도 없고, 지금껏 긍정적인 일은 조금도 없었다. 밀러와 게이먼은 2008년 8월에 한 경사가 돌려준 전화를 받으면서 이 에메랄드와 엮였다. 새된 목소리를 가진 래리 비글러라는 남성이 파사데나 남동쪽의 템플 시티라는, 캘리포니아의 작은 교외 도시에서 전화를 걸었다. 경찰들에게 ‘8백40파운드’ 에메랄드를 도둑맞았다고 말했다.(이 에메랄드가 8백40파운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브라질 마피아에게 납치되었다가 풀려났다고도 했다. 밀러는 ‘이동 사무실’이라고 부르는 셰비 블레이저에 올라타 템플 시티까지 24킬로미터를 달려갔다. 지역 경찰소에서 하루 종일 에메랄드 관련 서류를 살폈다. 밀러는 이 사건이 처음에는 재미있었다고 한다.

에메랄드는 복잡한 물질이다. 화학식은 Be3Al2(Si6O18)다. 이 녹색 보석이 생기려면 베릴륨에 4백도 이상의 열과 1제곱인치당 7.5~21.75톤의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 크롬이나 바나듐도 필요하다. 지각 속에 존재하는 베릴륨의 양은 아주 적기 때문에, 이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일어난다 해도 그 결과로 생기는 녹주석은 일정하지 않다. 거의 모든 에메랄드에 금이 가 있고 불순물이 있다. 에메랄드는 모스 경도계에서 10점 만점에 7.5~8점이다. 금 간 곳이나 불순물이 든 곳을 자르면 조각난다.

반면 다이아몬드는 단순하다. 순수한 탄소다. 다이아몬드의 화학식은 C다. 다이아몬드는 모스 경도계에서 10점이다. 다이아몬드 거래는 소수의 대규모 ‘플레이어’들이 통제한다. 라파포트 다이아몬드 가격 리스트라는 국제 가격표가 매주 나온다. 다이아몬드의 가치는 네 가지 C로 판단한다. 캐럿, 투명도, 컷, 컬러다. 시장에 내놓을 다이아몬드의 양을 정하는 카르텔이 있어 가격은 안정적이다. 반면 에메랄드 거래는 수백 명의 소규모 플레이어가 조종한다. 가격은, 좋게 표현하면 유연하다. 에메랄드의 가격은 사는 사람이 얼마까지 낼 용의가 있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다이아몬드가 에메랄드보다 로맨틱하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마케팅 계략에 불과하다. 다이아몬드는 금이나 원유 같은 상품이다. 이성적이고 보수적이다. 에메랄드는 터키 양탄자다. 구매자는 자기가 숨어 있는 보물을 찾아냈고 좋은 가격에 샀다고 믿는다. 몇 주, 몇 달, 몇 년 후 마침내 진실이 드러난다. 당신은 바가지를 썼다. 정신을 차리고 당신의 상처받은 자아를 마주해야 한다. 이제 다른 사람에게 바가지를 씌워서 팔아야 할 차례니까.

특히 이른바 견본 에메랄드라고 불리는 것들의 시장이 수상쩍다. 특이한 수집품 진열장이나 자연사 박물관에 들어가게 될 크고 괴상한 에메랄드를 가리킨다. 보안관 사무실에 있는 에메랄드는 바히아 에메랄드라고 불리는데, 어느 모로 보나 견본 에메랄드다. 거대하고 이상하고, 정말 질이 낮은 결정들로 이루어져 있어, 이 결정들을 더 작게 쪼개면 보석 감정인들이 ‘어항 에메랄드’라고 부르는 게 될 것이다. 바히아 에메랄드는 예쁘다고 할 수도 없다. 여러 결정이 모여 있으며, 지질학의 키메라다. 검은 편암 속에 거대한 에메랄드 결정들이 괴상한 각도로 얽혀 있다. ‘고인돌 가족’의 윌마가 공룡을 위해 만든 젤리 틀이 화석화되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등장인물

지난 10년 동안 바히아 에메랄드를 둘러싼 네 건의 소송이 있었다. 얽힌 개인 또는 집단의 수는 총 열넷이다. 게다가 브라질은 이게 국유 재산이라고 주장한다. 집 한 채가 불탔다. 3명이 파산 신청을 했다. 1명은 납치되어 인질로 잡혔다고 주장한다. 관련인들 상당수는 이 에메랄드가 지옥을 불러오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의 인류학자 브라이언 브라질은 <페티시와 보석: 사기꾼과 도둑들의 도덕 경제>라는 논문에서 “에메랄드는 선의의 애호가들의 삶을 장악하고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적었다.

나 역시 에메랄드에 엮였다. 이 기사에 끝도 없는 시간을 들이부었는데, 연구하면 할수록 알쏭달쏭해지기만 했다. 법원 서류 수천 페이지를 읽었고, 그 안에는 ‘술 취한 역사’ 에피소드 같은 증언 녹취록도 있었다. 래리 비글러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문전박대 당한 적도 있다.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에 가서 경찰들을 만나기로 했지만 출발 전날 밤 경찰들이 약속을 취소한 것도 여기에 추가할 수 있겠다. 그러던 지난여름 전화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제리 페라라입니다!” 페라라는 이 에메랄드가 자기 인생을 망쳤다고 주장하는 여러명 중 하나다. 예전에 한 번 대화를 시도했다가 거부당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자기 이야기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아직 출판되지 않은 자신의 비망록을 내게 보내주었고, 몇 시간 동안 내 질문에 답했고, 자기를 만나러 플로리다로 오라고 초대했다.

제리 페라라는 50세의 덩치 크고 털이 많은 시칠리아 혈통의 인물이었다. 그는 바히아 에메랄드가 지상으로 나온 지난 16년 중 9년을 바히아 에메랄드에 휘둘리며 살았다. 내가 탬파에 도착한 날, 그는 바텀스 다운 감량과 ‘1달러 의료비’ 광고, ‘피치스 앤드 펄스 부티크에서 당신의 보물을 찾아라’라는 광고 옆의 던킨 도너츠에서 만나자고 했다. 아저씨 같은 청바지와 회색 골프 셔츠를 입고 흰 스니커즈를 신고 있었다. 앉아 있는 그는 불안해 보였고 조금 화가 난 것 같기도 했지만, 면도를 깔끔하게 했고 성실해 보였다. 마치 면접 보러 가는 구직자 같았다. “브라질 사람들이 안 그래도 힘든 내 삶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어요. 하지만 후회하느냐? 후회하지 않아요.” 그는 계속되는 에메랄드 관련 사건들에 대해 말하며 우리 사이의 테이블 위에 두 손을 깍지 꼈다. 무척 힘이 세 보이는 손이었다. “내 정체성을 잃어버렸어요. 거울 속에서 날 쳐다보는 저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어요.”

페라라는 크리스탈이라는 이름의 날씬한 여성을 대동했다.(이 사건을 영화로 만든다면 그녀 역할은 아마 우마 서먼이 맡을 것이다.) 그가 ‘프로파일러’라고 소개했다. 성격을 판단한다는 뜻이다. “나는 그녀를 헛소리 감별사라고 부르죠.” 그들은 성격 유형이 총 열네 개 있다고 말해주었다. 크리스탈에게 제리는 어떤 타입인지 묻자, 제리가 먼저 나서서 대답했다. “개새끼라고 답할 거예요.”

몇 분 뒤 페라라는 커피를 가져오겠다며 잠시 자리를 떴다. 머리 한 줄기를 우아한 보라색으로 염색하고 에메랄드 목걸이를 한 크리스탈에게 페라라의 성격이 어떤지 물었다. 그녀는 옆 테이블에서 십자말풀이를 하고 있는 나이 든 여성 쪽을 보며 단어를 골랐다. “나는 그가 나빠 보이지 않게 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그는 자기 자신과 자기가 아끼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가끔 나쁜 일을 한 적도 있어요.”

페라라는 힘든 시기에 바히아 에메랄드 이야기를 들었다. 2007년 11월이었다. 그는 차에서 잤고, 호텔에서 공짜로 주는 조식을 몰래 가지고 나와 딸들에게 가져다줬다. 두 딸은 페라라의 누나 집 바닥에서 잤다. 그 전까지 7년 동안 그는 ‘집을 사는 정직한 아버지Honest Father Buys Houses’라는 이름의 사업으로 가족을 부양했다. 집과 상업 시설을 산 뒤 되파는 일이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추락했다. 페라라는 모든 것을 잃었고, 인생의 행로를 바로잡는 일에 착수했다. 담보권이 걸린 부동산을 파는 일을 리먼 브라더스에게 받아서 했다. 그것 역시 실패하자, 페라라는 자기가 아는 모든 브로커와 투자가들에게 미친 듯이 전화를 돌렸다. 마침내 래리 비글러라는 남성과 통화가 됐다. (기억나는가? 템플 시티 경찰서에 전화를 건 사람이다). 비글러는 부동산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거대한 에메랄드 판매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

바히아 에메랄드는 이미 많은 일을 겪은 뒤였다. 2001년 초 브라질 바히아 주 카르나이바 광산에서 바히아 에메랄드를 파낸 사람들은(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이야기지만), 그것을 노새에 묶어 우림을 지나다가 검은 표범인지 다른 동물인지의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노새가 죽어서, 광부들은 직접 7백52파운드짜리를 문명이 있는 곳까지 날라야 했다. 마을에서 트럭에 싣고 상파울루로 가서, 광산주 중 한 명의 집 차고에 넣고 방수 천을 덮어두었다. 이들에겐 캘리포니아 주 산 호세에 사는 친구이자 사업 동료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켄 코네토였다.

코네토도 페라라처럼 절반은 시칠리아인이고, 평생 거래 건수를 찾아다녔다. 네바다 주의 실리카 광산 몇 개를 소유한 적도 있었지만 광산업으로 부자가 되지는 못했다. 지난 11년 동안 그는 어머니 거트루드(현재 99세)와 함께 트레일러에 살았다. 트레일러 안에는 안경 6개, 개끈 10개, 레이지보이 의자 6개, 셀 수 없이 많은 약통, 스테판 커리 사진이 인쇄된 거대한 위티스 박스, 자전거 4대, 플리스 담요 10장, 텔레비전 3대(2대가 켜져 있었다)가 있었다. 그는 커피 케이크, 오렌지, 생수를 대접하며 원할 때면 언제든 돌아오라고 했다. 친구들 중에서도 이렇게 친절한 사람은 많지 않다. 그가 말할 때면 그의 생각은 여기저기로 떠다닌다. 그가 말하는 줄거리를 따라가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그는 정말로 큰 돈을 벌면 큰 배를 살 거라고 한다. 50노트를 낼 수 있는 좋은 배. “상어의 전채 요리가 되진 않을 거요!” 그 배를 몰고 아드리아 해를 항해해서 두브로브니크에서 본 적이 있는 성에 가서 살 거라고는 얘기도 한다. 터프 가이의 허세를 그만두자 코네토는 무척 슬퍼진다. 그에겐 성인이 된 딸이 한명 있다. 자기 이름에서 따서 켄달이라고 이름 지었다. 3세 이후 그를 보지 못했다. “나는 결혼할 준비가 안 돼있었어요. 그래서 그냥 거리를 두었죠.” 그의 인생 초기에 겪은 실패였다. 그는 바히아 에메랄드가 쓰레기라고 생각한다. “그 물건은 시베리아 물개 똥 같은 거요.” 코네토를 만나고 돌아올 때마다 슬펐다.

다이아몬드는 금, 원유 같은 상품이다. 이성적이고 보수적이다. 에메랄드는 터키 양탄자다. 구매자는 숨은 보물을 찾아냈고 좋은 가격에 샀다고 믿는다.

2000년 첫 인터넷 붐이 일었을 때, 코네토는 토니 토마스라는 서글서글한 사람을 알았다. 토마스는 스타트업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는데, 토마스가 최초 투자금을 되찾으려면 아주 많은 돈이 더 들어가야 했다. 토마스의 법원 서류에 따르면 코네토는 그를 돕기 위해 아주 복잡한 계획을 제안했다. 토마스와 코네토가 브라질로 간다. 코네토가 아는 광산업자들을 통해, 2천5백만 달러어치의 에메랄드를 구한다.(그들이 팔았을 때 받을 돈이 2천5백만 달러라는 의미였다. 코네토와 토마스는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산다.) 에메랄드를 담보로 돈을 빌린다. 수익이 높은 펀드에 그 돈을 투자해, 국제 상업 회의소에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그러면 토마스의 스타트업 유지를 위한 돈이 생기고, 토마스는 큰 부자가 된다는 계획이었다.

2001년 9월, 토마스와 코네토는 브라질로 갔다. 상파울루에서 코네토의 친구들은 2천5백만 달러어치의 자르고 광을 낸 에메랄드를 보여주기로 했다. 그 만남은 재앙이었다. 보석 세공소는 다 쓰러져가는 건물이었고, 거래비를 내기로 했던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광산업자들은 그 대신 토마스와 코네토를 집에 데려가 ‘진짜’ 보물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7백52파운드짜리 에메랄드가 차고에 있다는 것이다. 코네토의 말에 따르면 그들이 차고에 도착했을 때 흰 고양이가 거대한 보석에 오줌을 누고 있었지만, 토마스는 홀딱 반했다. 광산업자 중 한 명은 나중에 법정에서 그가 “알리바바의 보물을 찾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고 증언했다. 토마스는 물론 그걸 원했다. 기록에 따르면 광산업자들은 가격을 6만 달러로 정했다.

바히아 에메랄드는 예쁘다고 할 수도 없다. 여러 결정이 모여 있으며, 지질학의 키메라다.

관련된 거의 모든 사람이 그 다음의 일은 다르게 이야기한다. 토마스는 집에 돌아가 상파울루로 돈을 부쳤다고 한다. 그리고 에메랄드의 진짜 가치를 알아봤다. 옛 동료들에게 연락했더니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비교하기 가장 적절한 보석은 대영 박물관에 있는데, 이것보다 작은 에메랄드가 7억 9천2백만 달러라는 것이었다. 증언에 따르면 토마스는 이 정보를 브라질에서 만난 감정사에게 전했다. 2001년 11월 5일, 그 감정사는(아마도 바히아를 보고 나서) 편지를 보냈다. “이런 희귀한 견본은 누구도 본 적이 없다. 소더비 같은 국제 경매장에서조차도…. 내가 추정하는 이 보석의 가치는 9억 2천5백만 달러다.”

크고 희귀한 보석이 있으면, 그를 둘러싼 헛소리가 충격적일 정도로 많다. 1만 캐럿짜리 루비인 ‘탄자니아의 보석’은 한때 1천1백만 파운드로 추정되었지만, 그 감정은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 1,905캐럿짜리 사파이어인 ‘미국의 생명과 자존심’은 10달러에 팔렸다. 한동안은 2백28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스미소니언의 국립 보석과 광물 컬렉션 큐레이터가 살펴보고 “색이 끔찍하다. 칙칙한 녹색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이 사파이어는 그냥 문진으로 쓰인다. 2016년 1월, 신문들은 스리랑카에서 세계 최대 크기의 블루-스타 사파이어 ‘아담의 별’이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보석의 소유자는 1억 7천5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BBC에 말했다. 이것도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바히아 에메랄드가 광산에서 나와 아직 보안관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중, 세계 최대 에메랄드로 불린 보석도 돌아다녔다. 이 에메랄드의 이름은 ‘테오도라’였다. 무게는 약 25파운드이며, 1백15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들 했다. 캐나다의 보석상 레이건 리니가 2012년 1월에 경매에 부쳤다가 사기 혐의로 체포됐다. 슬프게도 테오도라는 흰 녹주석 몇 개를 붙여 녹색으로 물들인 것이었다.

바히아 에메랄드의 경우 토마스가 2001년 11월 법정에서 말했듯, 코네토가 직접 미국에 있는 토마스에게 부쳐주겠다고 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에메랄드는 도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몇 달 뒤 그는 코네토에게 브라질로 돌아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최악의 일이 있었다. 캘리포니아로 오는 도중 에메랄드를 도둑맞았다. 코네토는 “미안, 운송자들이 내부에서 저지른 일이야.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라고 말했다.

코네토의 이야기는 다르다. 토마스는 바히아 에메랄드를 사지 않았고, 자신은 결코 토마스에게 부쳐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 뒤로 4년 동안 코네토와 광산업자 친구들은 에메랄드의 가치를 추정하며, 보험 정책에 따라 대출을 받을 계획을 세웠다. 호구 한 명을 끌어들이긴 했지만, 광산업자들의 다툼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2005년에 이르러, 코네토는 정말 캘리포니아 산호세로 에메랄드를 보냈다. 겉 포장에 ‘로차: 로체두 – 바위’라고 적고 가치를 1백달러로 잡았다.

탬파의 던킨 도너츠에서 페라라는 ‘그 일’에 같이 가자고 한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자격증이 있는 사설 탐정이 아니다. 그 일은 잠복근무였다. 우리는 페라라가 ‘눈에 띄지 않는 차’라고 부르는 차부터 구해야 한다. 던킨 도너츠에서 나와 U-하울에 들렀다. 페라라는 흰 픽업을 렌트했다. 운전석이 크고 에어컨이 아주 잘 나온다. 페라라, 크리스탈, 나는 그 차를 타고 잠복근무를 의뢰한 고객을 만나러 갔다. 탬파의 끝없이 넓고 끝없이 우울한 커뮤니티에 사는 53세 여성이다. 이런 커뮤니티에는 정문이 있고, 텅 빈 길과 늪 같은 연못이 있다. “거의 믿기 힘들 정도예요. 그녀는 남편에게 수백만 달러를 뺏겼어요.” 여성의 집 앞에 멈춰 서서 페라라가 내게 말한다. “아직도 집 안에 킨케이드 그림들이 있어요.” 페라라가 해야 할 일은 “돈과 자산을 찾고 밝혀내는 것”이며, 어쩌면 남편에게 겁을 줘야 할 수도 있다. “이게 다 아드레날린 때문에 하는 일이죠. 제겐 다양한 면이 있어요. 저는 여러모로 볼 때 아주 차분한 디즈니랜드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마피아 같은, 아주 사악하고 차가운 면도 있죠.”

잠복근무할 곳으로 간다. 탬파 만 근처의 주차 건물 밖에 차를 세웠다. 몇 분간 지루하게 앉아 있자니 페라라가 “이것도 잠복근무의 일부예요. 기다려야 할 때가 있죠”라고 말한다. 이윽고 그는 트럭에서 내려 여성의 남편이 비싼 차를 샀는지 알아보러 간다. 주차 건물 안으로 들어가 크리스탈에게 문자를 보내왔다. “들어왔어.” (대중에게 개방된 시설이었다.) 크리스탈은 차에서 랩톱을 열고 페라라의 웹사이트를 보여준다. ‘글로벌 퀘스트’라는 회사다.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가면과 오래된 금 장신구 사진들이 있다. “이 물건들 대부분은 높은 사람들 거예요. 그런 사람들은 알려지지 않기를 원해요.” 크리스탈이 설명한다. 페라라가 발견한 건지, 브로커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마침내 그가 차로 돌아왔다. 그날 밤 저녁을 먹으며 그는 엘비스의 소유였던 기타를 잠시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팔 기회도 한 번 있었다. 하지만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라 미술사가 누구도 진품으로 인정해주지 않았다. (다빈치는 캔버스를 쓰지 않았다.) 페라라는 어처구니없어 하며 “그때도 범선은 있었잖소?”라고 토로했다.

모든 것이 너무나 혼란스럽다. 잠복근무, 다빈치 그림, 특히 바히아 에메랄드. 왜냐하면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가면과 다 빈치의 그림과 달리, 7백52파운드짜리 원석은 실제로 존재한다. 로스앤젤레스 보안관 사무실까지 오게 된 복잡한 과정을 법원 서류를 통해 최대한 끼워 맞춰본 바(와 동료 저널리스트의 강박에 가까운 연구)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코네토는 에메랄드를 산 호세로 보낸 다음, 새된 목소리를 가진 래리 비글러와 거래를 한다. 비글러는 세련되고 돈이 많은 사람 행세를 한다. 토마스처럼 비글러는 에메랄드를 보자마자 반해 버리고, 돈 많은 호구에게 팔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 그래서 비글러는 코네토와 계약한다. 코네토는 비글러에게 에메랄드를 팔 권리를 넘긴다. 비글러가 판매를 성사하면, 수익을 50 대 50으로 나눈다.

이 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동업자에게 “야, 나한테 9억 2천5백만 달러짜리 에메랄드가 있는데 너 절반 가질래?”라고 말하는 사람이 어딨나. 그러나 에메랄드 전문가인 브라질이 내 생각을 바로잡아주었다. 거대한 보석 원석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많지 않다. 9억 2천5백만 달러의 절반은 4억 6250만 달러지만, 0의 1백퍼센트라봤자 0이다. 그래서 비글러는 에메랄드를 손에 넣고 코네토와 비슷한 행동을 했다. 뉴욕의 보석상에게 2천5백만 달러 이상에 판매 시 판매가의 10퍼센트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 상인은 에메랄드를 이베이에 올렸다.(정말이다.) 최소 낙찰가는 1천9백만 달러였고 ‘즉시 구매’ 가격은 7천5백만 달러였다. 딱 한 명이 1천9백만 달러로 입찰했지만 비글러는 판매를 거부했다. 7천5백만 달러짜리 거래를 협상 중이라고 주장했다.

바히아 에메랄드의 가장 놀라운 점은 매번 매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이다. 한명이 에메랄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면 곧바로 다른 사람이 노예가 된다. 2007년에 노예가 된 사람이 제리 페라라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비글러는 페라라에게 접근해 당신이 이 보석을 팔 적임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시 페라라는 절박했고 노숙자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너무나 듣고 싶은 말을 해줬다.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였어요. 비글러는 마닐라 봉투를 들고 나타나 세계에서 가장 큰 에메랄드의 소유권을 내게 넘겼어요. 나 같은 사람을 찾고 있었다고 했죠.”

곧 페라라는 아이다호 주의 키트 모리슨이라는 몰몬교도에게 에메랄드를 팔려고 했다. 페라라는 모리슨이 냉담하고 아주 비밀스러우며 호감이 가지 않았다고, 수제 이탈리아 양복을 입고 수제 이탈리아 가죽 구두를 신고 있었다고 말했다. 모리슨은 페라라에게 1백30만 달러를 보냈다. 나중에 받을 다이아몬드 가격이라는 명목이었다. 페라라는 바히아 에메랄드를 담보로 설정했다. 페라라에게 다이아몬드가 없었으니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고, 에메랄드는 모리슨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적이 되지 않았다. 공동의 이해관계 덕분이었다. 거대한 에메랄드를 돈으로 바꾸는 것. 친구는 아닐지 몰라도 파트너가 되었다. “마치 금이 가득한 마차를 가진 것 같았죠. 모닥불 옆에서 함께 자며, 한쪽 눈은 뜨고 한 손은 베개 밑 총을 쥔 듯한 사이였죠.” 페라라가 덧붙였다. 이 무렵 에메랄드는 캘리포니아 주 사우스 엘 몬테의 커먼웰스 인터내셔널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여기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페라라와 비글러뿐이었다. (하지만 법원에서 페라라와 모리슨은, 모리슨도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페라라는 에메랄드 값의 지불 능력을 증명한 사람만 볼 수 있게 해줬다. 아랍의 왕자들이 보러 왔다. 코네토는 심지어 버나드 매도프도 비행기를 몰고 와서 ‘다이아몬드로 9천1백만 달러, 현금으로 2천1백만 달러, 1천5백만 달러 나가는 시계 셋’을 주고 에메랄드를 사려 했다고 우긴다. 하지만 슬프게도 매도프는 이 계약을 마무리하기 이틀 전에 체포되었다고.

2008년 6월, 비글러가 사라졌다. 그는 브라질 군벌에게 납치된 상황을 연출하고, 몸값을 주어야 풀려 날 수 있다고 페라라에게 전했다. 이번 일로 페라라는 지난 한 해 동안 비글러가 돈을 달라고 했던 순간들을 전부 다시 생각해보았다. 페라라는 에메랄드를 팔아 수백만 달러를 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때마다 돈을 주었다. 페라라는 결국 진실을 꿰어 맞췄다. 그는 비글러가 겉 행세와는 달리 세련되지도 돈이 많지도 않다는 걸 알았다. 사실 그는 캘리포니아 주 시트러스 하이츠에 있는 B & B 배관 설비라는 사업체의 운영자였다. “내가 빌어먹을 배관공에게 속았어요! 이게 믿겨져요?” 페라라가 소리쳤다. B & B 배관 설비는 심지어 ‘옐프’ 리뷰도 별로였다. (“싱크대를 설치하기 위해 래리를 불렀다. 그는 1백25달러를 받고 유유히 사라졌다…”, “안 왔어!!”, 별 1개.)

잘 알지도 못하는 동업자에게 “야, 나한테 9억 2천5백만 달러짜리 에메랄드가 있는데 너 절반 가질래?”라고 말하는 사람이 어딨나.

배신감을 느낀 페라라는 모리슨과 함께 커먼웰스 인터내셔널의 비서를 설득해 비글러가 없을 때 에메랄드를 옮겼다. 그들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SUV에 에메랄드를 싣고 베이거스를 향해 동쪽으로 갔다. 페라라에 따르면 비글러는 그로부터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커먼웰스 인터내셔널에 와서 에메랄드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페라라와 잠복근무를 갔던 다음 날, 우리는 픽업 트럭을 타고 그의 친구 크리스 로톤다의 집에 갔다. 페라라가 지금 손대고 있는 일 중 하나는 로톤다와 함께 마이 펫 쇼핑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다. 반려동물 용품을 파는 곳으로, 모든게 계획대로 된다면 홈쇼핑 네트워크처럼 거대 미디어 기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로톤다의 거실에 앉았다. 페라라는 내가 플로리다에 온 이래 처음으로 긴장을 푸는 것 같다. 로톤다가 펫 쇼핑 네트워크 홍보 영상을 보여준다. 영상 속의 그는 푸치 셀피라는 제품을 홍보한다. 개가 빤히 쳐다보도록 스마트폰에 테니스 공을 붙여, 주인과 개가 함께 카메라를 보며 멋진 셀카를 찍을 수 있게 하는 제품이다. “대단하죠?” 영상이 끝나자 페라라가 말한다. 괜찮았다. 페라라는 어느 정도 현실로 돌아온다. “네트워크들이 다들 데드라인 맞추느라 너무 바빠서 우리 만날 시간을 못 내요.”

페라라의 인생담엔 고통이 가득하다. 그가 네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갔고, 열다섯 살이 되어서야 다시 만났다. 그의 여동생 하나는 어렸을 때 죽었다. 그의 새어머니는 뉴저지의 겨울에, 깔고 잘 시트만 주었을 뿐 담요는 주지 않았다. 영하 4도의 겨울날, 새어머니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걸어가는 그를 차에 태워주지 않았다. 2004년에는 여동생에게 수천 달러를 빌려줬다. 그는 마약 과용으로 죽었다. 뉴저지 주 에디슨에 고물상을 가지고 있던 삼촌 이야기는 더욱 놀랍다. 도시 개발업자들이 땅을 사들여 그곳을 청소했는데, 땅에 묻힌 두개골 79개가 드러났다.

“나는 납작한 소파와 눅눅한 시리얼을 좋아한다고만 해두죠.” 페라라가 말했다. 그의 인생관을 요약해주는 듯하다. 반려동물을 좋아하느냐고 묻자 그는 “아뇨! 다 싫어해요! 나쁜 놈들!”이라고 답했다. (나중에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나는 주목받고 있으니까”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했다. 취하면 더 멍청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포츠도 싫어해요!”

모리슨은 형사들에게 페라라와 자신이 에메랄드를 보관해 둔 라스베이거스로 오라고 한다.

페라라의 유일한 배출 수단은 말보로 블랙 피우기와 <스폰지밥> 시청이다. “스폰지밥은 모두를 아끼는 성격이에요. 모두에게서 긍정적인 면을 보죠. 남들을 웃기려 애써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괴짜 악단’이다. 징징이는 여기서도 실패한다. 징징이는 하지도 않는 밴드가 있다고 거짓말하고, 비키니 시티판 슈퍼볼인 버블 볼에서 대규모 공연을 약속한다. 징징이는 밴드를 결성해보려 하지만, 페라라에 따르면 “징징이의 지인 중에 재능이 있는 사람은 없다.” 징징이는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다. “쇼가 시작되죠. 징징이는 땀을 흘리고 있어요. 그런데 갑자기 멋진 음악이 나와요. 무대 뒤에서 스폰지밥이 징징이의 친구들을 대단한 뮤지션으로 보이게 만들어 징징이를 구해주죠. 징징이는 상상도 못 했던 대성공을 거둬요.” “우리 가족들은 내가 이러는 게 괴상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내 인생은 지극히 힘들고 난 불안에 시달려요. 스폰지밥은 내게 여유를 주죠. 내 앞에서 호러 영화, 마피아 영화는 틀지 말아요. 그건 내 인생이니까.” 페라라는 이렇게 설명을 마무리했다.

커먼웰스 인터내셔널 창고에서 에메랄드가 사라진 걸 안 래리 비글러는 템플 시티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브라질 마피아에게 납치되었다 풀려나 보니 자신의 에메랄드를 누가 훔쳐갔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보안관 사무실의 밀러와 게이먼이 비글러를 만난 계기였다. 곧 페라라와 모리슨이 용의자가 된다. 두 형사는 몇 주에 걸쳐 그들을 추적한다. 2008년 12월 15일, 밀러와 게이먼은 아이다호 주 보이시 고원의 이글에 있는 모리슨의 집 근처에서 잠복근무를 한다. 렌터카에 앉아 이틀 동안 덜덜 떨었다.

사흘째 되는 날 그들은 모리슨의 집으로 간다. 모리슨의 아내가 문을 열어주며 남편은 집에 없다고 말한다. 두 형사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집 근처를 걸어다니는 남자 한 명을 본다. 모리슨일 거라 생각한 형사들은 그 남자를 덮친다. 알고 보니 케이블 수리공이었다. 모리슨의 아내는 형사들과 모리슨이 통화하게 해준다. 그들은 전화로 거래를 한다. 모리슨은 형사들에게 페라라와 자신이 에메랄드를 보관해둔 라스베이거스로 오라고 한다. 페라라와 모리슨이 체포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에메랄드를 보안관 사무실에 넘기겠다고 한다. 그래서 밀러와 게이먼은 비행기를 타고 버뱅크로 돌아와 공격용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 12명을 포함한 소규모 부대를 편성하고 밤새 I-15 이스트 고속도로를 달린다. 아침 7시에 창고에 도착하니 라스베이거스 도시 경찰이 이미 SWAT 팀과 엄호용 헬리콥터를 대동하고 현장에 와 있었다. 모리슨은 스포츠 코트와 헐렁한 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밀러와 게이먼은 거대한 에메랄드가 얹힌 카트를 사막의 태양 속으로 끌고 나왔다. 모두 셀카를 잔뜩 찍었다. 형사들은 바히아 에메랄드를 경찰 밴에 싣고, 산 가브리엘 산맥을 넘어 돌아왔다. 바히아 에메랄드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 창고에 들어갔다.

약속대로 로스앤젤레스 보안관 사무실은 바히아 에메랄드의 주인이 누구인지 따지는 문제를 로스앤젤레스 상급 법원에 넘겼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끝없는 법정 싸움이 있었다. 코네토는 모리슨을, 토마스는 코네토를, 뉴욕 보석상은 비글러를 고소했다. 페라라는 합의 심리에 참석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고, 숙박비를 아끼려고 호텔 로비의 으슥한 구석에서 잔 적도 여러 번이었다. 회의 테이블 너머로 덮치며 상대를 두들겨 패겠다고 위협한 건 딱 한 번이었다.

법정 다툼 중에 비글러는 사라졌다. 코네토는 친구의 새 사업에 정신이 팔렸다. 동물 배설물로 전기를 만드는 사업이었다. 형사들은 에메랄드의 주인이 토마스라고 믿게 되었다. 어쨌든 원고들 중 에메랄드 값을 낸 건 토마스뿐이었다. 하지만 토마스는 법정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몇 가지 핵심 사실들이 그에게 불리했다. 첫째, 그는 9억 2천5백만 달러짜리 물건이 어떻게 됐는지 페덱스에 확인해보지 않았다. 둘째, 그는 2006년 집에 불이 나서 영수증이 타버렸다고 말했다.(법원에서는 이 주장을 상당히 의심했다.) 그리고 법원에서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대형 에메랄드는 없었다. 7억 9천2백만 달러라는 비교치는 누가 지어낸 것이었다.

법원은 에메랄드의 주인이 누구인지,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밝혀내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사실 제대로 밝혀진 것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에메랄드가 맥거핀은 아닐까 싶다. 히치콕 영화에서처럼, 모두가 뒤쫓고 있지만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물건.

그러나 2011년 판사는 토마스의 소유권 주장을 기각했다. 그 판사가 직업을 바꾸자 토마스는 무효 재판으로 해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에서는 승락했다. 2013년 두 번째 판사가 이 미친 소동 이야기를 전부 다시 들었다. 하지만 그 무렵 페라라와 모리슨, 그리고 또 한 사람이 FM 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일종의 컨소시엄을 결성했다. 그러면 그들 중 아무라도 에메랄드 소유권을 되찾고, 팔고, 수익금을 나눌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항소 법원은 2015년 6월 23일, 바히아 에메랄드를 FM 홀딩스에게 주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이 에메랄드에는 어쩌면 정말로 저주가 걸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FM 홀딩스에 에메랄드를 내주라는 명령이 보안관 사무실에 내려오기 전, DC 지방법원이 브라질을 대신해 경고를 보내왔다. 브라질은 바히아 에메랄드가 불법 유출된 것이며 브라질의 소유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브라질의 대표 변호사 존 나돌렌코는 “정직하게 말할게요. 처음 바히아 에메랄드를 되찾아달라는 브라질의 편지를 받았을 때 나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죠. 나이지리아 왕자가 내 계좌에 몇 백만 달러를 보내고 싶다는 이메일과 비슷한 사기일 거라고요.” 그러나 나돌렌코의 파트너는 클라이언트를 찾아보라고 했다. 나돌렌코는 진지하게 작성한 제안서를 보냈지만, 자기가 실패하면 자기 친구 인디애나 존스가 에메랄드를 되찾는 걸 도와줄 수 있을 거라는 농담을 참지 못하고 써버렸다. 그가 이 사건을 맡게 되었다.

그래서 로스앤젤레스 보안관 사무실은 아직도 이 에메랄드를 보관 중이다. 이제는 수사 중인 형사 사건의 증거로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 어정쩡한 상황은 페라라에게 불편하다. 그는 크고 집요하고 완강한 꿈을 품은 사람이다. 그가 살고 있는 삶은 너무 평범하고 공허하고 작게 느껴진다. 내가 플로리다에서 보낸 마지막 날 우리는 작은 잡화점에서 만났다. 페라라는 그곳의 작은 장난감들을 좋아했다. 대화가 잠시 잦아들었을 때 크리스탈은 페라라가 에메랄드를 영영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를 완전히 무너뜨릴 거예요. 에메랄드는 그의 삶 전부예요.” 그녀가 속삭였다.

페라라와 몇 시간이고 이야기했다. 은퇴한 사람들이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몰리는 시간부터 점심시간이 지날 때까지, 이 사건의 온갖 세세한 점까지 다 이야기했다. 대화 중 그는 소금통과 후추통을 테이블 가운데에 놓았다. 몇 센티미터 떨어뜨려둔 다음 자신의 전화기를 지붕처럼 그 위에 얹었다. “이게 우리 인생의 기반입니다. 어머니, 아버지, 친구들, 교사들, 당신에게 의미를 갖는 사람들.” (소금통과 후추통이 사람들, 전화가 인생이라는 뜻이었다.) 그는 소금통과 후추통을 옆으로 움직였다. “이 사람들이 한 명씩, 한 명씩, 당신을 실망시키죠.” 전화기, 즉 인생이 떨어졌다.

공항으로 가기 전 우리는 트럭을 U-하울에 반납하고 아이스 커피를 마시러 던킨 도너츠에 다시 갔다. 페라라가 말보로를 피울 수 있도록 끔찍하게 습한 바깥에 앉았다. 그는 <스폰지밥> 이야기를 할 때 <레모니 스니켓의 불운한 사건의 연속>에 공감한다는 말도 했다. 적어도 제목에는 공감한다고 했다. “나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우리는 어두운 그림자가 살고, 밤이 결코 끝나지 않고, 아침이 결코 오지 않는 세상에 들어갔다.’” 그는 자신이 쓴 글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지만,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 삶은 힘들다는 것.

차를 몰고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탔다. 착륙도 하기 전에 페라라가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지금 바로 전화해요!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작도 못 할 걸요. 당신이 돌아가자 변화의 바람이 불어왔어요.” 그는 언제나처럼 활기차고 긍정적인 어조로 외쳤다. 다음 날 아침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에메랄드 이야기를 했는데, 통화를 하면 할수록, 이야기가 길어지면 질수록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리얼리티 보물 사냥 TV 쇼 호스트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있었다는 말도 했다. 스타가 될 거라고 했다. 목소리를 들으니 좋았다.

 

대표적 보석 사기 사례

반짝이는 보석은 거부하기 어렵다. 하지만 알고 보면 비싼 보석이 귀한 물건이 아닐 때가 많다. 그 몇 가지 사례다.

탄자니아의 보석 데이비드 언윈이 이 거대한 루비를 산 2006년에는 37만5천 달러의 가치였다. 1년 뒤 언윈의 기업이 파산 중일 때는 장부에 1천4백만 달러짜리 자산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그 서류는 위조된 것이었다. 결국 이 루비는 1만 달러 정도에 팔렸다.

 

미국의 생명과 자존심 애리조나 투손의 보석상이 보석 쇼에서 1,905캐럿짜리 사파이어를 10달러에 샀다. 이 보석의 가치가 2백28만 달러라는 평가서가 나왔다. 보석감정사들은 반박했다. 현재 이 사파이어는 아름다운 푸른 문진으로 쓰인다.

 

‘난파선’ 2011년, 스쿠버 다이버들이 1622년 플로리다 앞바다에 가라앉은 난파선 ‘누에스트라 세뇨라 데 아토차’ 근처에서 보물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희귀한 콜롬비아 에메랄드라고 했지만, 에폭시로 붙여놓은 싸구려 에메랄드가 어쩌다 바다에 가라앉은 것이었다.

 

테오도라 2012년에 캐나다 보석상은 1백15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57,500캐럿짜리 에메랄드 ‘테오도라’를 경매에 부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아름다운 적색 보석은 흰 녹주석들을 붙여 녹색으로 물들인 것이었다.

 

1872년의 다이아몬드 사기 켄터키의 사촌 형제가 콜로라도에 근사한 보석 산지가 있다고 티파니 & Co.의 찰스 티파니 등을 속였다. 투자자들은 50만 달러가 넘는 돈을 건넸다. 이 형제는 싸구려 다이아몬드, 루비, 에메랄드를 흙 속에 적당히 뿌려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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