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테이스트 메이커스의 ‘레벨 업’ 전시회

2017.05.01GQ

디지털 매거진 테이스트 메이커스가 4월 21일부터 한달 간 커먼 그라운드 3층 토이 리퍼블릭에서 <Level Up? Find Your Fire> 전시회를 연다.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아티스트 10명의 초기작과 최신작을 ‘비포 앤 애프터’ 컨셉트로 꾸몄다. 이 전시에 참여 중인 작가들을 만나 ‘그림’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1. 그라플렉스 “내가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일까? 나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이런 고민을 계속하다 결국 그림을 포기한 적이 있어요. 그리고 3D 그래픽 디자이너가 돼서 게임 제작에 참여했어요.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 다시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고요. 낙서로 시작한 그림도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키려는 내 자신을 보면서 ‘난 어쩔 수 없이 그림 그리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림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든가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좋아하니까 할 수밖에 없는 거죠.”

2. 정크하우스 “모든 일의 결론은 언제나 그림 작업이었어요.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싶은 것, 만들고 싶은 것들이 넘쳐나서 하루, 한 달, 일 년이 너무 짧았어요. 생각한 것들을 구현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요. 그래서 인생이 짧게 느껴질 정도예요. 지금도 넘쳐나는 열정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답답해요. 간혹 지치거나 작업이 진부하다고 느끼면 잠시 쉬면서 여행하고, 다시 낙서를 해요. 그러면서 다시 새로움이 채워지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게 되죠.”

3. XEVA “스프레이만이 주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날로그적이고 또 굉장히 과격하기도 하죠. 그런 매력 때문에 지금까지 그래피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주재범 “블로그를 시작하며 프로필 이미지를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던 차에, 굉장히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혔어요. ‘내 스타일’을 대표할 수 있는 그림이 무엇인지 아무리 그려봐도, 도무지 마음에 들게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빈 레이어의 격자에 색을 하나씩 넣어 채워나가 지금의 픽셀 얼굴을 처음 만들게 되었어요. 평소 작업과 전혀 다른 방식에 놀란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반응 역시 폭발적이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가 제 작업의 시작이고,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5. 레어버스 “관악산 근처에 살았을 때 등산을 자주 했어요. 이어폰을 끼고 혼자 한 시간 반 정도 무작정 올라가서, 좀 쉬다가 나무들도 보며 천천히 내려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한 뒤, 집에 들어와 샤워를 하고 나서 다시 일하곤 했습니다.”

6. 아방 “작업하기 싫을 땐 안 하죠. 사실은, 어쨌든 힘이 들어도 좋아하는 거니까 자연스럽게 하게 되긴 해요.”

7. 지욱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 성취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직업이 그림을 그리는 일입니다. 요즘은 이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도록, 즐거움을 확장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8. 김용오 “솔직히 저도 사람이니까, 막힐 때나 힘들 때는 위로 받고 싶고, 대안을 찾고 싶어요. 하지만 같이 작업하는 작가들이나 지인에게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같은 직업군에 있으면 생각하는 것도 비슷할 수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완전히 다른 분야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면 조금 더 일반적인 시각으로 말해줘요. 그래서 더 현실적이기도 하고, 더 직관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9. 샘바이펜 “어떻게 보면 힘든 길인데, 어릴 때부터 늘 좋아하던 것을 일로 하다 보니 힘든 건 사실 많이 못 느껴요.”

10. SOON.EASY “제 자신이 ‘한때 그림 그리던 사람’ 정도로 남는 게 싫어요. 지난날을 그런 식으로 회상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에디터
    테이스트 메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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