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드 번의 '빅 재킷' | 지큐 코리아 (GQ Korea)

베이비드 번의 ‘빅 재킷’

2017-06-01T13:59:03+09:00 |STYLE|
David Byrne

David Byrne

David Byrne BIG JACKET 이번 시즌 발렌시아가 쇼에 등장한 재킷은 그 어떤 재킷과도 달랐다. 광활하게 넓은 어깨와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각진 어깨 라인. 품도 얼마나 큰지 마른 모델 두 명쯤은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 것 같았다.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이름은 토킹 헤즈의 데이비드 번. 토킹 헤즈의 1984년 콘서트 필름 <스톱 메이킹 센스>를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데이비드 번이 입고 나온 옷을 절대 잊지 못한다. 자기 몸보다 배는 큰 회색 수트를 입고 ‘Girlfriend Is Better’를 부르던 모습. 그건 ‘파워 숄더’와는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그는 펑키한 신시사이저와 반복적인 리듬에 맞춰 신나게 몸을 흔들었다. 위압적인 옷의 크기 때문에 마른 몸이 더 도드라졌다. 어떨 때는 거인의 갑옷 안에 숨어 있는 아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발렌시아가의 요즘 재킷은 데이비드 번이 입었던 재킷과 참 닮았다. 뎀나 바잘리아는 이번 컬렉션을 ‘남성복의 새로운 실루엣을 정의하는 시도’라고 설명한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오래전 데이비드 번이 남겨둔 작은 힌트를 발견한 걸지도 모른다.

체크무늬 오버사이즈 재킷 가격 미정, 발렌시아가 by 뎀나 바잘리아.

Did You Know It? 데이비드 번의 수트는 일본의 전통 무대극 노(能)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것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무대 위에서 머리가 아주 작아 보이길 원했다. 음악은 다분히 물리적인 것이고, 때론 몸이 머리보다 먼저 음악을 이해하니까”라고 말했다.

 

“제임스 딘 청바지와 비틀스의 비틀 부츠, 빌 커닝햄이 반평생을 입은 프렌치 워크 재킷과 조니 뎁이 쓴 선글라스, 요즘 부활한 토킹 헤즈의 빅 재킷까지. 영화, 음악, 책과 사진을 속속들이 뒤져 수집하듯 모았다. 평생 기억하고 싶은 스물일곱 명의 스타일 아이콘과 그의 아이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