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성소수자를 위한 영화제

 스틸.
<테제베 여인> 스틸.

페미니즘이 시대의 담론으로 떠오른 지금, 영화에서는 여성이 어떻게 생동하고 있을까. 일 년에 한 번, 전 세계 여성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스크린으로 확인할 기회인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개최된다. 동시대 여성 영화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새로운 물결, 60년대부터 80년대의 고전 여성 영화들을 상영하는 페미니스트 필름 클래식, 올해의 쟁점인 여성과 과학을 다룬 테크노 페미니즘,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퀴어 레인보우 등 10개의 섹션에서 37개국의 초청작 106편을 상영한다.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인 박남옥 감독의 특별전과 구로공단의 여공들을 담아내온 김선민 감독의 추모전도 준비되어 있다. 놓치면 땅을 칠 추천작 4편을 소개한다. 6월 1일부터 7일까지. 메가박스 신촌.

 

<스푸어> 개막작 / 아그네츠카 홀란드 무정부주의 페미니스트가 선보이는 블랙 코미디의 뜨거운 맛을 볼 텐가. 산골 마을에 살고 있는 괴짜 두셰이코는 지역사회의 기득권 남성들이 결성한 사냥 모임에 복수하면서 숲 생태계 파괴를 저지한다. 원시림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한 편의 살벌한 리벤지 동화다. <토탈 이클립스>를 연출한 아그네츠카 홀란드 감독의 신작으로, 2017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어떤 여인들> 새로운 물결 / 켈리 레이차트 어떤 여인들은 연결되어 있다. 변호사 로라(로라 던), 시골에 정착한 지나(미셸 윌리엄스), 인디언 여자(릴리 글래드스톤), 법대생 베스(크리스틴 스튜어트). 이들은 서로 다르지만 타인과의 관계 맺기에 서툴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영화는 황량한 몬타나의 겨울을 배경으로, 이들의 삶이 어떻게 교직되는지 담담히 따라간다. 2016 선댄스영화제 초청작이다.

 

<아메리칸 허니> 새로운 물결 / 안드레아 아놀드 미국의 빛과 그림자, 아메리칸 드림의 이면에 선 소녀. 지옥 같은 집을 뛰쳐나온 스타(샤샤 레인)은 제이크(샤이아 라보프)와 함께 미 대륙을 여행하며 잡지 방문 판매를 시작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녹록치 않은 것 투성이다. 청춘의 풋내음, 미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 사회 안전망 밖의 삶, 그럼에도 십 대 소녀는 꿋꿋이 걸어간다. 2016년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다.

 

<아홉 번의 삶을 사는 고양이> 페미니스트 필름 클래식 / 울라 슈퇴클 비혼 여성, 이혼 여성, 커리어우먼, 불륜 남편을 둔 여성, 완벽한 여성. 5명의 여성이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자유롭게 사는 방법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최근 작품 같다고? 까마득한 1967년의 이야기다. 지금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건 씁쓸하지만, 당시에 이런 영화가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극장으로 가자. 고전 페미니즘 영화를 지금 아니면 언제 보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