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화이트 와인, 샤르도네

하루 종일 화이트 와인만 마시고 싶은 날, 샤르도네를 따른다.

짬뽕과 짜장면만큼 고민되는 여름날의 화이트 와인 선택지. 소비뇽 블랑과 샤르도네 앞에서 정처없이 흔들리던 손끝은 매번 샤르도네로 향한다. 소비뇽 블랑이 직관적인 상큼함, 익숙한 열대 과일의 향이 어우러진 화이트 와인이라면 샤르도네는 명확하게 꼬집기가 좀 어려운 와인이다. 꽃향기(음식에 꽃 향기가?), 미네랄(부싯돌 맛이라고?), 오크통의 영향(어메리칸 오크와 프렌치 오크?) 같은 것들이 자주 언급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샤르도네의 매력이 폭발한다. 이 품종에 한번 입문하면 무수한 문이 다시 열린달까? 오크통에 오래 숙성해도 쉽게 향에 밀리지 않는 포도 품종이라 생산자가 의도한 방향으로 이런저런 시도가 가능하다. 그 덕에 시장엔 다채로운 샤르도네가 넘쳐난다. 소믈리에들이 샤르도네를 두고 ‘도화지’라고 말할 정도다. 모든 취미가 그렇듯 재미는 고민과 함께 커진다. ‘코리아 소믈리에 길드 대회’에서 1~3위를 수상한 소믈리에에게 입문반, 중급반, 고급반으로 나눠 샤르도네 세 병을 추천 받았다. 그들이 일하는 곳에서 내는 음식 하나에 딱 맞춘 샤르도네도 골랐다.

BEGINNER

도멘 베르나르 드패 샤블리 산도와 미네랄을 강조해 날카롭고 신선한 느낌의 샤르도네로 대표되는 부르고뉴 샤블리. 샤르도네 초급반이 시작하기 좋은 지역이다. 특히 이 도멘은 청사과, 흰 복숭아, 차분한 향이 돋보이는 와인을 만든다. 별 특징이 없나 싶다가도 이내 미네랄과 감칠 맛에 빠지고 만다. (신사동 권숙수 / 한욱태)

도멘 뒤로셰 부르고뉴 샤르도네 정해진 캐릭터 없이 늘 변화무쌍하게 느껴지는 품종이 샤르도네다. 그래서 늘 손이 가는 품종이다. 이 와인은 고가의 샤르도네를 만들 때 종종 사용하는 젓산 발효 방식으로 양조했다. 그 영향으로 날카롭고 신선한 샤르도네 느낌에서 좀 부드럽게 둥글어진 느낌으로 변했다. (청담동 정식당 / 경민석)

 

루이 미쉘 에 피스 프티 샤블리 샤르도네는 오크통 숙성을 하지 않을수록, 가격이 낮을 수록, 오히려 음식 앞에서 더 빛을 발한다. 산도가 높고 자몽 향이 감도는 이 와인은 전통적인 샤블리 생산자답게 굴과 쿵짝이 특히 잘 맞는다. 이 와이너리의 기본 샤르도네임에도 불구하고 품질이 짱짱하다. (신사동 더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 조현철)

 

INTERMEDIATE

프리마크 아비 샤르도네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 샤르도네는 유난히 가격대가 좀 있는 와인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 적절한 가격에 품질이 돋보이는 와인이 귀하다.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익히 두각을 드러낸 바 있는 이 와이너리는 품질이 가격을 사뿐히 넘는다. 오크 숙성을 거쳐 망고, 꿀, 꽃 향기가 짙다. (신사동 권숙수 / 한욱태)

 

크리스탈룸 더 아그네스 샤르도네 요즘 레드, 화이트 할 것 없이 와인 애호가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나라가 남아프리카 공화국. 이 나라 샤르도네는 바닐라 향과 묵직한 바디감으로 대표되는 신세계 와인과 젖은 돌의 향이 매력인 구세계 와인의 중간 지점 어딘가에 있는 듯 하다. 가격 대비 품질도 훌륭하다. (청담동 정식당 / 경민석)

페블레 뫼르소 앞선 와인과는 대조적인 스타일의 샤르도네. 위 와인이 베일 듯 날카로웠다면 이 와인은 부드럽고 향이 복합적이다. 오크통 숙성을 길게 해 와인에 코코넛, 바닐라에서 오는 강력한 ‘임팩트’를 더했다. 사실 와인 자체의 힘이 없으면 진한 오크통 향에 눌려 버리는데, 뫼르소는 그럴 리 없다. (신사동 더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 조현철)

 

ADVANCED

해밀턴 러셀 샤르도네 위의 두 가지 와인은 샤르도네의 서로 다른 표정을 볼 수 있는 선택지다. 샤르도네의 선명한 대비를 한참 즐기다가, 어느 순간 신선한 충격이 필요하다 생각되면 요즘 ‘핫’한 남아프리카 샤르도네를 마셔본다. 주로 유럽 메이커들이 정착해 와인을 만들어서 프랑스의 느낌을 품고 있다. (신사동 권숙수 / 한욱태)

도멘 드 샤쏘흐니 생 로맹 콩브 바즈 첨가물을 최소화한 내추럴 와인 열풍이 거세다. 샤르도네로 만든 이 내추럴 와인은 같은 방식으로 양조한 레드에 비하면 접근이 한결 편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샤르도네의 맛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포도 주스를 마시는 것처럼 신선한 산도가 도드라지는 게 특징이다. (청담동 정식당 / 경민석)

르윈 이스테이트 아트 시리즈 샤르도네 뫼르소의 매력을 충분히 즐겼다면, 이제 신세계를 맛볼 차례. 호주 샤르도네도 부르고뉴 샤르도네만큼 훌륭할 수 있다는, 그 잠재 가능성을 맛볼 차례다. 샤르도네는 틀 안에 갇힌 품종이 아니다. 샤르도네의 매력에 빠질수록 변화무쌍한 변화를 즐겨야 한다. (신사동 더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 조현철)

 

FOOD PAIRING

프랑수와 카히용 생 토뱅 프르미에 크뤼 블랑 오크 숙성을 길게 하면 훈연 향이 스치는데, 그 기운과 살짝 구운 해산물이 아주 잘 어울린다. 산도와 미네랄리티가 좋아 김과도 잘 맞는다. 그래서 권숙수에서 판매하는 ‘게살 매생이죽을 곁들인 제철 생선과 해산물 구이’에는 늘 부르고뉴 샤르도네를 추천한다. (신사동 권숙수 / 한욱태)

산디 산타 바바라 카운티 샤르도네 오크 향이 강하고 바디감이 좋은 전형적인 미국 샤르도네의 틀에서 확 벗어나 있다. 신생 와이너리라, 새로운 시도를 원하는 샤르도네 애호가가 마시기 좋다. 정식당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뜨거운 기름으로 비늘의 질감을 살린 촉촉한 옥돔 요리에 잘 어울린다. (청담동 정식당 / 경민석)

플라네타 샤르도네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에서 파는 화덕 피자는 베이스로 쓴 토마토소스에 맞춰 이탤리언 레드 와인을 많이 추천하는 편이다. 하지만 대표 메뉴인 D.O.C 피자는 도우의 짠맛과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의 고기가 떠오르는 기름진 맛이 매력이라 이탈리아 샤르도네를 추천하는 편이다. (신사동 더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 조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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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Eat, Drink,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