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2016-2017 NBA 어워즈, 수상자는?

2017.06.16GQ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2016-2017시즌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팀이 됐지만, 10개월 가까운 대장정을 빛낸 이들은 워리어스 뿐만이 아니었다. 각 부문을 빛낸 스타들의 활약 역시 NBA를 더 재미있게 만든 요소. MVP부터 ‘밉상’까지 부문별 주요선수를 찾아봤다. NBA의 공식 수상은 아님을 미리 밝힌다.

정규시즌 MVP /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 시티 썬더) 소속팀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지만, 러셀 웨스트브룩은 압도적인 원맨쇼를 펼치며 시즌 내내 주목받았다. 케빈 듀란트(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결별 후 맞은 첫 시즌, 그는 빈약해진 라인업을 홀로 이끌며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그 가운데 만들어진 대기록이 돋보였다. 31.6득점으로 득점 1위를 달렸고, 어시스트 10.4개는 2위, 리바운드 10.7개는 전체 10위였다. 덕분에 그는 시즌 평균 기록을 트리플더블로 마무리한 역대 2번째(최초는 오스카 로버트슨) 선수가 됐으며, 단일시즌 최다 트리플더블(42회) 기록도 45년 만에 새로 썼다. 정규시즌 중 개인 활약만으로는 MVP가 되어도 손색이 없다. 경쟁자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케츠)도 빛났지만, 45년 만의 대기록이 남긴 강력한 인상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수비상 / 루디 고베어(유타 재즈) 2016-2017시즌 NBA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한 선수 3명을 꼽으라면 루디 고베어(유타),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 카와이 레너드(샌안토니오)의 이름이 가장 자주 나올 것이다. 그 중 한 명이라면 단연 고베어다. 216cm의 큰 키에 긴 팔과 기동력을 앞세워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고베어는 수비의 ‘핵’이었다. 평균 2.6개의 블록슛(리그 1위)으로 상대를 위협했으며, 기록 이상으로 더 넓은 범위를 오가며 상대 공격을 위축시켰다. 덕분에 유타 재즈의 평균 실점도 96.8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고베어는 또한 1,000득점-1,000리바운드-200블록을 달성했다. 마지막으로 이 기록을 낸 선수는 2009-2010시즌의 드와이트 하워드였다.

 

기량발전상 /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 전 시즌 대비 기량이 가장 향상된 선수(Most Improved Player)를 뽑는 기량발전상의 주인공은 단연 ‘그리스 괴물 GREEK FREAK’ 아데토쿤보다. 그리스 태생으로 믿기 힘든 신체 조건과 운동능력, 여기에 재능까지 곁들여 매 시즌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득점(22.9점), 리바운드(8.8개), 어시스트(5.4개), 스틸(1.6개), 블록(1.9개) 등 다섯 부문에서 팀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NBA 역사상 이 기록을 낸 선수는 겨우 5명뿐이었다. 스카티 피펜, 케빈 가넷, 르브론 제임스 등 나란히 언급된 선수들 이름만 봐도 ‘급’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Oklahoma City Thunder v Golden State Warriors - Game Seven

신인상 /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 세븐티 식서스) 2016-2017시즌은 ‘인물’이 없었다. 내년, 내후년을 기약하게 만드는 선수는 있었지만 당장 팬들을 설레게 할 대어는 없었다는 이야기. 결국 그들보다 2년 일찍 지명된 조엘 엠비드가 최고 신인으로 꼽히기에 이르렀다. 엠비드는 2014년에 지명(3순위)됐지만 부상 때문에 꼬박 2년을 뛰지 못했다. 2016-2017시즌에야 비로소 첫 NBA 정식경기를 치렀으니 따지고 보면 ‘신인’ 맞는 셈이다. 엠비드는 기다릴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 평균 20.2득점 7.8리바운드 2.5블록을 기록하면서 만년 하위 필라델피아의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비록 부상 때문에 31경기를 뛰는데 그쳤지만, ‘관리’만 잘 된다면 이만한 센터도 없다는 걸 보여줬다.

 

감독상 / 마이크 댄토니(휴스턴 로케츠) 마이크 댄토니가 가세한 휴스턴 로케츠는 ‘양궁 농구’를 새로운 레벨로 끌어올렸다. 제임스 하든에게 볼 배급 역할까지 맡기면서 속도전을 펼쳤다. 덕분에 팀은 115.3점(2위), 3점슛 평균 14.4개 성공(1위) 등 ‘숫자’에서 성과를 거두었을 뿐 아니라, 성적(55승 27패)도 챙겨 강호로 올라섰다. 해결사 하든이 중심이 된 양궁+속공 농구는 승부처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4점차 이내 접전 승부에서 11승 3패(지난 시즌 11승 10패)를 기록했으며, 연장전에서도 3전 전승을 거두었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 5월 7일에는 미국 농구 코치협회(NBCA)가 선정한 ‘올해의 감독’이 되기도 했다.

 

올해의 식스맨 / 에릭 고든(휴스턴 로케츠) 2008년에 데뷔한 에릭 고든은 ‘유리 몸’의 아이콘이었다. 82경기로 치러지는 한 시즌 동안 70경기 이상을 소화한 적이 첫 시즌(2008-2009시즌)을 제외하면 없었다. 잦은 부상 탓이었다. 이 때문일까. 고든은 2016년 휴스턴 이적 당시에도 큰 기대를 모으진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주전이 아닌 식스맨으로 출전하면서 감이 더 떨어지진 않을까 우려가 있었으나 75경기를 뛰며 16.2득점(3점슛 37.2%)으로 펄펄 날았다. 75경기는 데뷔시즌 이후 최고 기록. 고든은 주전들처럼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경기를 시작하진 못했지만, 접전 상황에는 늘 코트를 지켰다. 3점슛 라인을 분주히 오가며 하든의 부담을 덜어줬다. 휴스턴도 그가 뛴 경기에서 50승 25패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영인상 / 밥 마이어스(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지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홈경기 시즌 티켓을 사려면 예약금 100달러를 내고 ‘대기자’ 7,000명이 빠지길 기다려야 한다. 시즌 내내 전 경기, 전 좌석 매진을 기록했던 그들은 NBA 최고 강팀이자 최고 인기팀이 됐다. 73승을 거둘 때부터 이미 독보적인 위상을 갖추었지만,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한 단계 더 진화된 조직력으로 감독 부재마저 훌륭히 이겨냈다. (스티브 커 감독은 목, 허리 통증으로 컨퍼런스 준결승과 결승 시리즈를 결장했다.) 케빈 듀란트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우승에 굶주린 듀란트는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를 등지고 강팀에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 이때부터는 ‘판’을 짜기가 수월해졌다. 자자 파출리아, 데이비드 웨스트, 저베일 맥기 등 베테랑 영입으로 전력누수를 보완했다. 벤치의 코치 및 식스맨들도 제 몫을 다해냈다. 이처럼 달리기 좋은 팀을 구성하는데 있어 밥 마이어스 단장의 수완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대릴 모리(휴스턴 단장), 데니스 린지(유타 단장)도 빼놓을 수없지만.

 

올해의 밉상 / 자자 파출리아(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한동안 파출리아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팬들의 ‘공공의 적’으로 남을 것이다.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에서 ‘에이스’ 카와이 레너드에게 부상을 입히면서 팀의 1년 농사를 망쳐놨기 때문이다. 1차전 후반, 슛을 던지고 내려오던 레너드는 파출리아의 발을 밟아 발목이 돌아갔고 이로 인해 남은 시즌을 뛰지 못했다. 승부는 싱거워졌다. 샌안토니오는 한 번도 못 이겼다. 본인은 더티 플레이어도 아니고, 고의도 아니었다 하지만, 팬들 시선은 곱지가 않다. 파이널 중에도 여러 차례 위험한 모습을 보여 질타를 받았다.

 

올해의 투혼 / 아이재아 토마스(보스턴 셀틱스) 아이재아 토마스는 작은 키(175cm)의 한계를 극복하며 NBA의 새로운 스타로 거듭났다. 보스턴 셀틱스를 동부 컨퍼런스 전체 1위(53승 29패)로 이끌었고, 개인은 올-NBA 세컨드팀(2017년)에 이름을 올렸다. 승승장구하던 토마스에게 ‘불운’이 닥친다. ‘운’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미안할 정도로 비극적인 일이었다. 여동생 차이나 토마스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 플레이오프 개막 하루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토마스는 슬픔을 이겨내고 출전을 감행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뒤 바로 경기에 나섰다. 워싱턴 위저즈와의 시리즈에서는 53득점을 폭발시키는 등 투혼을 펼쳤다. 비록 부상을 당하고, 클리블랜드를 넘지 못해 아쉽게 시즌을 마쳤지만, 직면한 슬픔을 이겨낸 토마스의 활약은 많은 팬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올해의 먹튀 / 챈들러 파슨스(멤피스 그리즈리스) NBA는 백만장자들의 리그다. 중계권 계약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선수들의 연봉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싶은 계약도 있다. 활약에 비해 몸값이 과하게 책정된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챈들러 파슨스가 대표적이다. 그가 2016-2017시즌에 받은 연봉은 무려 2천 2백 11만 달러. 팀에서 2번째로 높다. 하지만 팀내 성적은 10번째로, 겨우 6.2점에 그치고 있다. 사실, 기량이 안 좋은 선수는 아니다. 부상이 ‘웬수’다. 2016-2017시즌에 그가 나선 경기는 겨우 34경기에 불과하다. 무릎 부상 탓이다. 뛰었던 경기에서도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다. 3점슛 성공률은 26.9%에 불과했다. 게다가 파슨스의 계약은 이제가 시작이다. 앞으로 3시즌에 걸쳐 매년 2천만 달러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아픈 선수 마음도 답답하겠지만, 거액을 허공에 쏟고 있는 구단 입장에서도 속이 쓰릴 것 같다.

    에디터
    글 / 손대범(농구전문잡지 편집장)
    사진
    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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