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포시즌스의 새 술

2017.06.26손기은

포시즌스 호텔의 지하 바(bar) ‘찰스 H’가 최근 새로운 칵테일 메뉴를 내놨다. 크리스 라우더 뒤를 이어 헤드 바텐더 자리를 맡은 로렌조 안티노리의 야심작이다.

그동안 찰스 H는, 초창기부터 칵테일 메뉴를 세팅하고 개발한 크리스 라우더의 색깔이 진하게 배어있는 곳이었다. 도시 별로 클래식 칵테일을 나눈 것부터 시작해, 크리스 라우더 특유의 명랑한 접객방식도 찰스 H만의 기운을 만들었다. 로렌조 안티노리가 새롭게 헤드 바텐더로 오게 됐을 때, 사람들은 크리스를 보내는 아쉬움과 로렌조를 맞이하는 기대감에 ‘찰스 H’를 다시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추가된 ‘홍콩1932’ 메뉴 다섯 가지는 로렌조의 명함이자 출사표다. 사진 속 ‘파나시아’는 홍콩에서 영감 받은 새 칵테일 중에서 가장 눈에 띈다. 화이트 럼과 뽕잎 와인으로 균형을 잡은 칵테일에 참기름으로 마지막 향을 더했다. ‘웰링턴 티 펀치’는 홍콩 밀크티에 영감 받아 만든 한잔으로, 미소 시럽과 블랙티가 들어가 묵직한 단맛이 매력이다. 샴페인 병에 넣어 서브하는 ‘로지 다운’은 로제 와인을 마시는 것처럼 휴양지 느낌이 물씬 난다. 그전보다 더 과감한 향과 재료를 사용해 요리 한 접시를 만드는 것 같은 맛의 조합이 특징이다. 가니쉬부터 서빙 방식까지 좀 더 화려하고 흥미로워졌다. 동굴 속 별세계 같은 ‘찰스 H’에서 보내는 시간이 앞으로 더 즐거워질 것 같다.

    에디터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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