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선수가 가장 먼저 입은 폴로 셔츠

Polo Shirt 20세기 초반, 테니스의 복장 규정은 지금보다 엄격했다. 땀이 뻘뻘 나는 한여름에도 긴팔 셔츠와 플란넬 바지를 입고 테니스를 쳐야 했으니까. 이 복장에 처음 이의를 제기한 건 르네 라코스테. 그는 테니스 선수에게서 무거운 긴팔 셔츠를 해방시킨 레지스탕스였다. 1926년 US 오픈, 라코스테는 그전까지 코트에서 본 적 없는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반팔 소매, 바람이 잘 통하는 프티 피케 소재, 셔츠가 빠져 나오지 않도록 뒷자락을 길게 늘인 테니스 테일과 뜨거운 햇볕으로부터 뒷목을 보호하는 칼라까지. 이 옷은 테니스 셔츠에 요구되는 격식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훨씬 실용적이고 시원했다. 눈치 빠른 폴로 선수들이 라코스테의 셔츠를 유니폼처럼 입기 시작했고, 1940년대 말쯤엔 테니스 선수들도 이 옷을 폴로 셔츠라고 부르게 되었다. 1972년에는 랄프 로렌이 폴로라는 이름의 캐주얼 라인을 발표하고, 폴로 셔츠를 브랜드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다. 곧 뉴욕의 직장인도, LA의 학생도 폴로의 폴로 셔츠를 입었다. 그때부터 이 셔츠는 테니스 셔츠나 골프 셔츠 대신 폴로 셔츠라고만 불렸다.

폴로 셔츠 11만9천원, 라코스테.
폴로 셔츠 11만9천원, 라코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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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ㅣ Fendi, Hermès, Neil Barrett, White Mountaineering.

1. 폴로 선수들은 원래 넓은 칼라를 단추로 고정시킨 흰색 긴팔 셔츠를 입었다. 1896년 존 브룩스가 그걸 보고 미국으로 돌아가 만든 것이 바로 브룩스 브라더스의 화이트 버튼다운 셔츠다. 모두가 테니스 셔츠를 폴로 셔츠라고 부를 때도 브룩스 브라더스만큼은 버튼다운 옥스퍼드 셔츠를 폴로 셔츠라고 고집했다.

2. 르네 라코스테는 1927년부터 왼쪽 가슴에 악어 엠블럼을 붙였다. 그의 별명이 크로코다일이었기 때문이다. 라코스테가 왜 이런 별명을 얻게 되었는지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한번 먹이를 물면 놓치지 않는 공격적인 경기 방식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고, 코가 길어서라는 얘기도 있다. 프랑스 데이비스 컵 팀의 주장과 악어가죽 가방을 두고 내기를 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3. 그랜드슬램을 여덟 번이나 거머쥐고 5년 동안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킨 테니스 선수 프레드 페리 역시 1940년대 후반 은퇴한 후 폴로 셔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의 라코스테와 달리 좀 더 젊고 분방한 분위기로. 프레드 페리의 폴로 셔츠는 1950년대 영국 모드족과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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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패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