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위한 소재, 시어서커

Seersucker Jacket 롤링 스톤스가 1965년 발표한 노래 ‘Under Assistant West Coast Promo Man’에 등장하는 남자는 특출난 능력도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없는 밴드 홍보 담당자다. 하지만 자신은 ‘잘 나간다’고 착각하며 산다. 콜벳과 시어서커 수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실 시어서커가 처음부터 상류층의 사랑을 받은 건 아니었다. 인도에선 노동자와 하인들이, 미국에선 철도 건설자와 석유 노동자가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있었다. 이런 이미지가 바뀌기 시작한 건 1909년. 조셉 하스펠이 시어서커 수트를 만들면서부터다. 시어서커는 악명 높은 뉴올리언스의 여름과 대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소재였다.가볍고 몸에 달라붙지 않는 데다 바람도 잘 통했다. 또 다림질도 필요 없었다. 1920년대엔 프린스턴 대학의 학생들이 수트뿐 아니라 재킷과 셔츠, 쇼츠로도 입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어서커의 ‘특이한’ 질감은 ‘특별한’ 질감이 되었다. 보수적인 동부의 정치인부터 할리우드 배우에 이르기까지, 지적이고 우아한 남자들은 모두 시어서커를 즐겨 입었다. 마크 트웨인과 그레고리 펙, 로널드 레이건, 마일스 데이비스. 이것만으로도 시어서커가 얼마나 근사한 소재인지 짐작해볼 수 있다.

시어서커 재킷 4백30만원, 톰 브라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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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셉 하스펠은 시어서커의 우수성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가 만든 수트를 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할 때쯤엔 멀쩡한 모습으로 식탁 앞에 앉았다. 옷은 이미 뽀송뽀송하게 말라 있었다.

2. 그레고리 펙은 1962년 영화 <앵무새 죽이기>에서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를 연기했다. 시어서커 재킷, 보터 햇, 보타이와 함께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1930년대 엘리트 변호사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3. 미국 의회에는 시어서커 서스데이 Seersucker Thursday라는 독특한 전통이 있다. 매년 6월 둘째 혹은 셋째 주 목요일에 시어서커 수트나 재킷을 입고 모이는 행사다. 이 행사는 1996년 미시시피의 상원의원 트렌트 로트에 의해 처음 시작되었고, 올해도 변함없이 치러졌다. 한편 런던에선 매년 시어서커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시어서커 소셜이라는 이벤트가 열린다.

시어서커를 다양하게 즐기는 방법

“폴로 셔츠와 보트 슈즈, 하얀 리넨 수트, 에콰도르에서 만든 파나마 햇과 인도에서 온 마드라스 셔츠까지. 복식을 아는 당신에게 소개하는 19가지 여름 클래식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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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패션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