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효리네 민박? 제주도 OO네 민박!

2017.07.13이재위

제주도에 효리네 민박만 있는 건 아니다. 내 집처럼 쉬었다 갈 수 있는 제주도의 민박 5곳을 소개한다.

마 메종

주소.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한평길 49-2 가격. (비수기) 주중 20~23만원, 주말 23~25만원 (성수기) 가격 미정 홈페이지. www.mamaison.kr

1. 이 민박의 주인은? 남편이 직장에서 은퇴한 뒤, 부부끼리만 제주도로 이주했다. 이곳으로 올 때 새집이 아니라 시골집에 살고 싶었기 때문에 오래된 전통 돌집을 구했다. 예전부터 건축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구석구석 손때 묻혀가며 직접 리모델링을 했다.

2.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는? 마 메종은 제주도 동쪽의 구좌읍 평대리에 있다. 지금은 관광객들이 꽤 찾아오지만 수년 전만 해도 이 지역은 매우 조용했다. 아름답고 한적한 풍경에 매료돼 이곳에 살기로 했다.

3. 민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원래 집이 두 채가 있었다. 그래서 안채는 우리 부부의 살림집으로, 바깥채는 아이들이 놀러오면 머물게 할 공간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주 오는 편이 아니어서 그 공간을 여행객들에게 빌려주기로 했다.

4. 이 민박의 컨셉트는? 마 메종은 불어로 ‘나의 집’이란 뜻이다. 제주도에 있는 본인의 시골집처럼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도록 꾸미고자 했다.

5. 주변의 꼭 가봐야 할 관광지는? 마 메종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비자림을 추천한다. 비자나무 단일 수종으로 이뤄진 이 숲은 날씨가 좋을 때면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을 받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또 비가 내린 뒤에는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몽롱한 분위기의 숲으로 변신한다.

 

빌림

주소. 제주도 제주시 오래물길23 가격. (비수기) 주중 15만원, 주말 17만원 (성수기) 18만원 홈페이지. blog.naver.com/villlim

1. 이 민박의 주인은? 제주도로 이주한 지 3년 차 된 젊은 부부다. 제주도로 오기 전에는 각자 사진가와 간호사로 일했다. 둘 모두 어릴 때부터 제주도에서의 삶을 꿈꿔왔다. 어느 날, 무작정 전세금만 빼 들고 제주행을 선택했다.

2.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는? 빌림은 공항과 가까운 제주시 도두동에 있다. 이곳은 제주도 중간에 위치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든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가지고 있다. 시내와 가깝다고 해서 복잡하고 시끄러운 것은 아니다. 도두동은 전통적인 어촌 마을이기에 도민들의 삶을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는 매력도 있다.

3. 민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 공유 경제에 관심이 많았다. 살고 있는 집을 타인과 나누면서 소유의 부담을 줄이고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박은 훌륭한 경제 활동이다. 집을 찾아오는 손님들과 소통하며 느끼는 사람의 정은 덤이다.

4. 이 민박의 컨셉트는? 빌림이라는 이름 그대로 제주에서의 시간과 공간을 빌려 살아볼 수 있는 경험을 주고자 했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것들이 여행의 질을 높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 하루의 시간을 보내더라도 그 마을의 독특한 분위기, 삶의 방식, 미묘한 공기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면 그 여행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5. 주변의 꼭 가봐야 할 관광지는? 빌림 바로 앞에 ‘오래물’이라는 용천수 목욕탕이 있다. 오래물은 예부터 도두 마을의 명물이다. 여름철에도 물이 얼음처럼 차가워 더위를 피하려는 도민과 관광객이 끊임없이 찾는 명소다. 매년 8월에 ‘도두 오래물 축제’가 열린다.

 

눈먼고래

주소.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7길 19-12 가격. (비수기) 주중 40만원, 주말 50만원 (성수기) 60만원 홈페이지. www.blindwhale.co.kr

1. 이 민박의 주인은? 눈먼고래는 건축디자인 회사인 지랩이 운영하고 있다. 지랩은 전국의 오래된 식당이나 한옥을 현대적으로 리모델링 하되 가옥의 원형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숙소를 만들어왔다.

2.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는? 조천리는 제주도 최북단에 위치한 마을이다. 본토와 가까워 포구가 형성됐고, 이 포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다. 이 마을은 억새나 대나무를 엮어서 지붕에 올리고 비와 바람을 막기 위해 검은색 천을 씌우는데 그 모습이 흡사 고래등을 닮았다. 처음 이 집을 봤을 때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온 고래처럼 보였다. 그 장면이 제주도를 대표하는 모습이라고 생각해 낙점했다.

3. 민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100년이 넘은 제주도 전통 돌집이 과거와 지금의 세대를 잇는 공간이 되기를 바랐다.

4. 이 민박의 컨셉트는? 조천 마을은 강한 바람이 불고 높은 파도가 치는 곳이지만, 눈먼고래에 들어오면 평온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쉬는 사람들이 고래뱃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길 바란다.

5. 주변의 꼭 가봐야 할 관광지는? 가까운 곳에 조선시대에 유배를 온 선비들이 머물던 연북정이란 정자가 있다. 연북정은 조천리 마을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다. 또 해안도로를 따라 3킬로미터 정도 나가면 제주에서도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는 함덕 해수욕장이 있다.

 

한동안 제주

주소.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계룡길 25-22 가격. (비수기) 4인 기준 옛집 22만원, 2인 전용 돌집 16만원, 2인 전용 다락 12만원 (성수기) 옛집 26만원, 돌집 20만원, 다락 15만원 홈페이지. www.handonganjeju.com

1. 이 민박의 주인은? 모터사이클로 세계일주를 하던 남자와 남미로 배낭 여행을 떠난 여자가 볼리비아에서 우연히 만나 결혼하게 된 부부다. 원래는 탈 서울을 꿈꾸는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2.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는? 한동안 제주는 제주도 동쪽의 바닷가 마을인 구좌읍 한동리에 있다.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에 반해서 이 농가 주택에 살게 됐다. 지어진 지 60년 된 돌집은 리모델링 해서 객실로 사용 중이고, 우리 부부는 마늘 밭이던 땅에 새로 집을 지어서 살고 있다.

3. 민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둘 다 여행이 취미다 보니, 다른 나라의 여러 민박을 가보게 됐다. 반대로 우리만의 민박을 만들어 여행객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우리가 여행하면서 ‘이런 집에서 며칠 더 푹 쉬다 가면 좋겠다’라고 생각해오던 공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4. 이 민박의 컨셉트는? 이 집에 처음 왔을 때 돌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전혀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좋았다. 그때의 고요한 느낌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5. 주변의 꼭 가봐야 할 관광지는? 제주도 동부는 역시 숲과 오름이다. 집에서 2분만 걸어나가면 바닷가의 멋진 카페들이 즐비하지만, 내륙 쪽으로 시선을 돌려 오름의 능선들을 볼 때 더 감탄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백약이 오름을 추천한다.

 

여관도도

주소.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소길1길 13-2 가격. 주중 15만원, 주말 17만원 홈페이지. www.airbnb.co.kr/rooms/17910120?s=51

1. 이 민박의 주인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제주도 토박이 부부다. 올해 네 살 된 아들을 키우고 있다.

2. 이곳에 자리잡은 이유는? 여관도도는 중산간 지대에 위치한 애월읍 소길리에 있다. 이곳은 아내의 고향이고, 가수 이효리가 살고 있는 마을로 유명해졌다. 아내가 친정 할머니에게 물려받은 집을 민박으로 리모델링 한 것이다.

3. 민박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처음부터 민박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지인 중에 숙박업을 하는 친구가 추천해줬다. 할머니가 물려준 공간을 더 의미 있게 써보자는 의지도 있었다.

4. 이 민박의 컨셉트는? 이 집은 80년이 넘었다. 약 6개월 동안 부부 둘만의 힘으로 리모델링을 했다. 가구는 모두 할머니가 사용하던 것 그대로다. 아담한 정원에는 할머니가 그래왔듯이 귤나무와 꽃을 가꾸고 있다. 어릴 적, 방학이 되면 할머니 집에 놀러 가던 기분으로 여관도도를 찾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5. 주변의 꼭 가봐야 할 관광지는? 여관도도에서 차로 10~15분만 이동하면 중산간 오름 지대를 찾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새별오름을 추천한다. 새별오름의 정상은 제주도의 서남쪽 풍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매년 이곳에서 ‘제주 들불 축제’가 열린다.

    에디터
    이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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