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왕좌의 게임> 시즌 7에 대한 6대 궁금증

2017.07.19GQ

<왕좌의 게임> 시즌 7이 시작됐다. HBO에서 시즌 7의 7회, 시즌 8의 6회로 TV 시리즈를 마무리한다고 공식 발표했으니, 2011년부터 이어 온 대하서사시의 마지막 장으로 접어든 셈. 하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철 왕좌의 주인이 누군지는 점점 더 미궁으로 빠지고 있는 데다 벌여놓은 사건을 수습하기에도 모자랄 것 같아 애청자들의 애간장이 녹고 있다. 아직 풀리지 않은 <왕좌의 게임> 6대 궁금증.

1.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의 세 마리 용 위에 누가 탈 것인가? 시즌 7에서 대너리스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웨스테로스 본토에 상륙할 예정이다. 철왕좌에 앉기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로버트 왕의 형제와 자식들이 모두 죽은 상황에서 로버트 이전의 왕족이었던 타르가르옌 피를 물려받았다는 적통성, 도트라키와 거세병을 앞세운 막강한 군사력, 바리스, 티리온 등 중앙 정치 경력이 있는 유능한 참모진, 그리고 약 9미터의 불길을 내뿜는 하늘을 나는 용 세 마리를 가지고 있으니 칠왕국을 통일하고 왕좌의 주인이 되는 건 시간 문제. 여기서 복병은 ‘세 마리의 용이 끝까지 대너리스의 곁을 지킬 건가’ 하는 점이다. 절대적인 힘을 가진 용이 어머니인 대너리스 손 안에 있는 한 드라마가 한 회 분량 만에 시시하게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용을 탈 수 있는 다른 인물이 있다는 추측이 지배적인데, 그렇다면 궁금증은 대너리스가 타고 다니는 용 외에 2마리를 ‘누가’ 조종할 것인가로 옮겨간다. 용은 불에 타지 않는 타르가르옌 혈통의 사람만 탈 수 있으니 우선 대너리스의 큰오빠 라에가르 타르가르옌과 리안나 스타크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출생의 비밀을 가진 존 스노우가 유력 후보. 그 외에도 ‘측근 중 미친왕 타르가르옌의 사생아가 숨어있다’, 혹은 ‘상상도 못 했던 방법으로 용을 조정할 거다’는 등 남은 용의 조정석 한 자리를 두고 각종 루머가 넘쳐난다. 과연 강력한 힘을 가진 용을 조종해 칠왕국을 호령할 자는 누굴까? 그리고 그는 대너리스에게 힘이 될까? 근심이 될까? 한 가지 분명한 건 용을 타는 자가 의외의 인물일수록 시청률이 올라갈 거란 사실이다.

 

2. 존 스노우는 북부의 왕에서 만족할 것인가? 윈터펠의 서자에서 나이트 워치를 거쳐 ‘북부의 왕’으로 추대 받은 불굴의 아이콘. 극 중 존 스노우의 삶은 신화학자 조셉 캠벨이 말한 영웅의 모험과 매우 흡사하다.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 운명처럼 모험에 휘말리고, 그 소명에 부담감을 느껴 멈칫거리지만, 초자연적인 힘의 도움을 받아 첫 관문을 통과한다’는 게 시즌 6까지 존 스노우가 살아온 여정이 아닌가. 특히 시즌 6에서 출생의 비밀이 밝혀져 형제들에게 놀림 받던 사생아에서 귀족 가문의 혈통으로 신분이 상승하고, 죽었다 다시 살아나는 기적을 선보이며 영웅 서사에 힘을 더했다. 만약 조셉 캠벨의 영웅론을 충실히 따라간다면 시즌 7에서 존 스노우를 기다리고 있는 건 ‘일생일대의 시련’과 ‘사랑’이다. 시련은 두말할 것 없이 화이트 워커와의 대전투일텐데, 화이트 워커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전쟁 영웅이 된다면 철 왕좌에 앉을 자격은 충분하지 않은가. 지금 존 스노우의 관심은 오직 화이트 워커를 물리치는 거라 킹스랜딩의 왕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지만 지금껏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운명에 휩쓸리는 것이 존 스노우의 삶이 아니었던가? 혹시 작가가 존 스노우에게 짊어지게 한 가혹한 사건들이 철 왕좌의 주인을 단련시키기 위한 과정은 아니었을까? 허를 찌르는 시나리오 쓰기가 취미인 제작진이 언제 어떻게 변덕을 부릴지 모르지만 철 왕좌 주인의 강력 후보인 존 스노우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3. 세르세이 라니스터는 시즌 7에서 죽을 것인가? 세르세이는 현재 철 왕좌의 주인이다. 사랑하는 세 명의 자식을 잃고 비장의 무기 ‘와일드 파이어’로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종교인과 정적을 날려 버린 뒤 스스로 킹스랜딩의 여왕이 되었다. 원래 무능하고 간교한데다 왕위에 오른 뒤 권력 강화에만 집착하며 아슬아슬하게 왕권을 쥐고 있다. 동서남북에서 적들이 밀려오고 있으니 믿을 건 쌍둥이 남동생이자 연인인 제이미 라니스터 뿐. 그런 이유로 시청자들은 세르세이의 마지막을 점치며 매 시즌마다 꼭 한명의 왕이 죽어 나가는 <왕좌의 게임>의 전통이 그대로 이어질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런 비극적인 결말을 추론하는데는 세르세이가 어린 시절 마녀에게 들은 예언도 한 몫 한다. 예언은, 세르세이가 왕과 결혼해 여왕이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젊고 더 아름다운 다른 여왕이 나타날 것이며 새로운 여왕이 세르세이를 끌어내리고 모든 걸 빼앗아갈거라는 무서운 내용. 이 예언대로라면 서쪽 바다에서 킹스랜딩으로 전진해오고 있는 미린의 여왕 대너리스가 세르세이를 끌어내릴 것이다. 하지만 TV 시리즈엔 등장하지 않지만 원작에 나와있는 다른 예언이 ‘발론콰(남동생)의 차가운 손이 목을 조를 것이다’라는 게 알려지면서 세르세이의 남동생인 티리온과 제이미도 살인자 후보에 올랐다. 또한 얼굴 없는 암살자로 변신한 아리아 스타크가 조용히 킹스랜딩을 향하고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비열할수록 오래 살아남는 <왕좌의 게임>의 특성상 생각보다 오래 생을 연명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세르세이의 최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4. 아리아 스타크는 데스노트를 완성시키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브루스 웨인보다 어린 나이에 무서운 암살자가 된 어린 소녀, 아리아가 <배트맨>과 평행 이론을 이룬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 금수저로 태어나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했고 암살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은 후 암살단을 탈퇴해 다크 히어로가 될 운명을 타고 난 것이다. 시즌 6, 얼굴 없는 자들의 신전에서 온갖 고초를 겪은 끝에 맘대로 얼굴을 바꾸고 목숨을 앗아가는 기술을 익힌 아리아의 복수극은 시즌 7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난 시즌 마지막 편에 잠시 나온대로 왈더 프레이가 첫 번째 재물이다. 살생부 리스트의 맨 꼭대기에 있는 세르세이 라니스터에 점점 접근해가는 그는 이번 시즌 가장 통쾌한 장면들을 연출할 일만 남았다. 배신자 가문을 멸문 시키는 희대의 암살자라니! 존 스노우에게 선물받은 브라보스 단검, 일명 니들(바늘)이 어느 때보다 활약하는 시즌이 될 것이다. 한편으론 살생부가 하나씩 지워지는 건 아리아가 윈터펠로 돌아가는 날이 다가왔단 뜻이기도 하다. 애초에 나이트 워치의 신병 모집 담당인 요렌의 도움으로 킹스랜딩을 탈출해 윈터펠로 가던 중 일이 꼬이는 바람에 라니스터 군대의 포로, 타이윈 라니스터의 시중, 하운드의 인질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니 이제는 집에 돌아갈 때도 되었다. 아리아는 제 손으로 살생부의 인물을 모두 처리하고 윈터펠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사도 모르고 서로 헤어져 살던 스타크 형제들이 언제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을지 시즌 7에서도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다.

 

5. 산사 스타크는 리틀 핑거에게 속 시원하게 복수할 수 있을까? 산사 스타크와 피터 베일리쉬(일명 리틀 핑거) 사이 애증의 역사는 오래 됐다. 라니스터 가문과 손을 잡고 산사의 아버지 에다드 스타크의 뒤통수를 쳐 스타크 가의 몰락을 주도했던 때는 이가 갈리는 원수였다가, 조프리 사망 사건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산사를 탈출시켰을 때는 유일한 보호자였다가, 램지 볼튼과 결혼시키는 만행을 저질러 다시 원수가 됐다가, 시즌 6 윈터펠 전투에서는 수세에 몰린 존 스노우의 군대를 돕기 위해 아린 가문의 군대를 끌고 온 조력자가 됐다. 현재 리틀 핑거는 산사 스타크를 부인으로 맞아 존 스노우를 제거하고 스스로 철 왕좌에 앉고 싶다는 야욕에 가득 찬 상태. 리틀 핑거의 프로포즈를 맞은 산사는 매몰차게 거절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산사 스타크와 존 스노우 사이를 갈라놓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전개와 달리 시즌 7에 접어들자 약삭빠르고 음흉한 리틀 핑거의 속내는 겉으로 드러났지만 정작 산사의 마음은 알 수가 없다. 산사 역시 세르세이와 조프리, 램지를 겪으며 권력의 암투와 정치를 체득했을 터. 그녀는 이제 북부 영주들의 처리 문제를 놓고 존 스노우와 팽팽하게 의견을 하며 윈터펠을 이끄는 네드 스타크의 장녀로 성장했다. 과연 이번 시즌에서 산사가 권모술수의 대가인 리틀 핑거의 계략에 넘어가지 않고 통쾌하게 복수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이번에도 리틀 핑거가 능구렁이처럼 위기를 모면할 것인가? 개인적으론 산사가 제 앞가림 못하는 캐릭터에서 벗어나 통쾌하게 한 방 날려주길 바라고 있다.

 

6. 브랜 스타크의 능력은 어디까지인가? 브랜 스타크는 화이트 워커 군단이 장벽 가까이 진군한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떠올랐다. 스승인 세 눈 까마귀를 만나기 전 이미 동물이나 사람에 빙의하는 ‘스킨체인징’, 꿈 속에서 앞으로 일어날 미래를 예지하는 그린드림이란 마법 능력이 있었고, 시즌 6에서 스승을 만나 고대 숲의 아이들의 위대한 마법을 배우게 된다. 과거의 사건을 목격할 수 있고 강력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만 알려진 비밀스러운 세 눈 까마귀의 능력은 화이트 워커와의 전쟁이 본격화되면 제 모습을 드러내 좌중을 놀래킬 것으로 예상된다. 브랜의 능력 중 가장 흥미로운 건 과거로 돌아가 사건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쁨의 탑 전투에서 에다드가 브랜의 목소리를 듣고 반응했던 장면과 현재의 상황 때문에 과거 호도르의 상태가 바뀌는 장면은 브랜이 과거에 개입해 미래를 바꾸게 될 거라는 걸 암시하는 복선이 아닐지. 애청자들 사이에서는 장벽을 건설한 건축가 브랜든에게 영향을 준 것 아니냐, 과거로 돌아가 아조르 아하이가 나이트 킹을 물리친 것을 참고해 나이트 워커를 물리치는 것 아니냐는 짐작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예고편에서 까마귀 떼에 빙의해 나이트 킹의 대열을 정찰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 7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대마법사. 그가 깜짝 놀랄만한 능력과 화려한 볼거리로 시즌 7의 영웅이 될 날을 기다린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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