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을 아는 남자들의 옷, 터틀넥

TURTLENECK SWEATER 터틀넥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길다. 15세기의 기사들도 터틀넥처럼 생긴 니트를 입었으니까. 영국에서는 폴로 넥 스웨터라고도 한다. 1860년대 폴로 선수들이 이렇게 목이 높은 옷을 입었기 때문이다. 19세기엔 노동자와 운동 선수, 어부, 선원 같은 바다 사람들이 즐겨 입는 대중적인 옷이었다. 그러다 1920년대 극작가 노엘 카워드의 터틀넥이 유명해지면서 셔츠와 타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세련된 옷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0세기 중반엔 검정 터틀넥이 급진적인 철학가와 진보 정치인, 예술가, 지성인의 이미지를 대변하게 되었다. 미셸 푸코, 이브 몽땅,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처럼 멋을 아는 남자들은 모두 터틀넥을 잘 입었다.

가격 미정, 폴로 랄프 로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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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터틀넥 중에서도 길이가 짧은 건 목 넥 Mock Neck이라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입은 검정 터틀넥이 대표적인 예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에 따르면 그는 1980년대 초반 일본 소니 직원들의 유니폼을 보고 애플 직원들에게도 단체복을 입히려고 했다. 그런데 유니폼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예상 외로 부정적이었다. 잡스는 생각을 바꿔 자신을 위한 유니폼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세이 미야케는 그에게 1백여 장의 검정 터틀넥을 만들어 보냈고 잡스는 그 터틀넥을 죽기 전까지 입었다.

2. 이세이 미야케는 스티브 잡스가 죽은 2011년부터 터틀넥 생산을 중단했다. 그런데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7월부터 다시 검정 터틀넥을 판매한다는 것. 세미-덜 티셔츠라는 이름의 이 옷은 잡스가 입은 터틀넥과 비슷하지만 길이가 좀 더 짧고, 어깨를 높게 디자인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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