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다르지만 잘 맞죠?” MXM 임영민, 김동현

2017.08.22이예지

임영민과 김동현, 반듯한 소년 둘이 만나 그려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선.

왼쪽부터 | 김동현의 검은색 캡은 햇츠온, 샌드스톤 컬러의 카코트는 버버리, 루즈핏 팬츠는 준지, 에어맥스 운동화는 나이키,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임영민의 흰색 캡은 에잇 세컨즈, 더블 버튼 수트는 보스, 에어맥스 운동화는 나이키, 목걸이는 임영민의 것.

첫 번째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어요. 드디어 데뷔하는 거네요? 영민 꿈만 같아요. 실감이 안 나요. 길 가다 저희 선공개곡이 들리거나 주변에서 잘 들었다 해주시면 정말 신기하죠. 뿌듯하고 행복해요. 동현 무대에 오르면 실감이 좀 날 것 같아요.

무대 오르면 어떤 기분일까요? 영민 <프로듀스 101>은 경쟁의 연속이라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었는데도, 무대에 서는 희열은 짜릿했어요. 환호성, 함성 소리…. 모든 걸 보상 받는 기분이었죠. 이제는 연습생이 아닌 가수로서 그 기분을 느낄 거라고 생각하니 설레요.

이렇게 빨리 데뷔하게 될 줄 알았어요? 브랜뉴 뮤직과 아티스트 계약도 했죠. 영민 저희는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요. 너무 놀랐죠. 방송 끝나고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 연습하고 있었거든요. ‘프듀’ 숙소에서 퇴소하고 혼자 연습실에 있을 때, < GQ >에서 절 지지해주신 칼럼을 본 기억이 나요. 당시에 9명을 꼽아주셨는데 그중에 저를 지지하는 칼럼도 있을 줄은…. 힘든 시기에 힘과 위로가 됐어요. 동현 이렇게 하다 보면 우리도 데뷔할 수 있겠지, 하면서 담담히 연습하다가 서프라이즈 선물을 받은 것 같았어요. 목표에 다가선 것 같았죠. 연습생 때는 정체되어 있는 것 같았는데 이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요.

방송에서 순위 변동을 포함한 굴곡이 있었고, 분량이 아쉬운 순간도 있었을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마음은 어떻게 다잡았어요? 영민 생각지도 못하게 5위까지 올라가보기도 했고 갑자기 떨어져보기도 했죠. 많이 속상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어요. 당시엔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무대에 서는 게 너무 겁이 나더라고요. 그렇지만 설령 절 응원하시는 분이 한두 분일지라도 잘 보여드려야 겠다고 생각해서 ‘열어줘’ 무대를 무사히 마쳤죠. 전보다 성장할 수 있었고, 책임감을 갖게 됐어요. 앞으론 더 잘할 거예요. 이젠 더 이상 연습생이 아니니까요. 동현 처음엔 브랜뉴에서 저랑 우진이의 순위가 낮았어요. 우진이가 속상해할 때 우린 나중에 비춰주려고 그러나 보다 얘기하고 다독여줬죠. 그런데 우진이가 가속도로 상승세가 붙더니 절 두고 떠났네요. 하하. 영민 훨훨 날았지. 동현 아쉽긴 했지만 저만 속상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열심히 하는데 주목받지 못하는 친구들이 얼마나 많아요. 같이 열심히 으쌰으쌰 하면서 힘냈어요.

블레이저는 YMC, 흰 셔츠, 회색 스웨트 셔츠 모두 브룩스브라더스, 보타이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가수는 언제부터 꿈꿨어요? 동현 중학생 때 밴드부 보컬을 했어요. 기타 치는 친구들을 보고 유튜브로 코드를 익혀서 기타도 쳤어요. 자연스럽게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희 집은 부모님이 굉장히 엄하시고 예체능 하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처음에 음악한다고 했을 때 반대가 심했어요. 밴드 공연 영상을 보여드리고, 2년 가까이 설득했죠. 영민 저는 중3 때요. 춤을 좋아하다가 힙합을 좋아하게 됐고, 가수를 꿈꾸게 됐어요. 저희 부모님은 자기가 원하는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셔서 반대는 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원하는 길을 간다 해도 원하는 삶을 못 살게 될 수도 있잖아요? 나중에 변방에 댄스 학원 하나 열어서 수강생 5명 데리고 살 수 있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하고 싶다고 했죠. 형은 제가 마지노선을 뒀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가수를 꿈꾸고 8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룬 것이 없었잖아요. 그래서 딱 스물세 살까지만 해보겠다고 했어요. 올해가 마지막 도전이었는데, 잘 풀려서 다행이에요.

MXM은 힙합 레이블 브랜뉴 뮤직의 첫 아이돌이죠. 영민 힙합 레이블이지만 힙합 아이돌은 아니에요. 선공개곡 <굿 데이>는 아이돌다운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곡이고, 첫 앨범에는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어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데뷔 앨범엔 선공개곡과는 또 다른 섹시한 무드의 곡이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동현 저희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회심의 곡이죠. 영민 레이블 성격상, 저희가 스스로 작곡하고, 안무를 짜고, 콘셉트도 잡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편이에요. 아직은 저희 안목이 부족해서 많이 도와주시긴 하지만, 앞으론 우리만의 색깔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프로듀싱에 욕심이 있군요. 영민 완전요. 저는 그쪽으로 나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동현 저도 작곡에 대해선 욕심이 많아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어요.

롤 모델이라고 할 만한 뮤지션이 있다면 누군가요? 동현 박효신 선배님. 장르 상관없이 보컬리스트로서 존경해요. 영민 전 박재범 선배님을 좋아해요. 노래, 랩, 프로듀싱까지 하는 모습, 소속 아티스트를 지원해주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하고요.

경쟁사 AOMG 대표네요. 영민 힙합은 하나예요. 하하하.

니트 집업 톱, 턱시도 셔츠, 팬츠, 보타이 모두 보테가 베네타.

영민 씨는 힙합, 동현 씨는 어쿠스틱 사운드의 록을 좋아하는데, 어떻게 맞춰가나요? 영민 좋아하는 음악 장르는 다르지만 하고자 하는 장르가 한정된 건 아니에요. 동현이가 잘하는 장르는 동현이가 리드하고, 춤 같은 경우엔 제가 좀 더 경험이 있으니 먼저 이끌어주죠. 동현 둘 다 성격이 배려해주는 스타일이에요. 작업을 하다가도 서로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으면 말하기 전에 먼저 고치죠. 아직까지 한 번도 싸워본 적 없어요.

각자가 보는 서로의 성격은 어때요? 영민 동현이는 밝아요. 외향적이고 긍정적이고 숙소에 있을 때도 항상 뭔가를 하고 있죠. 저는 말수도 적고 밝은 편은 아녜요. 굳이 내가 이 상황에서 이 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면 안 하는 성격이죠. 무뚝뚝하고 차분해 보인단 말을 많이 들어요. 동현 형의 장점이자 단점이 결정을 내릴 때 굉장히 신중해요. 생각이 많아서 고민도 많죠. 저렇게 신중한 모습을 배워야겠다 싶다가도 어쩔 땐 저렇게 고민을 많이 하면 안 되겠다 싶기도 하고…. 영민 그래서 제가 동현이에게 항상 물어봐요. 옷을 샀는데 이걸 환불을 해야 할지 그냥 입어야 할지 같은 고민이요. 동현 물어봐서 기껏 알려주면 결국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더라고요. 영민 하하. 동현 그리고 형은 멀티가 안 돼요. 휴대전화나 태블릿 피씨나 노트북이나 뭐 찾아보고 있을 때는 바로 귀 옆에다 대고 말해도 몰라요.

달리 말하면 집중력이 굉장히 좋네요? 영민 그런 편인 것 같아요. 학창 시절에 공부할 때 복습을 전혀 안 했는데도 벼락치기를 해서 성적이 나오는 편이었거든요. 동현 영민이 형 말에 따르면 저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타입이죠. 하하.

동현 군은 직관적이고 약간 즉흥적인 사람 같아요. 선택이 빠르죠? 영민 동현인 확실히 스트레이트한 면이 있어요. 동현 많이 빠른 편이에요. 제 판단이나 행동에 확신이 있으면 다른 사람의 말에 별로 신경을 안 써요. 신경이 쓰일 땐 스스로 확신이 없을 때인 것 같아요. 음악으로 진로를 정했을 때도 고민은 그닥 안 했어요. 지금 실패해도 나중에 기회가 있을 거고, 미련이 안 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나중에도 답이 없으면 그때 가서 다른 적성에 맞는 걸 찾아보자는 주의여서.

영민 군은 처음보다 지금이 훨씬 밝네요. 낯을 좀 가리나요? 영민 네. 제가 눈치를 많이 보거든요. 누군가 생각을 읽어낼 수 없는 표정으로 보고 있으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아까도 제가 화보를 잘 찍고 있는 건가 좀 걱정이 됐어요. 지금은 엄청나게 발전한 거예요. ‘프듀’의 수확은 무대를 즐기는 법을 안 것과 낯가림이 줄어든 거예요. 100대가 넘는 카메라와 제작진에 둘러싸여서 아무도 나에게 신경을 안 쓰고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으니까 저도 신경 안 쓰게 되더라고요.

좌) 임영민은 회색 글렌 체크 재킷은 오니츠카 타이거, 셔츠는 보스, 스웻 팬츠는 준지, 벨트는 에잇 세컨즈, 운동화는 나이키, 양말은 스타일리스트의 것. 우) 흰셔츠는 브룩스 브라더스, 회색 스웻 팬츠는 준지, 타이는 보스.

“너 마셔.”, “아냐, 나 안 마실 건데 그냥 흔들어본 거야. 형 먹어.” 두 소년은 하나뿐인 초코 음료를 눈독 들이면서도 서로 양보하다가 끝내 누구도 먹지 않고 남겨뒀다.

서로 달라서 균형이 맞겠네요. 영민 딱 그룹명 같아요. 믹스앤매치라는 뜻처럼 다르지만 잘 맞죠.

데뷔하면 워너원으로 데뷔한 우진, 대휘 군과 음악방송에서 마주칠 수도 있겠어요. 영민 워너원 친구들뿐 아니라 ‘프듀’ 출신인 친구들도 많이 만나겠죠. 그런데 우진이랑 대휘는 만나도 평소랑 똑같을 거 같아요. 고향 친구들 만나면 오랜만에 만나도 그냥 툭 치고 “왔냐” 하고 마는 것처럼요. 우진이는 부산에서 같은 춤 학원을 다녀서 7년 전부터 아는 사이거든요. 그때가 우진이 초등학교 6학년 때죠. 브랜뉴뮤직에 들어와서 연습생들한테 90도로 인사하는데 갑자기 위에서 누가 “영민이 형”하길래 봤더니 우진이더라고요. 그때는 진짜 요만했는데 커져 있어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둘은 어떨 때 제일 행복한가요? 영민, 동현 지금. 동현 오늘 같은 화보 촬영, 앨범 발매, 꿈꿔왔던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어서 저희 둘 다 지금 너무 행복해요. 영민 연습실에 있을 때는 앞이 안 보여서 그런지 하루하루 시간이 안 갔거든요. 연습생 때는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늘 바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요즘은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바쁘다는 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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