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이 요즘 제일 필요한 건 전셋집?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얼굴을 알렸고, ‘대박’ 드라마로 얼굴 도장을 찍었다. 그래서 뭐? 김민석은 이미 혼자서도 잘한다.

레더 재킷은 윈도우 00.

사진을 찍다가 계속 “푸하하” 웃어버리던데, 뭐가 어색했나요? 저 연예인 웃음소리 안 같죠? 셀카는 괜찮은데 남이 찍어주는 사진은 너무 오그라들어요.

연기랑 다른가요? 연기는 잘해야 멋있어 보이는데, 이런 촬영은 멋있게 보이려는 ‘척’ 같아서….

인터뷰도 어색한가요? 인터뷰를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건 아닌데, 저의 본 모습을, 그냥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그냥 부끄러워요. 정말 친한 사람 외엔 저의 모습을 몰랐으면 좋겠다 싶은 거죠.

숨길 것이 많아요? 왜 창피하냐면요, 제가 되게 솔직해요. 오해의 소지가 많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아닌 척을 못해요. 이 사람이 나에 대해서 오해하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을 할 바엔 안 보여주고 싶다는 거죠. 제가 이슈의 중심이 되는 게 싫은 거 같아요. 뭐 저에 대해 관심 없는 분들도 있겠지만…. 예전엔 막 노는 걸 좋아했는데, 이젠 도덕적으로 생활하려다 보니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제약도 있어요. 어떤 일이든 책임이 따르는 거니까 그 책임을 생각하는 게 어른이 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톱은 드리스 반 노튼 , 바지는 지방시, 글로브는 구찌, 체인과 키링은 모두 루이 비통,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김민석보단 연기했던 캐릭터가 이슈의 중심이었던 적이 많았죠. <태양의 후예>, <닥터스>, <피고인>까지. 운이 좋았어요. 데뷔하고 얼굴을 알린 지가 1~2년밖에 안 됐는데요. 근데 대복일 수도 있고, 독일 수도 있고, ‘페이크’성의 복일 수도 있어요. 갑자기 일이 너무 잘 풀리는데? 이러면 분명히 뭐 안 좋은 일이 생길 텐데, 그런 걱정을 하다 보니 이렇게 조심하고 사는 거 같아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자신이 잘한 부분도 있잖아요. 남들이 아니라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던 거요. 너는 연기자 얼굴이 아니다, 뭐 그런 사소한 것까지 들먹일 때도요. 얼굴이 동안이라 데뷔하고선 스물다섯 살까지 계속 교복만 입었는데, 얼굴을 일부러 망칠 수도 없고 좀 답답했어요. 그래도 계속 오디션을 보러 다니니 어느 순간부터 군복도 입고 의사복도 입고 죄수복도 입고….

이젠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좀 많아졌나요? 아이, 그럼요. 오디션 안 보는 게 어디예요. 가끔 오디션 볼 때 호구조사부터 시작해서 개인적인 걸 추궁 당하는 경우도 있고, 자존심 상하는 일도 많아요. 근데 가끔은 오디션 보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에게 검증을 받고 합격한 것과 그냥 믿고 맡기는 건 부담감이 확 달라요. 오디션 볼 땐 “필요하면 저 쓰세요. 아니면 말아버리세요”라는 마음이라도 먹을 수 있는데 오디션 없이 작품이 들어오면 “아 큰일 났다” 싶어요. 갑자기 “무조건 넌 할 수 있어”라며 큰일을 툭 던져주는 것 같아서요.

모두 생 로랑.

착 붙는 가죽 바지가 어색해서 몸을 배배 꼬던 김민석은 이내 몸 풀린 권투 선수처럼 날렵해졌다. 셔터 소리가 멈추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펄쩍펄쩍 뛰었지만.

그래도 오디션은 압박감이…. 전 국민에게 못하는 게 방송되는 것도 아니고, 훨씬 덜 부끄럽죠. 오디션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못하면 저만이 아니라 스태프들, 매니저 형 모두 힘들어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이름이 알려지고 난 뒤에 망하면 뒷수습이 안 되는 거구나, 싶어요.

또래 배우들 중 자꾸 신경 쓰이는 배우가 있나요? 질투 나는 친구들은 있어요. 경쟁하고 싶은 건 아니고요. 키 부러운 거 정도? 그 외에는 하나도 안 부럽고요. 흐흐. 그런 친구들 보면 예전에 부산 살 때 할머니가 밥 챙겨주면 더 잘 먹을 걸 그랬다 싶죠. 아, 생각났어요. 톰 홀랜드! 아, 저 정도는 해야 하는구나, 자극을 받았죠.

요즘 자려고 누웠을 때 걱정되는 거 있어요? 아니요. 지금 찍고 있는 <청춘시대 2> 끝나고 들어갈 차기작까지 정해놔서 잘 잘 수 있을 것 같아요.

코트는 골든 구스, 티셔츠는 윈도우 00, 청바지는 캘빈클라인 진, 구두는 김서룡.

요즘 딱 필요한 것 한 가지를 고르자면요? 전셋집 한 채? 서울 올라와서 지금까지 월세를 내는데, 얼굴 알려졌다고 월세를 벗어나는 게 쉬운 건 아니에요. 주변 사람들이 “너 돈 좀 벌지 않았니?” 그러는데, 처음엔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다가 이젠 그냥 가만히 있어요. 지금 같이 살고 있는 룸메이트도(배우 이다윗) 함께 이사 가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요즘 뭐가 제일 재밌어요? 취미가 맨날 바뀌는데, 동네에서 ‘뽈뽀리’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고, 아, 스쿠터요. 강아지랑 산책하는 것도 좋아해요. 서울에선 저희 동네가 제일 좋아요. 후암동, 이태원동…. 남산 주변은 다 좋아요. 강남이랑 잠실에서 살아봤는데, 너무 서울이라서 싫었어요.

부산에선 서울을 동경했나요? 아니요. 작전을 짜고 상경한 게 아니에요. 그냥 부산에서는 더 이상 할 게 없었어요. 친구들 다 군대 가고 나는 일만 하고. 그냥 월급 받고. 그거로 적금 들고. 일주일에 한 번씩 누구 만나서 놀고 술 먹고. 이게 되게 지겨웠던 거 같아요.

티셔츠는 발렌시아가.

“올 여름이 가기 전 목표요? 다른 사람들에게 짜증 덜 내기요. 더우면 예민해져요. 저 그래서 운동도 에어컨 켜고 집에서 해요.”

그러고 보니 다른 인터뷰를 보면 늘 부산에 계신 할머니 이야기를 해요. 제가 어릴 때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다는 건 <슈퍼스타 K> 방송을 통해 사람들이 다 아는 부분이니까, 인터뷰를 하면 늘 물어봐요. 그게 저는 참 웃긴 것 같아요. 엄마, 아빠랑 사는 사람에겐 뭘 더 안 물어보는데, 할머니와 살았다 그러면 좀 더 불쌍해 보이나 봐요. 그걸 계속 물어보는 게 이해가 안 돼요. 나는 평범한 사람인데 나를 덜 평범하게 만드는 질문이 아닌가.

말 나온 김에 불만 하나 더 이야기해봐요. 송중기 씨 질문은 이제 그만 받고 싶죠? 네.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송중기 선배님 질문을 하면 이제 이 표정이 안 감춰져요. “그만해라, 진짜.” 이 표정이 얼굴에 드러나요. 제가 나중에 군대 갔다 와도 사람들이 이 질문을 할 것 같아요. “송중기 형 생각 안 났냐?” 내가 송씨 집안도 아닌데 왜 나한테….

하하. 내가 얼마나 더 해야, 앞으로 얼마나 연기를 더 잘해야 나에게 포커스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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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 KOREA 피처 에디터] Eat, Drink, 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