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기 좋은 바다 옆 가게

해수욕 시즌이 끝났다. 그래도 바다에 갈 이유는 충분하다. 바로 이런 가게들이 있기 때문이다. 놀기 좋은 바다 옆 가게 3곳을 소개한다.

아웃풋부산 Output Busan

대표. 김민호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전로 10번길 36 지하 1층 인스타그램. instagram.com/outputbusan

1. 이 가게를 소개해 달라. 아웃풋부산은 부산 서면에 문을 연 힙합 클럽이다. ‘All Day Good Music’이라는 슬로건 아래 부산에서 활동하는 디제이, 뮤지션, 아티스트들이 매일 밤 특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클럽은 음악 못지 않게 인테리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공간을 꾸미는 데 무척 공을 들였다. 오래된 목재와 고철을 인테리어 재료로 사용해 거친 느낌을 강조했다. 조명은 오래 전 영국, 독일의 선박에서 실제로 사용하던 골동품을 재활용했다. 잡지 사진으로 도배한 화장실 벽, 타투이스트가 직접 그림을 그린 대소변기, 콘크리트 덩어리로 만든 디제이 부스, 벽돌을 쌓아서 만든 흡연실, 폐자재로 꾸민 드럼 존 모두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음악은 힙합, 블루스, 재즈 등 흑인 음악이 베이스다. 이외에도 장르의 경계 없이 여러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플레이하고 있다. 그리고 위스키, 맥주, 칵테일 등 100여종 이상의 주류를 취급 중이다.

2. 가게 주인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서 30년 넘게 살았다. 발등에 ‘남쪽소년, Go Surf ‘라는 문구를 타투로 새길 정도로 부산을 사랑한다. 그리고 스케이트보드, 서핑, 스노보드 등 서브 컬처를 즐기는 사람이다.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사회적인 편견에 구애 받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3. 이 가게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파티를 누구보다 좋아한다. 그리고 약 5년 동안 부산에서 열리는 여러 파티와 행사를 주도해왔다. 지금은 파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음악이 깃든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아닌가?

4. 가게 근처의 바다는 어디인가? 가장 가까운 바다는 광안리 해변이지만 나는 송정 해변을 더 좋아한다. 그곳의 사람들은 파도가 있을 때는 서핑을 하고, 파도가 없을 때는 스케이트보드를 탄다. 그리고 송정 해변에서 멀지 않은 기장군 연화리라는 어촌 마을에 ‘준영이 엄마’라는 식당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전복죽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5. 이 가게에서 가장 아끼는 공간이나 물건은 무엇인가? 아웃풋부산의 입구에 설치한 조명은 1백 년 전 독일 선박에서 사용하던 기름 램프를 LED 조명으로 커스텀한 것이다. 정말 오래된 물건이 실생활에 쓰일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늘 궁금했다. 나는 이 조명 아래에 설 때마다 시간과 관련된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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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션 Retrocean

대표. 이원택 주소.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인구길 60-7 인스타그램. instagram.com/retrocean

1. 이 가게를 소개해 달라. 강원도 양양의 인구 해변에 위치한 레트로 게임 & 만화방이다. 게임방과 만화방은 어디에나 있지만 레트로 게임기과 만화책만을 취급하는 장소는 흔치 않다. 이곳은 1980~1990년대를 주름 잡던 카트리지 게임기와 오래된 만화책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그때 당시에는 ‘너무 비싸서’, ‘공부 때문에’,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아서’ 등 저마다 다른 이유로 이것들을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어른이 된 사람도 많다. 레트로션에 오면 그때 가지고 싶었지만 가지지 못했던 게임, 그때 펼쳐 보고 싶었지만 펼쳐 볼 수 없던 책, 친구가 절대 빌려주지 않았던 게임을 1시간에 2천원만 내면 마음껏 해볼 수 있다.

2. 가게 주인은 어떤 사람인가? 10대에는 게임과 만화에 빠져 살았다. 20대에는 스노보드에 인생을 걸었다. 30대가 돼서는 주말에 캠핑과 서핑을 즐기면서, 평소에는 돈을 벌기 위해 직장에 다녔다. 작년에 서울 생활을 접고 아내와 양양에 내려와 레트로션을 운영하고 <리얼 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리얼 매거진>은 액션 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매거진으로서 연 4회 발행한다. 레트로션과 <리얼 매거진>은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3. 이 가게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20대의 대부분을 스노보드를 타기 위해 일본 전국을 누볐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일본의 레트로 문화를 접했다. 그리고 레트로 게임기들을 하나 둘씩 사 모으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보관 공간이 모자랄 정도로 소유하게 됐다. 이것들을 집에만 두기에는 아쉬웠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레트로션을 기획했다.

4. 가게 근처의 바다는 어디인가? 인구 해변은 레트로션에서 도보로 1분이면 닿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인구 해변은 아주 작고 한적하다. 우리 부부는 이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인구 해변 바로 옆에는 양양 최고의 서핑 포인트인 죽도 해변이 있지만 그곳은 너무나 많은 관광객과 서퍼들로 붐빈다. 그에 비해 인구 해변을 찾는 사람들은 10분의 1정도다. 따라서 보다 쾌적한 서핑을 즐길 수 있다.

5. 이 가게에서 가장 아끼는 공간이나 물건은 무엇인가? 레트로션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물건은 역시나 레트로 게임기들이다. 돈을 주고 사기도 어려운 기기들을 어렵게 구해왔다. 처음 구입할 당시에는 이미 망가져서 사용하지 못하는 기기들도 많았다. 그것들을 지속적으로 보수해서 더 많은 이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

 

평대 홀라인 Hollain Jeju

대표. 김태경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평대2길 34-3 인스타그램. instagram.com/hollain_jeju

1. 이 가게를 소개해 달라. 홀라인은 홍대에서 시작한 아웃도어 편집숍이다. 평대 홀라인은 제주도 평대 해변에 위치한 아웃도어 편집숍이자 여행자들의 휴식처다. 평대 해변에서 빨간 지붕을 가진 집이 하나 보인다면, 그곳이 바로 평대 홀라인이다. 이곳에는 트레킹을 하거나 서핑을 하고 나서 개운하게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 탈의실, 파우더룸이 준비돼 있다. 장거리 하이커들이 땀에 전 옷을 깨끗하게 빨 수 있는 세탁 시설도 마련했다. 물론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장비와 라이프 스타일 소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평대 홀라인에서만 판매하는 한정 상품들을 구비 중이다.

2. 가게 주인은 어떤 사람인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반적인 서울 사람이다. 단지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보드를 즐겼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취미 생활로 캠핑, 트레킹, 백패킹을 해왔다. 몇 년 전 아내와 함께 배낭을 챙겨 제주도로 떠난 7박8일의 백패킹 경험이 이곳으로 이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3. 이 가게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제주에서 백패킹을 하면서, 이곳의 노을을 바라보며 잠드는 경험은 매우 황홀했다. 때문에 굳이 숙박 시설을 이용할 일은 없었다. 다만 지저분한 몸을 씻고, 빨래를 하고, 전자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조그만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직 부족하지만 여행자들이 재충전할 수 있는 평대 홀라인을 만들게 됐다.

4. 가게 근처의 바다는 어디인가? 가족과 함께 하기에 알맞을 정도로 작고 조용한 평대 해변이 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제주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파도가 몰려오는 날엔 서핑을 즐기기에도 이만한 해변이 없다. 또 관광객을 위해 개방한 마을 어장을 이용해볼 수도 있다. 맨손으로 조개, 참게를 잡는 체험이 가능하다.

5. 이 가게에서 가장 아끼는 공간이나 물건은 무엇인가? 평대 홀라인 2층에서 바다와 제주 오름을 감상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풍경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 시간의 가치는 충분하다.